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아데나 할펀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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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습니까?"....혹시 누군가 이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10대? 20대? 아님 어린 시절로?....... 만약 나에게 그 질문을 던진다면 분명히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꽃다운 청춘의 20대로 돌아가고 싶노라고.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예전처럼 시간들을 허비하며 살지 않을거라는 다짐과 좀 더 삶을 즐기면서 살거라는 마음을 먹어본다. 20대 초반에 결혼을 한 나로서는 젊음을 즐겨야 할 때 또 다른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겨서 적응하느라 분주했던 나날들을 보냈기에 살짝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20대를 회상하는 즐거움을 가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일흔 다섯 살의 엘리 할머니.... " 내 손녀딸이 미치게도 부럽다" 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할머니는 젊고 이쁜 손녀딸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단다. 한살 한살 나이가 드는 걸 끔찍이도 싫어하다 보니 일흔 다섯 살이라는 나이가 됐어도 자신을 가꾸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어느 누구가 세월을 비껴 가겠는가? 그동안 자신의 삶을 돌아봤을 때 어머니와 남편이 하라는 대로 살아온 그녀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어떻게 인생을 살아내야 할지 막막함과 동시에 그 동안의 삶에 대해 후회하는 중이다. 그 후회를 만회하는 날이 올까?

                      

"스물 아홉개의 촛불에 소원을 빌었다.  하루만 스물아홉 살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하루만 그 나이로 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겠다고. 다시는 후외하지 않도록"-p34

 

엘리 할머니가 자신의 생일에 소원을 빌고 난 후 그 다음날 아침은 어떻게 됐을지 눈치 빠른 독자들은 캐치했을 것이다. "세상에, 나 너무 이쁘잖아?"라고 말하는 그녀의 외침은 다 죽어가는 메마른 대지에 생명의 단비가 오는 것과 같으리라. 소원대로 스물아홉 살이 된 그녀...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아직 일흔 다섯 살이지만 조각상같은 그녀의 몸은 스물아홉 살로 변했다. 과연 원하는 대로 됐으니 하루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바꿀 수 있었을까? 다시는 후회하지 않게 되는 걸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흥미로워진다. 아마 소설이라는 가상의 세계의 스토리라 마음을 열어놓고 편한하게 유쾌하게 읽어 내려간다.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참 인상에 남는다. 엘리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젊고 이쁜 손녀딸 루시...그리고 365일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이기적인 몸매에 마음이 전혀 통하지 않은 신경질적인 딸 바바라...당뇨로 고생하고 있는 자신의 평생친구 프리다...그리고 멋진 왕자님 캐릭터까지~~~

일흔 다섯 살 드신 엄마를 찾으러 다니는 바바라와 프리다의 모습은 정말이지 덤앤더머를 연상케 하여 폭소를 유발한다. 엘리의 딸인 바바라의 숨넘어 갈것 같은 엄마찾기의 여정이 이 책의 재미를 크게 한 몫한다. 아마 읽기 시작하면 소리내어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단순히 나이 많은 할머니가 하루동안 스물아홉 살이 되어 겪는 일화라고 치부하기엔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참 많다. 어떤 말이든지 끝까지 믿어주고 신뢰해주는 친구라는 이름의 우정과 서로를 어떤 소유물로 보지 않고 각기의 인격체로 바라봐 주는 가족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많은 책이다. 자신의 잣대가 아닌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준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재미를 포기한 것도 아니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외쳐대는 엘리 할머니의 목소리에 우리 모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벌써 영화화하기로 결정됐다고 하니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될지, 어떤 느낌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문득 자신이 늙었음을 깨닫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처음 흰머리를 발견했을 때나 누가의 주름을 발견했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다."(p218)

 

"리무진을 타고 나갈 때 네 곁에 있는 친고가 진정한 친구는 아니란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함께 있어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지."(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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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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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추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로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신간이 나오기가 무섭게 또 다른 작품이 출간이 되고 있으니 항상 이야기하는 밥먹고 글만 쓰는 글쟁이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지인 중에는 작가의 책만 무려 50권이 넘게 있을 정도로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의 책으로 <붉은 손가락>과 <용의자 X의 헌신>은 정말 사람의 허를 찌르는 반전에 반전으로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작가의 원작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개봉 됐으니 그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높은지 알만하지 않는가?



<탐정클럽>은 각기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장의 밤><덫의 내부><의뢰인의 딸><탐정활용법><장미와 나이프>...단편 모두 욕망에 사로잡혀 벌어지는 살인사건들이다. 재산을 둘러싸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부터, 한 가장이 목욕탕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 엄마의 살해 현장에 아빠가 있었던 사건, 남편의 뒷조사를 하는 부인의 이야기등등.....

 

이 모든 단편의 이야기 속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알쏭달쏭한 탐정클럽이 그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탐정클럽은 VIP회원제로 돈 있는 사람들의 사건만 의뢰받고 해결해준다는 거다. 돈없는 사람은 절대 기웃거릴수도 없을 뿐더러 어디에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지만 30대 중반의 남녀가 검은 색 정장을 입고 짠~나타나 의뢰한 사건을 원하는 날짜에 해결해준다.

 

부자들 전용 탐정으로 철저한 회원제로 멤버들의 일만 취급하는 탐정클럽....그들이 참 미스터리하다. 이제까지 작가의 책이 사건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왔다고 한다면 <탐정클럽>은 검은 색 정장을 입은 미스터리한 남녀의 탐정들이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책 또한 인간의 추악한 부분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자들의 비틀어진 욕망들로 인해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욕망 속에서도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의뢰인의 딸>은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외침이 들어 있어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각 단편들 속에 숨어있는 트릭들이 단편이라는 짧은 스토리로 인해 어쩌면 몰입하지 못하거나 식상할 수 도 있기도 하지만 역시 대단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지금도 끊임없이 나오는 작가의 신간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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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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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이의 진정한 가족 만들기

 

 '가족'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뭐가 생각나나요? 아마도 따뜻함, 안식처, 내 편, 사랑, 희생....등 많은 단어들이 떠오를 겁니다. 가족이란 그런 거지요. 이 세상에서 내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어떤 상황에서든 무조건적으로 감싸줄 수 있는 내 편...가족이라는 단어를 입밖으로 내놓기도 전에 이미 마음 속에서 몽글몽글 행복이 자리잡아 웃게 만듭니다. 뭐~가족이라고 해서 갈등이 없는 건 아닙니다. 서로의 의견이 달라서 대립관계에 있기도 하구요. 여러가지 양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단위의 사회가 가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때마다 가출을 생각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예 가출에 대한 지침서를 작성해 놓고 기회만을 엿보고 있는 권여울 친구를 소개합니다. 가출이라는 말보다 출가라는 말을 좋아하는 여울이는 완벽한 가출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이 시대의 차별화된 가족 구성원이며 불쌍한 영혼의 집합소라고 표현을 하는 여울이의 가족의 이야기...들어보실래요?

여울이의 가족 구성원을 소개할까요? 욕이라면 대한민국에서 뒤지지 않을 할매....할매의 소원은 아주 소박하게 양로원으로 가서 여생을 보내는 거랍니다.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한 것이 연세가 여든 세살이나 드셨음에도 손자,손녀들을 위해 새벽 밥에 집안 일까지 도맡아 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며느리에게 밥상 받아야 할 나이에 참...!! 그리고 할머니를 고생시키고 있는 최고의 장본인인 바로 여울이 아빠....여자를 너무 밝힌 결과로 두 여자와 결혼하고 한 여자와 동거를 한 전적이 있지만 지금의 아빠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순수함의 극치라고 해야 하나요? 아이 하나 낳고는 모두 떠나버린 여자들...

그리고 한때는 잘 나간 투자전문가였던 뇌경색을 앓고 있는 삼촌...!! 다발경화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오빠와 고3 언니,그리고 여울이....

 


"나는 가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직은 열일곱이다. 갖고 싶은 건 더더욱 많다. 가난은 다른 사람들이 놓치지 않는 것들을 놓치게 한다. 나는 그걸 참을 수 없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뭐든지 참고 견뎌야 한다면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불 보듯 뻔한 상황에 끼여 아등바등하느니 다른 길을 가 보고 틈도 엿보고 싶다. 언제든 상황은 바뀐다. -p195

열일곱살인 여울이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아직 어린 여울이가 감당하기 힘든 집안의 환경이지만 코스튬플레이라는 매개체라는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조금씩 극복해 나갑니다. 어쩌면 힘든 현실 속에서 유일한 통로였겠지요. 그 통로를 통해 조금씩 성숙해가지요.

이 가족들의 처음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싸우기 위해 사는 것 같습니다. 뭔가 불량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따뜻한 온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어쩌면 첫 단추가 잘못 채워져서 되돌리기엔 많은 시간들이 걸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어둠만이 그득한 그런 류의 책이 아닙니다. 제 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 책은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하게 합니다. 잠시 가족의 울타리를 떠나 있더라도 언젠가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그리고 보금자리라는 것을, 그 누군가는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음을...그게 가족이라고 말입니다.


" 그게 말이야. 어른이 되면 얼마나 말이 늘어나는지 아니? 말이 잔뜩 늘어나서 자기가 내뱉는 말들에 발목을 접혀 얽매이게 돼.

  말을 통해서만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그러다 보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하지만 그 사람들도 알고 보면 마음 깊숙한 곳에 사랑이 숨겨져 있어." (p180)

자칫 심각해지고 어두울 수 있는 스토리를 무덤덤하면서도 위트있는 문장으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한번 잡으면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스토리와 흡입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197페이지밖에 안되는 짧은 책이지만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조합해 놓았습니다.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무던한 문체로 가끔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 않은 스토리임에 왜 수상할수 밖에 없었는지 알것 같습니다. 남들이 볼때는 불량스럽다 못해 콩가루 가족이라고 하겠지만 "가족의 진화가 필요하다"라는 여울이의 말처럼 끊임없는 사랑과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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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유랑 - 서른 살 여자, 깡 하나 달랑 들고 꿈을 찾아 나서다
윤오순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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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도전은 처절하리만치 아름답다.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거라고~할 수 있을 때 하라고~".  하지만 서른 살,적지 않은 나이에 유학을 떠나는 그녀에겐 어쩌면 해당되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면서까지 공부를 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데 결국 그녀는 삶에 안주하기보단 도전을 선택했다. 그녀의 고집스런 공부의 대한 열정이 참 부럽다. 나에게도 그러한 꿈이 있었는데...그 꿈을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느라 그냥 흘려 버렸다는 게 새삼 나를 찌른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증권사에 취직해서 나름 여가생활도 즐기면서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변화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졸업 직후 IMF사태가 일어난 상태인지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 때 그녀는 한국이 아닌 외국으로 눈을 돌렸고 모든 걸 버려두고 서른 살에 중국으로서의 유학을 떠나면서 그녀의 공부 유랑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인생 처음으로 떠나는 중국 유학....누구하나 말리는 사람도 없고, 또 부추기는 사람도 없이 외로운 유학 준비를 시작했단다. 중국으로 유학 갈 사람이 중국어 한마디 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그녀의 열정과 도전을  그 어느것도 포기시키거나 잠재우진 못했다. 기숙사도 불편하고 말도 통하지 않은 낯선 중국에서의 유학생활이 대학원 석사 논문을 위해 현지 조사를 할 욕심도 낼 정도로 발전했으니 놀랍지 않은가!  그녀의 억척스런 고집스러움과 열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문이 없는 화장실로 인해 참 민망했다는 그녀...심지어 화장실을 갈때 돈을 내고 가야 하는 화장실 문화가 중국 유학 생활에서 잊히지 않는 것 중의 하나라고 한다.

공부하는 동안 틈틈히 여행하던 중 다양한 소수 민족들의 생활 모습이나 전통 의상,전통 공연들에 필이 꽃힌 그녀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공연을 기획하기에 이르고 드디어 한국에 돌아와 공연기획자로 크고 작은 공연을 100회 이상 진행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일한만큼 되돌아오지 않은 한국사회의 공연 문화에 또 다시 일본으로 유학길을 떠나게 된다.

"꿈이란 게 신기하다. 계속 같은 꿈을 꾸다 보면 어느새 그쪽으로 길이 열리고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선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꿈만 꾸고 만다면 결국 꿈은 꿈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나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막연한 꿈을 시간이 날 때마다 나만의 꿈 노트에 적어둔다. 습관처럼 미래를 상상하며 적어보는 노트에는 짧게는 내일,길게는 몇십 년에 걸쳐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빼곡히 적혀 있다. 활자화된 미래의 꿈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뛴다. (p114) 

 

아무리 유학생활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힘든 시련과 넘어야 할 산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갑작스런 일본 유학 뿐 아니라 준비없이 떠난 영국 유학은 더욱 그랬다. 정글이 따로 없었다는 그녀의 말처럼 지저분한 기숙사 환경과 서로 배려하지 않은 학생들로 인해 자신만이 사용하는 세탁기와 자신의 음식만을 넣을 수 있는 냉장고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가졌으니 오죽 했을까...

 

"숙제만 마치면 죽는 방법을 생각해야지 했는데 모두 끝내면 지쳐서 쓰러져 자기 바빴고 다음 날이 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학교 가기에 바빴다. 학교 가는 길에 약국을 볼 때마다 오늘은 돌아갈 때 잊지 않고 수면제를 사겠다고 마음먹고는 집에 갈때는 수업 시간에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져 약국에 들르려던 계획은 까맣게 잊었다."-p157

 

그녀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구절이다. 공부가 좋아서 자신이 선택한 길이지만 그 길은 절대 녹록치 않은 길이었음을 그녀는 고백한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악착같은 끈질김과 인내,그리고 오기와 성실함,열정으로 당당히 인정 받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역시 멋진 여자다!! 지금은 에디오피아의 커피와의 열애중으로 커피가 단순히 음료가 아닌 문화자원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공부에 대한 집념과 열정이 이 책 한권에 담겨 있다. 시크한 척,무심한 척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그녀가 얼마나 자신과의 싸움을 격렬하게 했을지 알 것 같다. 이 책은 여행서임과 동시에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유학 생활에서 직접 체험하고 겪었던 일들과 자신이 터득한 유학 생활의 노하우 팁들을 적어 놓았다. 유학을 가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나 기숙사를 이용하는 노하우와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아르바이트 지원 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방법, 그리고 유학 생활중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정말 필요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그리고 잠시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 열정, 도전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낼수 있는 촉매제가 되는 책이라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궁금하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 수 있다. 어디에서나 그녀의 열정과 도전은 절대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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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3 : 지구의 심장 다른 세상 3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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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샤탕의 새로운 판타지 장르를 볼 수 있는 <다른 세상>이 대단원의 마지막을 장식할 시리즈 세번째 책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된다.

갑자기 불어닥친 폭풍설로 인해 이제까지 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지구....그리고 변해버린 어른들의 모습들로 인해 더이상 아이들이 아이들로만 있을 수 없는 현실 앞에 그들은 망연자실할 시간도 부모를 잃었다는 슬픔도 느낄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라는 물음 조차도 그들에겐 허용되지 않는다. 우선은 괴물로 변해버린 어른들로부터 변해버린 세상으로부터 자신들의 목숨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끝도 없는 싸움은 언제나 끝이 날것인가?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전쟁의 결말이 마지막 시리즈인 세번째 책에서 밝혀진다.

문명의 발전으로 생겨난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구의 모습...컴퓨터, 핸드폰등 전기로 이루어진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버린 세상...거기다 폭풍설의 영향으로 거대해져버린 동물들과 식물들,괴물로 변해버린 어른들의 모습은 혼란 그 자체이다. 모든 게 비정상으로 변했는데 아이들만 살아남은 이유는 뭘까?

지구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원하고 있다. 어른들이 아닌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게 말이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맷과 토비아스,그리고 앙부르, 이 세 친구가 목숨을 담보로 숨가쁘고 지독한 여행을 하게 된다. 이제 어느 누구도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 대규모의 전쟁만이 있을 뿐....

이야기는 대단원의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는 상황에서 전쟁만이 그들의 운명을 이야기해줄 것이다. 한참 부모에게 보호 받아야 할 아이들이 살기 위해 생사의 나날들을 보내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분명 작가는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마지막 시리즈에선 주인공 맷을 뒤쫓는 악령의 정체가 밝혀져 왜 맷이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도 마음도 괴물이 되어버린 어른들을 지배하고 있는 말롱스 여왕의 정체 또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반전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가의 놀라운 창의성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내 자신이 상상력이 부족함일 수도 있고, 스릴러 작품을 써온 작가의 전작들을 보았기에 놀라움은 더욱 배가 된다. 환경에 대한 시각을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자연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더했으니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 어떤 것일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구를 깨끗하게 물려주는 것...이 또한 어른들이 남겨줘야 할 중요한 유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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