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어야지 마음먹었다. 하지만 내가 따라 죽으면 우리의 시체는 어찌 되는가. 누가 우리를 거두어줄 것인가. 공무원이 우리를 가져가 태우겠지.가져갈 때도 접수할 때도 태울 때도 구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구가 나에게, 나에게 구가 어떤 존재인지, 우리 몸에 새겨진 기억과 추억 같은 것…… 상상하지 않겠지.˝
내가 나의 자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이다. 나의 노력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는 사회를 만난 것도 내가 시대를 잘 만난 행운의 결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