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 너무 커!에 혼란스러워 하는 유아들을 위한 책!

까만 깃털이 뽕! - 엄마, 난 얼마만큼 큰 걸까요?
로렝스 아파노 글.그림,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 예꿈 / 2009년 8월

이웃에 친구가 동생이 생기고, 친구네 부부랑 함께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 아이보다 어려서 "네가 오빠야~"라고 했더니, 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자신이 오빠라고 우깁니다. 우리 아이도 형제나 남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직 아이가 하나라서 그런 개념이 좀 정립이 덜 되어서 그런거겠지 생각했는데, 어느날은 "나는 오빠야" 라고 외치며 자기가 다 하겠다고 하고, 어떨 때는 "나는 아기야" 라고 하며 아기 흉내를 낼때도 있더라구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엄마 아빠도 우리 아이를 어떨 때는 "너는 다 컸으니까~, 이제 오빠니까~ 이제 형이니까~" 이런 식으로 대하다가도, 어떨 때는 "너는 아직 어리니까~, 너는 아직 아기니까~"이렇게 대하게 된 것 같더군요.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도 혼란이 온 듯 합니다.

 

그럴 때 만난 이 책 <까만 깃털이 뽕!>은 우리 아이의 그런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해 준 것 같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기 펭귄 ’둥이’는 아직 회색 털을 가진 펭귄이에요.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머리 위에 까만 깃털이 하나 뽕!하고 나왔지요. 아저씨에게 자랑하러 가니 아저씨는 하나 밖에 안 났다며 둥이에게 아직 작다고 위험하다고 합니다. 이번엔 엄마에게 까만 깃털이 난 걸 이야기하고 업어달라고 하자, 엄마한테 업히기에는 너무 크다고 말합니다. 다 컸다고 말이지요. 이렇게 점점 까만 깃털이 늘어나는데, 가는 곳마다 작다고 하기도 하고, 크다고 하기도 하니 둥이는 슬퍼졌대요. 둥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하며 엄마도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그 뒷 이야기 속에는 엄마가 둥이에게 잘 이야기해주는 장면이 나와서 혼란스러워하는 우리 아들에게도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느날은 작아서 안된다고 하고, 어떨 때는 다 컸다고 안된다고 하고, 우리 아이도 참 혼란스러웠나봅니다. 이 책 아기 펭귄처럼 말이지요.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기 펭귄이 조금씩 자라는 과정과, 우리 아이의 자라는 과정을 생각하며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이 책을 함께 읽어주며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도 되었고, 우리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또 한뼘 더 자란 것 같아 대견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창 재잘재잘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은 유아들에게 읽어주기에 적당한 책인 것 같아요. 의성어와 의태어, 반복되는 부분이지만, 크고 작다의 개념도 함께 익혀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림과 함께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