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약속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동심원 20
이정인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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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동시집은 어느 책을 보아도 참 좋은 동시들이 가득해서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에 만난 동시집도 표지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

소파에 앉아 잔뜩 뿔이 난 엄마의 모습과 그 뒤에서 식은 땀을 흘리는 아빠, 그리고 엄마의 눈치를 보는 꼬마들이 왠지 풋~하고 웃음이 나오는, 그래서 궁금해서 펼쳐보게 되는 그런 동시집인 것 같다.


이 책 속 시들을 쓰신 이정인님은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을 하신 분으로 등단하자마자 데뷔작으로 쓴 동시 <남자들의 약속>이 국어 교과서에 실렸다고 한다. 이 동시집은 이정인님의 그 <남자들의 약속>을 포함한 45편의 동시를 수록하여 첫 동시집으로 출간된 것이라고 한다.



책 제목이 되었던 그 동시 <남자들의 약속>이 궁금해서 제일 먼저 읽어보았다. 왠지 주부인 내게 더욱 와닿아서 웃음이 터진 그런 동시였다.



남자가 셋이나 되는 집에서 / 하나뿐인 여자 마음 몰라준다고 / 엄마가 집을 나갔다.

쓰레기 버리러 나간 엄마가 / 들어오지 않았다.....(중략)...



엄마 앞에서 남자들끼리 약속했다. / 양말 세탁기에 골인하기 / 자기 이불 자기가 개기

신발 얌전히 벗어 놓기 / 튀지 않게 오줌 누고 물 꼭 내리기.....(하략)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우리집 상황이랑 비슷할까 웃음이 터졌던 동시이다. 우리도 여자는 나 하나뿐인지라 가끔 혼자서 너무 분주해서 힘든 적이 있었는데 아이랑 이 동시를 읽다가 어쩜 우리집이랑 비슷하지 않냐고 했더니 우리 아이도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특히 화장실 물은 잘 내리는데 화장실 불을 안 끄거나 정확히 명중을 못해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었던지라 좀 미안하긴 했나보다.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한 것이 이 동시를 읽고 난 후의 소감이었다. 동시를 읽고 이렇게 유쾌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참 재미있는 동시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 동시집은 크게 3개의 주제로 나뉘어서 동시를 소개하고 있는데, 자연 속에서 공감할만한 동시들을 모은 <고개 숙이지마, 너도 꽃이야>라는 제목이 제 1부로, 그리고 '올백 학원', '증명사진', '10분 친구' 등을 담은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내 마음 좀 알아주세요>라는 주제가 제2부로,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된 동시 '남자들의 약속'과 역시 엄마들에게도 공감대를 많이 얻었을 것 같은 동시 '우리 집엔 접시가 너무 많아' 등등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 집에 온 가족이 모여 산다>의 제3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총 45편의 동시가 하나하나 모두 존재감이 있으면서 정겹기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며, 또 유쾌하며 가슴 찡하기도 하다.



동시집에는 색감이 있는 예쁜 그림들도 곁들여 그려져 있어서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도 들어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반가운 동시집이 아닐까 한다.



<책 속 동시 일부 인용과 이미지의 저작권은 원작자와 해당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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