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몰입해서 글을 읽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숨가쁘게 올라왔다 사라졌다.눈물을 여러 차례 흘리기도 했다.주위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숙제를 잔뜩 껴안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칠 전 2학기 1차고사(9월이었다)에서 내가 감독한 반에서 커닝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경위서를 썼어야 하니까 알게 되었다. 담당교사가 내게 말할 때까지만 해도 뭔가 착오가 있겠지 싶었다. 내가 감독한 반일리가! 내가 맞다고 재차확인 받았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은 ‘이상함‘이었다. 분명 이상 징후가 있었다면 내가 알았을텐데... 그 후엔 내가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내가 그 당사자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애들이 컨닝을 하는데 그걸 몰라? 태만했겠지˝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을 거란 걸 나 자신도 알았기 때문에....살인-자살을 한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과 이 사건을 겪은 내 감정의 깊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그래서 더 몰입했는지도 모르겠다.난 아이가 없는게 너무 다행스럽다고 생각했으나,(통제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더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정말 관심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관심을 못 받게 행동한다는 지점에서 격한 공감을 했다. 나는 내 관심을 거절하면 싑게 그것을 거두는데, 이유는 과도한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부분이 조금 더 혼란스럽긴 했다. 정말 관심이 필요한 아이는 당연히 먼저 내게 손 내밀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걸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을까??이 책을 써 준 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세상의 비난을 받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공감을 더 많이 해 주리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