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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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패트릭 브링리는 대학 졸업 후 뉴욕의 <뉴요커>에서 일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많이 의지하고 각별하게 지내던 형이 암투병 끝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실의에 빠진 저자는 삶의 의지와 방향을 잃고 방황한다.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선택한 직업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었다.

마침내 메트로폴리탄의 경비원이 된 브링리는 매일 다른 전시실에서 최소 여덟 시간씩 조용히 서서 그 곳의 예술 작품들을 지켜보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무려 10년 간 일하면서 그는 미술관의 그림이 몇 점 있는지, 그 그림 속 사람이 총 몇 명인지까지 알 만큼 오랜 시간 그 작품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러는 동안 서서히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해가며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새겨나가게 된다.


메트로폴리탄은 연 700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오고 가는 곳이다. 그들은 7만 평의 전시 공간에 전시 된 300만 점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환희하기도 하고, 슬퍼하고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저자는 그 속에서 서서 오랜시간 동안 훌륭한 작품들을 감상하기도 했겠지만, 오고 가는 사람들을 통해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며 삶의 의지를 다시 찾아 갔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상처 받은 마음에 대해서 안쓰러움 한편으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그 긴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부러운 마음도 든다. 아무도 없는 미술관 전시관 안에서 홀로 거장들의 작품을 마주하고 있을 때의 그 기분이란 아마 예측 할 수 없는 벅참이 있을 것 같다.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뉴욕에 가게된다면 메트로폴리탄에 꼭 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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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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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지구상에서 그리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은 아니었다. 맹수들 처럼 날카로운 무기도 없고, 야생동물들 처럼 재빠르지도 않다. 그런 인간이 이 지구를 점령할 수 있었던데에는 집단의 힘이 있었던 것 같다.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있다. 다수의 사람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집단의 지적 능력이 놀라운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한 사람의 힘은 미미하겠지만 여럿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댄다면 뛰어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집단을 이루며 살아왔다.
수렵·채집은 물론 살아가며 습득하게 된 지식과 기술 등을 대대로 이어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집단을 이루며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단이 다수의 의견에 편중해서 소수의견을 무시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한 가지 생각이나 이념에 고착이 되어 다양한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도퇴될 수 있다. 다양한 소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엊고 또 다른 방향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내 의견이 다수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위축되거나 입을 다물어버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타인과 달라 갈등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로 더 나은 방안을 찾기위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의견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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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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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파랑>으로 유명한 천선란 작가, 2편의 에세이 <일기쓰고 앉아 있네, 혜은>, <아무튼, 아이돌>를 쓴 작가이자 망원동의 '작업책방 씀'을 운영하는 책방지기 윤혜은 작가, 독립출판물 <아이슬란드 게임>을 쓴 윤소진 편집자, 이렇게 같은 대학 문예창작과 선후배인 3인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팟캐스트를 단행본으로 엮었다.


평소 소설보다는 비소설 위주로 책을 보다보니 소설을 많이 접하진 않는다. 읽은 소설들은 대부분 이미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거친 작품들 위주다. 그러다보니 이름 난 대표 작가들의 소설에 한정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다 최근에 소설가계의 아이돌급 인기의 천선란 작가 <천개의 파랑>을 틈틈히 보기 시작했다.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는 시점에 이 책이 나에게 왔다.



"누군가의 일기를 읽어버린 뒤에 그 사람을 친밀하게 느끼지 않는 법을 나는 모른다."는 말처럼
그저 인기 많은 소설가로 생각했던 천선란 작가
의 일기 속 내용을 보며 작가를 다시 보게되는 기회가 되었다.

작가가 되기 전 젊은 날의 힘들었던 시간, 천개의 파랑을 쓰기 전 글쓰기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 뉴욕 메트오 폴리탄에서 고흐의 자화상을 보며 다음 소설을 들고 다시오겠다 다짐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등 작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접하고 작가와 친숙해진 느낌을 받았다.


그녀들은 지난 날의 일기를 하나씩 꺼내놓는다. 10년 전의 일기도 있고 얼마 전에 쓴 일기도 있다. 각자의 일기 한편을 읽고 난 후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어린시절 사랑과 우정, 이별 이야기.
글 쓰는 사람들은 자기감정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뭔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아니면 여성들의 수다가 원래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의 대화와는 또 다른 그녀들의 진솔한 대화로 책에 점점 빠져들게 하는 시간들 이었다. 그녀들의 팟캐스트도 궁금함에 찾아보게 되었다. 이어서 읽어나갈 <천개의 파랑>도 조금은 다른 느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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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리는 개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유진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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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엎드리는 개
🔸️ 출판사 : 안온북스
🔸️ 저자 : 프랑수아 사강


이 책 <엎드리는 개>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슬픔이여 안녕> 등의 대표 작품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사강'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사랑을 구하는 개의 속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랑받기를 바랐던 프랑수아 사강 본인의 고독한 삶이 투영된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게레는 27세의 탄광회사 회계과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어느 날 담배를 피우던 중 광재 더미 사이에서 엄청난 가치의 보석이 든 주머니를 발견한다. 나중에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보석은 끔찍하게 살해당한 피살자의 것이었다. 이로 인해 게레는 하숙집 주인 마리아의 의심을 받게된다.

한때 갱단 보스의 여자로 화려하면서도 거친 삶을 살았던 마리아는 지금은 낡은 주택에서 하숙집을 하며 지리멸렬한 삶을 살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일확천금을 얻은 게레와 그런 게레를 살인자로 오해한 마리아... 이 둘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진다.

무척이나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게레, 반면 그와 반대로 굴곡진 삶을 살아왔던 마리아. 그들은 서로에게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존재였던 것일까...

208p

이윽고 구급차의 문이 닫혔다. 게레의 눈엔 이제 자신과 그녀 사이를 가로막는 하얀 벽밖에 보이지 않았다.
구급차가 쏜살같이 떠났다. 사이렌 소리가 의미 없이 울려 퍼졌다. 차를 쫓아 달리던 개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마 가지 않아 멈춰 섰다. 길 한가운데에서, 시내쪽을 바라보다 마리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가만히 서 있었다. 언젠가 게레가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보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마리아는 움직이지 않았다.
개는 망설였다. 다시 길과 마리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일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볍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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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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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p
이 책은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많은 항목 중에서 인간다움을 선택한 이유는 인간다움이 한 시대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래를 진단하는 방향키와 같기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결정할 때 인간다움보다 좋은 척도는 없다.

30p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재능과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아는 것이 많아서, 또는 아는 것을 잘 활용하기 때문에 인간다워지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재능을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다움이 발현되는 것이다.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놓으면 비인간적이 된다.

60p
공감을 연료로 하고 이성을 엔진으로 해 자율적으로 공동체적인 규범을 구성해 공존하는 성품

공감이 빠지면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의식 자체가 시작되기 어렵다. 그러나 공감만으로는 모든 인격체를 동등하게 대우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기에 이성의 개입이 필요하다. 이때 이성이 누군가의 전유물이 되어 공동체 규범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개인 스스로가 자율적 성찰을 통해 이성을 발현함으로써 공존의 윤리에 도달해야 한다. 인간다움은 그럴 때만 이루어진다.

147p
중세 후반에 시작된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이 르네상스 시대로 이어지며 자아를 가진 개인이라는 존재로 확장된다. 여기에 인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를 탐구하는 지적인 관심이 결합되면 어떤 조류가 만들어질까? 인간다움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가치를 추종하는 데 있지 않으며 개인 내부에 있는 것들을 활짝 꽃피우는 데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로써 인간다움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기 내부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스스로 가꾸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싹튼다.

196p
현대에 들어오면서 이성에 의해 구성된 도덕의 체계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시켜준다는 기존의 생각은 여러 측면에서 도전을 받는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점차 좁혀지고, 도덕은 생존을 위한 장치 또는 경제적 구조의 파생물로 격하된다. 더 나아가 오히려 인간성을 잠식하는 산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198p
인류에게 있어 이기심, 경험, 모방은 공감의 능력을 가중시킨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에게 공감함으로써 친절한 행위를 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 이득을 얻고자 하는 희망에 의해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감은 습관에 의해 강화된다. 이 느낌은 서로를 돕고 방어하는 모든 동물들에게 매우 중요한데, 그것이 얼마나 복잡한 방식으로 발생하였든 간에 자연선택에 의해 확대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감력을 갖춘 구성원을 가장 많이 포함한 공동체들이 가장 번성할 것이고 최대의 후손을 번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323p
인간다움에 대한 고대인들의 생각이 오늘 우리의 생각과 다르듯 인간다움에 대한 오늘의 생각도 역사 속에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성찰하지 않고 그저 변화하는 세태에 몸을 맡길 수는 없다. 우리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에 도달했다. 그런 만큼 현재 우리가 처한 도전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인식한 뒤, 보존할 것은 보존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는 대부분 물질적인 부분에 쏠려있고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이념이 대립하는 사회 일수록 정신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희망적인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다움’이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앞서 ‘인간다움’ 자체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타인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지 않는 최소한의 도덕성이 갖추어진 '인간다움'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등의 발달로인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간다움'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해 질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결정 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삶을 위해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인간다움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볼 시점이다.


#내면세계 #철학책 #철학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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