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 땅콩만 하다고? 공부하는 샤미 2
신나군 지음, 윤봉선 그림 / 이지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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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과학동화는 이야기 속에서 과학을 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과학적인 소재만 가지고 이야기가 재미있게 사로잡은 후, 과학적인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도 있다.

‘블랙홀이 땅콩만 하다고?’ 이 책은 이야기 속에서 과학적인 사실이 녹아 들어가 있는데, 미래의 이야기가 많았다. 미래에는 과연 어떤 도시의 모습으로 바뀔지, 어떤 우주와 연결될지 정말 궁금하다. 이 책 속에는 그런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깍째깍째깍째’ 이야기 속에는 시계를 수리하는 아빠의 작업실에서 큼직한 시계를 발견하고, 시계 만지기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사를 풀고 뚜껑을 연 다음 하나씩 빼내어 본다. 그 속에 숨어있던 맑은 구슬, 지구처럼 생긴 구슬을 주머니에 넣었더니 온통 지구의 시간이 엉켜버린다.

이야기처럼 시간이 이렇게 시계와 연결되면 어떨까? 시간을 멈추고 싶으면 시계를 딱 멈추게 하면 되고, 빨리 가게 하고 싶으면, 혹은 과거로 가고 싶으면 돌리면 되지 않을까? 그런 시계가 진짜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뒷 파장은 어마어마하겠지만 말이다. 주인공이 시계를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게 했을까? 이 책 속 하나하나의 이야기 마무리는 사실 딱 명쾌하기 보다 무언가 남기고 있을 때가 많아서 ‘에고’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 버린다.


이런 동화 뒤 ‘잠깐 과학공부’에서는 루페에 대한 설명, 11차원과 타임머신에 대한 이야기가 간단히 설명된다. 전체적으로 과학 지식적인 것 보다는 그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이 책 제목의 이야기인 네 번째 동화 ‘땅콩만 한 블랙홀’을 딱 펼쳤을 때, 어떻게 블랙홀이 땅콩만할 수가 있지? 이런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블랙홀은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알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블랙홀은 우주에 있지 않나?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블랙홀은 외계인의 머리 속에 블랙홀이 있다고 나왔다.

“네 머릿 속에 진공 청소기가 달렸니?”

아이가 하얗게 눈을 흘기다 동그랗게 뜬다.

“블랙홀이야, 땅콩만 한 블랙홀이 내 머릿속에 있어.”

“잠깐만, 네 머릿속에 블랙홀이 들어 있다고?”

아이는 눈을 위로 치켜뜨며 혓바닥을 쭉 내민다.

“그런데 어쩌다 블랙홀이 머리에 들어간 거야?”

“아마도 어릴 적에 생긴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어. 가까이에 있는 얼음 행성, 먼지 행성을 모두 집어삼켰지. 수천배로 불어나 터질듯 빵빵해질 무렵 작아지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결국 지금처럼 되었찌. 눈을 떠보니 주위에는 어둠 뿐이었어.”

주인공 준성이는 외계인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어했고, 결국 들어가 본다. 그 속에서 여행을 떠난 엄마를 만나 보고 싶다고. 하지만 그 머릿속에는 엄마가 없는 건 당연하다.

엄마가 머리 묶던 고무줄로 준성이는 외계인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화 속 이야기는 새로운 세계, 미래의 상상을 과학적인 것과 연결하고 있어서 저학년 보다는 고학년 친구들이 읽기에 적당할 것 같다. 하지만 저학년이 읽어도 이해하기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책속 이야기마다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가 조금 낯설었다. 정말 미래에는 이런 일도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상상하는 2050년, 아니, 2500년? 이렇게 시간이 지났을 때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인간이 살아 있을지, 지구도 무사할지, 인간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등등 미래의 지구는 이렇게 슬픈 일보다는 정말 더 행복하면 좋겠다.

책 속에서 단순한 과학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문제, 인공지능, 환경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과학과 함께 만나는 것이 좋았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던져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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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판다 편의점 3 - 시간을 멈추는 3분 멈춰 컵라면 다판다 편의점 3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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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판다 편의점이 벌써 3권이 나왔다. ‘다판다’라는 제목도 늘 재미있다. 판다가 주인공인데다 편의점에서 다판다는 의미도 딱 맞으니까.

제일 먼저 광고한 것은 “다판다 편의점 사장님이 바뀌었습니다”라는 광고다. 느릿느릿 해주던 사장님 대신 순식간에 빠르게 해주는 사장님이란다. 진짜 빠르게 편의점을 정리하는 걸 보니 둥둥이라는 이름이 딱 맞았다. 여는 시간과 닫는 시간이 ‘사장님 마음대로’였던 것도 ‘24시간 오세요. 손님 마음대로!’로 바뀌어졌다.

하지만 원래 사장님 두둥을 찾으면서, 신기한 컵라면을 원한다는 최고가 “사장님 마음대로”를 외치니까 둥둥 사장님도 어쩔 수 없나보다. 하품에 느릿느릿 컵라면을 주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이번 편의점의 신기한 것은 컵라면에 물을 부으면 면이 익는 3분 동안 시간이 멈춘다는 것이다. 랑이의 생일파티에서도 이 3분 멈춤을 신나게 실행해보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짠하게 울리는 순간은 최고가 강아지 망고가 떠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이번에는 더 길게 멈출 수 있는 “3시간 멈춰 컵라면”을 두 개나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두 개를 산 이유는 망고와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을 함께 하는 망고와의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최고에게 포장지를 돌려받지 않은 것! 그걸 돌려받지 못했다면 받는 엄청난 벌이 있다. 둥둥 사장은 어떤 벌을 받았을까?

다판다 편의점 책은 읽고 나면 덮을 때 씩 웃게 된다. 재미있는 둥둥 사장을 만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신기한 3분 멈춰 컵라면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어떤 사장이 나올지, 다판다 편의점에 어떤 신기한 물건이 있을지 궁금하다. 또 기발한 물건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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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 도망친 곳에서 인생을 다시 짓다
패트릭 허치슨 지음, 유혜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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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두막을 짓고 그 오두막을 수리하면서 마음을 만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숲 속에 작은 오두막을 가지고 싶은 꿈을 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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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 도망친 곳에서 인생을 다시 짓다
패트릭 허치슨 지음, 유혜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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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망친 곳에서 인생을 다시 짓다



어렸을 때는 아파트라는 것이 많이 있을 때도 아니었고, 서울 시내 한복판이었음에도 거의 다 작은 집들이 가득했다. 아이들과 골목에서 신나게 놀다가 저녁에 밥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고함소리를 듣고서야 집에 들어갔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주택에 사는 것이 겁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고 싶던 이유도 ‘오두막’이라는 말을 보자마자 ‘아, 오두막에서 살아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릭 허치슨도 그러했다. 작은 오두막을 사게 되고, 그 오두막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 끊임없이 오두막에 오가면서 오두막이 자신의 일부가 된 것 같았다. 맞다. 그 작은 오두막이 정말 주인공의 몸의 어느 부분인 것처럼 그 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 속에서 지내는 시간들이 혼자여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여도 늘 새롭고 즐거운 것 같았다.

물론 그 작은 오두막을 얻는 과정부터 그 안에서 사는 과정 모두에서 행복한 마음만 있고, 즐거움만 있었던 건 아니다. 오두막을 처음 사서 이곳 저곳 수리할 곳들을 확인하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들 삐걱삐걱 처음 집이라는 것을 고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부엌도, 화장실도 없는 집이라니 어떤 생각이 들까? 외진 곳에 있어서 주변에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런 덜렁 집만 서 있는 오두막이 주인공 패트릭이 살만한 곳으로 바뀌어 가는 동안 정말 하나 하나 생기는 집에 필요한 것들이 신기했다. 오두막을 처음 살 때부터 살 돈이 없어서 엄마에게 돈을 꾸는 것을 보면서 픽 웃음이 났다. 내 아들이 그랬다면 나는 돈을 빌려 줬을까?

화목 난로를 싸게 사서 설치하는 모습,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아기 난로에 들어갈 장작을 아주 작은 크기로 조각조각 내야 하는 것도, 산사태로 고립된 오두막이 궁금해서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살피는 모습도, 없던 부엌을 간신히 만들어 내는 모습까지 정말 주인공의 집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하나씩 쌓여가고 있었다.

또 이 글을 읽는 것이 편했던 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꿈꾸었던 때문인지 문장마다 마음을 살짝 만지거나,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는 것. 없던 화장실도 밖에 만들고(물론 수세식은 아니다) 집의 뒤쪽을 완전히 다 새로 수리해 내고, 지붕이 망가져 있던 것을 완전히 갈아내는 모습도 처음의 바닥을 수리하던 어수룩한 모습에서 훨씬 발전해 있는 것도 신기했다.

“더 연락할 은행이 남지않았을 때 내 마지막 희망인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식이 사업 제안 같은 말을 하면 부모 입장에서 심장이 떨릴 법도 한데 우리 엄마는 참 대단도 하지. 사실상 구걸에 가까운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줬다. 나는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붙여서 갚겠다고 약속하고 엄마에게서 돈을 빌렸다. 젊은 녀석이 쓸데 없이 구질구질한 나무 집에 돈을 낭비하지 말고 대학원 같은 데나 가라는 엄마의 속마음이 훤히 보였지만 어쨌든 나는 돈을 구했다.”

글 이곳 저곳에서 계속 주인공은 엄마의 트럭을 빌려서 집을 고치러 간다. 그리고 맨 마지막 인사에서도 엄마가 가장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주인공처럼 이렇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답답하겠지만, 그래도 결국 찾아내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

패트릭은 결국 마지막에 새로운 오두막을 짓기 위해 자신의 오두막을 팔게 된다. 그 안에서 썼던 모든 것들을 거의 그대로 두고, 난로는 다시 가지고 나왔다는 것을 보고 한참 웃었다. 그리고 그 지역에 땅이 나왔을 때 새로운 오두막을 또 지어서 팔기까지 한다. 패트릭은 이제 목수가 된 걸까?


“한때는 자신이 없었다. 외딴 마을 한복판에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을 사다니 과연 잘한 짓일까? 하지만 마음 한쪽에 남아 있던 의구심은 서서히 옅어졌다. 이 오두막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곳이었다. 몇가지 기술을 익힐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당시 매년 집, 여자친구, 직장이 달라지던 나에게 드디어 불변의 장소가 하나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위안이 됐다. 오두막은 우리 각자가 마음 속으로 느끼면서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향수병을 달래줬다.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할지 흥분해서 떠들던 순간에도 사실은 안도감을 표현하고 있던 셈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언제든 만나서 웃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중략)

나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천 조각의 퍼즐에 푹 빠졌다. 바깥에서 활동하는 즐거움도 컸다. 쌀쌀한 공기를 가르는 아침 햇살을 느끼며 삽 머리를 땅속 깊이 밟아 넣을 때 코를 찌르는 축축한 흙냄새도 좋았다. 작업을 하다 고개를 들면 믿기 힘들만큼 거대하고 웅장한 산봉우리가 멀리서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사실 나도 주택을 가져보려고 애를 쓴 적이 있었다. 잠깐 아파트에서 나와 주택에서 전세를 살아보기도 했지만 처리해야 할 마당 일, 집안 구석구석에 생기는 문제 등은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꿈을 꾼다. 작은 주택이라도 집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하지만 와이파이를 쓰려면 25킬로미터를 달려서 술탄의 맥도날드까지 가야 했다. 휴대전화 따위를 들여다보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할 일이 태산이니까. 랜턴에 조심스럽게 기름을 채워야 했다. 차나 커피를 마시려면 콜맨 버너에 물을 끓여야 하는데 그전에 작은 막대기로 펌프질을 해서 연료통에 수동으로 압력을 가해야 했다. 심심하면 책을 읽거나 기타를 쳤다. 숲을 산책하며 주변 산의 경치가 더 잘보이는 자리, 작은 개울, 오래 돼 뒤틀린 나무를 발견하기도 했다. 뭘하든 시간이 걸렸다. 그저 몸을 따뜻하게 데우고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데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도시에서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현존’이나 ‘마음챙김’같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정신 상태가 된다. 슬슬 지루해질 즈음이면 고요 속에서 숲과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평온함을 만끽했다. 그러면 어느새 내 마음도 평온을 되찾았다.”

이렇게 휴대폰과 컴퓨터와 떨어진 생활을 얼마나 오랫동안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내내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어느 곳에 가든 휴대폰을 놓을 필요가 없으니까. 문명과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시간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 않을까?


“온종알 형광등 불빛에 노출되는 사람이라면 권태감을 피할 수 없다. 나는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오두막을 떠올렸다. 비 내리는 숲속의 고요하고 평온한 공간을 상상했다. 오두막은 내가 맨손으로 도착해도 금방 아늑한 피난처가 돼주겠지. 회의중에서 회의실에서 박차고 나가서 오두막으로 달려가는 상상을 했다. 언제든지 두시간 내로 불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사무실, 책상, 컴퓨터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있어도 오두막이 선사하는 가능성이 폐소공포증을 잠재웠다. 완벽한 탈출구가 있다고 생각하니 탈출하고 싶다는 욕구도 전보다 잠잠해졌다.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면 터널 안의 시간도 견딜만해진다고 하지 않던가.”

“이 책이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낙후된 동네에 버려진 오두막을 사서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겪은 좌충우돌 모험담이라고 대답했다. 삶의 목적을 찾아 해매던 중 오두막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찾고 더 나아가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부분은 설명에서 슬그머니 빼버리곤 했다.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진정한 깨달음의 순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천지가 뒤집히는 변화의 순간은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음악이 고조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모든 것이 잘되리란 확신이 드는 것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 순간이 있었다면 더 괜찮은 이야기가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오두막을 통해 정반대의 사실을 배웠다. 인생에서 그런 순간은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드물었다. 그래서 변화의 순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은 이 소중한 오두막을 누군가에게 팔았고 그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로 마무리된다. 어쩌면 이렇게 오두막을 보낼 수 있어서 더 소중하지 않았을까? 나에게도 이런 오두막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하고, 나를 보듬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 말이다. 작가처럼 나도 그런 경험을 꼭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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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분실물함 북멘토 가치동화 74
니시무라 유리 지음, 오바 겐야 그림, 김정화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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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학교생활 이야기를 많이 쓰는 작가 니시무라 유리의 글을 읽으면서 무언가 사라질 때,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아마도 80년대 아이들이었거나, 아니면 지금 2026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거나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사라진 것을 찾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면 끊임없이 그 흔적을 찾아 나가는 것! 그 속에서 무언가 만나는 것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분실물함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그리고 그 분실물함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범인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찾아낼 것이며, 아이들은 서로에게 어떤 마음일까?

 



시작부터 모둠 과제 때문에 교장선생님에게 빌려온 학교의 역사 책을 찾는 것으로 위기를 보여준다. 모둠원 5명 모두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누가 마지막인지도 잘 모른다. 책임감이 강한 히나노, 해맑고 수다스러운 미우, 목소리가 큰 쇼타, 논리적인 유이, 느긋한 유헤이가 투닥투닥 할 때, 같은 반 친구 도야가 그 책을 자기가 주워서 분실물함에 넣어두었다고 말해준다. 


“오늘은 늘 있던 자리에 없네?” 유헤이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드디어 사라진 분실물함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딱 느껴졌다.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신기한건 분실물함이 커다란 바구니나, 상자가 아니라 빨간 양철상자이고, 뚜껑에 여자아이 그림이 있다는 거다. 

 

아이들이 부지런히 분실물함을 찾을 때 누군가 학교의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잃어버린 물건인 빨간 양철상자는 사라졌다가 나타날 때, 잃어버린 물건들이 깨끗해져서 나타난다는 이야기, 달그락 거리며 사라진다는 이야기 등 신기한 이야기들이 얽혀있다. 아이들은 학교의 7대 괴담 이야기까지 하면서 분실물함을 찾아 여기저기 탐험을 하게 된다. 

 

모둠 친구들은 모두 사이가 좋았던 게 아니다.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서로 딱 맞지 않았으니까. 친구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 자료실 안에 그 빨간 양철상자의 여자애 얼굴이 둥둥 떠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나서는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도 살짝 무섭지만 긴장감이 넘쳐서 조심조심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 그림은 장장 70년도 넘은 오래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교감선생님께 듣고, 그 작품을 그린 사람의 이름도 듣는다. 그런데 그 그림은 유헤이의 할아버지 작품이었다. 신기했다. 오래된 초등학교에 할아버지와 아이가 이어서 다녔고, 할아버지의 작품을 아이가 발견했다는 것이 말이다. 아이와 할아버지가 그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인 것같다.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변하고, 시골 학교가 또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쉽지 않은 사건일 것 같다.

 

할아버지가 꺼내주신 그 빨간 양철상자를 보고 아이들이 깜짝 놀란다. 찾을 걸까? 하지만 그 상자에 얽힌 또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할아버지가 초등학생일 때, 집 근처에 살았던 외국인 메리라는 아이가 있었고, 심부름으로 그 집에 자주 갔다는 이야기. 영어를 하지 못해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히로코라는 집에 배달을 오는 또 다른 마을 아이에게 메리라는 아이가 “친구”라고 불러주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었던 거다. 그리고 그 상자를 똑같이 받은 또 한명의 친구는 바로 히로코. 

 

그럼 히로코의 빨간 상자는 어떻게 아이들 반에 와서 분실물함이 되었을까? 바로 할머니의 손자, 도야라는 친구, 처음 아이들이 빌렸던 교장선생님의 책을 주워서 분실물함에 넣어준 그 친구가 주인공이었던 거다. 

 

처음 시작에서 끝까지 쭉 돌아서 오는 동안 그 빨간 상자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이 엄청 급박하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서 계속 찾아가게 했다. 결국 그 빨간 상자는 사라지거나 한 게 아니고, 아주 쉽게 찾게된다. 그리고 도야가 그 빨간 상자를 가져온 이유가 마음이 따뜻해졌다.

 

도야는 “다른 사람을 위해”에 대해 발표할 때, 자기가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걱정을 하니, 할머니께서 그 상자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이 있다고 도야에게 빌려주셨다고 했다. 할머니의 상자에 얽힌 이야기가 아주 짧지만 마음을 울렸다. 그 이야기는 꼭 책에서 찾아보면 좋겠다. 결국 아이들의 모둠 과제는 바로 이 ‘빨간 상자 이야기’로 결정되었다. 


 


요즘 동화처럼 긴박하게, 혹은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뒷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마지막 이야기는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도 많이 읽고, 마음을 조금 더 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결국 그 빨간 상자를 찾아내는 작은 이야기도 “아하!”를 외치게 했다. 동화책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같이 변해가는 것도 따뜻했다. 아이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 참 행복한 확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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