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일러스트도, 제목도 서정적으로 와닿은 이 책은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선주 작가님의 따뜻한 성장 소설이다.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출간한 청소년 문학 102권으로 트라우마를 대하는 태도를 다룬다.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신지 1년도 되지 않아 엄마가 재혼을 하였고 산이는 새아빠의 카페를 각목으로 박살 내려다 경찰서에 잡혀간 장면으로 시작한다.
돌아가신 아빠가 자주 앉던 소파 자리와 집 곳곳에 브랜든이 내린 커피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고 산이는 커피 냄새가 온몸을 공격하는 기분, 몸이 커피 냄새에 감전됐다는 표현을 할만큼 괴로워 한다. 엄마가 브랜든과의 재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그랬는데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곧 통증임을 알게 된다.
여튼 경찰서에 가게된 산이와 친구 재범이는 브랜든이 제안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것으로 배상 합의를 하게된다. 그곳에서 산이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또 브랜든이라는 새 아빠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거야. 뭔가를 극복한다는게 쉽지 않더라고, 만약에 그걸 극복했다고 해도 또 다른 시련이라고 할까, 그런게 찾아오기도 하고 그래.
"커피냄새 같은걸 늘 가지고 다니는게 인생 같더라고. 그건 절대 없어지지 않아. 없어진것 같더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슬쩍 나타나서 나 여깄어 하는거지.
"무리하지마. 힘들면 이겨내지 않아도 돼. 그냥 데리고 다녀. 어떨 땐 눈앞에 아른거릴테고 어떨땐 엉덩이에 들러붙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어쩌겠어 그것도 네건데"
(_ 브랜든과 산이의 대화 중)
엄마재혼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산이는 커피냄새를 극복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우리 모두는 트라우마나 어떤 종류의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기 보다는,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고통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고 계속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테니 말이다. 산이의 변화를 지켜보니 브랜든도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별 후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방식을 생각해본다. 예측할 수 있는 죽음은 별로 없을 것이고, 산이 아빠처럼 사고사는 더욱 그러하겠지만 슬픈 마음을 억누르며 눈물이라도 터질까봐 입 밖에 내지 않는 것 보다 각자의 기억 속에 있는 고인과의 추억을 편하게 이야기 하며 떠나 보낼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 외에도 또래친구들과의 티키타카, 이성친구와의 만남, 아빠의 죽음, 새아빠라는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 남편을 잃은 엄마의 심경, 사춘기 자녀, 가족 간의 진솔한 대화.. 여러 이야깃거리가 많은 책이다. 청소년 성장 소설이니만큼 자녀와 함께 읽고 대화하며 한뼘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이 너무 따뜻해서 더욱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