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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벌들이 소녀의 몸을 잠식하고 있는데도 꽃 한송이 들고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는 표지의 그림은 나의 오감을 자극시킨다. 소녀에게 꿀과 연기냄새가 나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아니면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일까?..무표정한 소녀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슬픔이 느껴진다. 두꺼운 책이라고 짐작했던거와는 달리 얇은 두께와 그 안에 쓰여있는 필체가 다른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하늘을 날수 있는 기능을 가진 모든 물건은 무조건 파괴되어야 하며 마을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해 말해서는 안된다는 2월의 서명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하늘을 나는 열기구들을 모두 불태우게 된다. 도대체 2월이라는 존재가 무엇이길래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할까? 만질 수 있는 존재이긴 할까? 앞부분을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작가는 평범한 사고를 탈피하여 사계절 또한 여태까지 생각지도 못한 봄,여름,가을 그리고 2월이라고 명칭짓는다. 2월이 오래지속되면 될수록 햇볕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분을 뒤집어놓고 아이들을 납치될 거라고 하니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 혹여나 자기 아이들이 납치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안전했으면 좋겠어. 거북이 등딱지 속에서 살면 좋겠어.."(p32)
새디어스와 샐라의 딸인 비앙카도 이렇게 고백하지만 2월에게 납치되고 자신들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2월과의 전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2월을 깨부술 전략에 관해 논의하고 새디어스의 전두지휘 아래 2월에 대한 첫 공격이 시작됐다. 공격에 대한 부분도 여지없이 작자의 독창석을 발견할수 있는 부분이다. 공격이라 함은 창같은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하는게 보통 상식일것인대 그들이 취한 행동은 여름옷을 입고 햇볕이 곧장 내리쬐는 장면을 상상하여 2월이 착각하게끔 만들고 15미터나 되는 장대를 가지고 해를 가리고 있는 구름을 깨부수는 행동을 취한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직 2월이 어디에 사는지 사람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어떤 물체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무모할만치 여러 방법을 시도해본다. 마을 사람들의 봄,여름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행복에 대한 강한 의지는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으니까"(P15)
2월이 끝나기를,끝없는 슬픔이 끝나기를,아이들의 실종이 끝나기를, 마을과 비행이 새롭게 태어나기를,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일자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바랐다.
읽어가는 나도 2월의 정체에 대해 답답하기 시작할때쯤 2월의 정체와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의 정체가 드러난다.
"이 마을에 끔찍한 일들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야. 나는 이런 일들이일어나는 걸 바라지 않아" (P96)
우리 이야기는 온통 잘못됐어...(P97)
아이들을 납치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2월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었다니 이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2월은 정말 악한 존재인걸까? 그렇지 않다면 자기 아내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고 싶은 로맨티스였을까?
"나는 당신에게 마술 같은 이야기를 써주고 싶었습니다.
모자속에서 토끼들이 나오기를 바랐어요.
당신이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둥둥 올라가기를 바랐어요
하지만 결과는 슬픔,전쟁,비탄뿐 아무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내 마음속에는 정원이 있어요."(P169)
작가의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해가 안돼서 두번이나 읽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명확하게 다 이해가 되는건 아니지만 말이다.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감독으로 알려진 스파이크 존즈가 영화화 한다고 하는데 이 책을 어떻게 소화를 할지 장면들을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다. 장르로 친다면 스릴러쪽이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생각인지 모호한 면이 많아 아직도 몽롱하긴 하지만 묘한 중독성을 지닌 마력을 지닌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