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독서토론 2018.8.10]

이번 토론에서는 정말 유명한 작가 한강의 두 작품을 다뤘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이 책의 제목은 ‘소년이 운다‘가 아닐까 헷갈리곤 한다.)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 받자마자 한 번 읽고 후기를 올리기도 했었는데, 그게 벌써 3년 전이다. 그때 후기를 찾아 보니 역시 영혜의 기행(?)에 초점을 맞췄었더라.

이번 토론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처음 읽으신 분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주로 영혜에게 초점을 맞췄다.

허나, 나도 그렇고 두 번 이상 읽으신 분들은 영혜를 둘러싼 주위 사람들의 폭력성에 대해 더 초점이 맞춰졌다. 직접 물리적 폭력을 가한 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영혜를 진심으로 위한다는 어머니나 언니, 남편도 모두 변화에 대한 저항이 어마어마 했고, 그 변화를 막기위해 영혜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본다.

이제 막 함께한 신입 회원님이 이 책을 읽고 채식주의자에 대한 없던 부정적 인식이 생긴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그럴 수도 있구나...

사실 이 책의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꿈 때문에 고기를 못 먹는 것이다. 부부 동반 모임에서 만난 사장같이 누군가의 행동을 내가 아는 잣대로 판단하고 거기에 우겨 넣는것. 그게 바로 폭력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 또한 얼마나 큰 폭력의 가해자인가... (명상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인데,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아는 한 이런 폭력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결국 영혜는 아무에게도 폭력을 가하지 않는 나무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던 채식주의자에 비해 ‘소년이 온다‘는 모두가 ‘잘썼다‘, ‘좋은 작품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어쩌면 두 권 다 폭력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소년이 온다‘에서는 폭력의 양상과 주체가 더 명확했고, 우리가 익히 다 알고 있는 사건에 대해 다뤘기 때문에 더 쉽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다.
겪어보지 않고 생생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은 정말 탁월해 보였다. 그리고 죽은 자의 입장에서 쓴 부분도 상상력의 뛰어남을 보여주었다. 권력의 주체는 빼고, 희생자의 입장에서만 씀으로써 오히려 더 권력 비판을 효과적으로 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토론에서부터 모임방에서까지 폭력을 막을 수 있는지,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계속 된 걸 봐서도 이 작품은 뛰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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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1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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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5 1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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