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 식물과 책에 기대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을 어루만지다
제님 저자 / 헤르츠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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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식물은 왠지 책, 산책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식물과 책, 영화, 그리고 소박한 일상이 뒤엉켜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의 "겨우"라는 단어가 참 와닿는다. 글과 사진 하나하나가 참 소소하고 섬세한 들꽃 같아서, 뭐랄까... 들꽃 한 다발 같은 책이었다. 이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모은 책은 묘한 위로와 따스한 격려를 주었다.

힘든 시기, 흔들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연말을 보내려 떠난 여행에서 아주 우아하게 시간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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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 판소리 보여드립니다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2
김희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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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국악을 좋아했던건 초등학교 때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을 본 뒤였다. 장구에 푹 빠져서 방학 동안 장구 수업을 들으러 다녔었다. 참고로 그 때 쓰던 궁채와 열채도 아직 가지고 있다!! ㅋㄷㅋㄷ 여튼 그뒤로는 잊고 있었는데, 너목보를 보다가 조선블루스, 서도밴드를, 씨름을 보다가(?) 두 번째 달 김준수, 팬텀싱어의 고영열을 알게 되고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영상이 흥하며 이날치를 접하며 본격적으로 국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풍류대장"이라는 본격 국악 예능을 방영했다. 국악 경연 프로라니.. 보면서도 재미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매화 감동에 눈물을 흘리고, 결승 투표까지 하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며 보았다. 그리고 그 풍류대장의 초대 풍류대장이 된 서도밴드의 추천사가 있는 책,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를 읽어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국악'이라는 용어 사용에 관하여라니... '국악은 국악 아닌가?' 했지만 말 그대로 나라의 음악. 나라의 음악이 장르라니 생각해보니 정말 이상했다. 하물며 창과 기악만해도 같을 수가 없는데 창은 판소리, 민요, 정가, 기악은 정악, 민속음악, 굿으로 더 세분화가 되는데 어째서 다 뭉뚱그려 국악이라고 불렀을까? 국악이라는 단어가 일제강점기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문화 말살 정책이 실패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한 번 쯤 생각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다. 이 화두를 먼저 던진 뒤 책은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이유는, 첫 번째 마당에서 판소리의 가사, 내용과 배경 설명, 공연 영상 QR코드까지 한 방 볼 수가 있다. 다양한 대목과 다양한 명창분들이 부른 것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두 번째 마당에서는 국악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설명, 마지막 세 번째 마당에서는 국악이 요즘 무대에 어떻게 침투(?)해있는지 알려준다. 이제 국악 공연도, 프로그램도, 페스티벌도 많아졌고 더 많아질테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서 기쁘다. 전공자도 아니고 관계자도 아니지만 그저 팬으로서도 너무 기쁘고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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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 내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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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책이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글 전체나 대사 전부가 아닌 마음에 와닿는 한 문장이다. 그 한 문장이 더 많은 상념을 불러오기도, 아니면 살다가 복잡한 생각 속에 그 한 문장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 역시 한 문장에서 뻗어나가는 글들과, 방대한 글이 한 문단으로 귀결된다. 잘 써진 문장이란 참 무서운 게 순간 아주 딥한 공감을 끌어낸다. '아, 이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라는 것에서 오는 묘한 안도와 동질감까지... 전반적으로 굉장히 평화롭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이었다.

덧, 이 작가가 인용한 문장들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으셨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장르와 작가를 가리지 않는 다독쟁이! 멋지다- 나도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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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 빈속을 채우 듯 글로 서로를 달래는 곳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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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다 못해 약간 지루할 정도로 소소한 책이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 순간 나도 이 식탁에 함께 앉아있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이 바로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였던 것 같다. 가족은 너무도 당연히 서로를 다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억도, 감정도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보며 나도 그들을 점점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읽다보니 "그녀"가 나의 "그녀"와도 동갑이라 더 몰입이 되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참 독특한 책이 아닌가? 엄마와 아들, 그리고 딸이 함께 엮은 책이라니! 부러운 마음이 든다. 나도 가족이 있지만 말로 하는 표현은 참 한계가 있다. 실수를 하기도 쉽고,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주기도 쉽고, 결정적으로 되돌이킬 수도 없고. 하지만 글이라면 오히려 가장 가까운 타인인 가족들에게 나를 가장 오롯한 형태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새삼 글의 힘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마지막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와 마지막 챕터, 그리고 에필로그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가족만큼 가깝고도 멀고,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고, 편하지만 어려운 그런 사이가 있을까? 나도 이 가족들만큼 우리 가족을 이해하게 되기를 바라며... 우리 가족의 꿈이 뭔지부터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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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내가 아직은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진 너희를 돕고 싶은데 이제 정말 한 번뿐인 인생, 나비처럼 날아올라도 되겠니? 아니, 어쩌면 이미 날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너희와 나란히 책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기분이 좋아서 훨훨 날아갈 것만 같다. 이 나이 든 엄마에게 꿈을 물어봐주고 꿈을 꾸게 해 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너희가 쓴 글에 슬쩍 숟가락이라도 걸쳐 올리게 해주렴." (p.198)

작가 가족의 다음 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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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큰 개 파이
백미영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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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내 얘긴가...?' 했다. 나는 결혼하고 신랑이랑 고양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_^ 그래도 나는 한국에서 같이 살게 되었지만, 뜬금없이 터키라니.... 🇹🇷 아무리 선택권이 없었다지만 그래도 대단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이 생겼다는 포인트에서는 정말 공감되능 부분이 많았다. 나도 고양이 털 알러지가 있어서 초반에는 엄청 고생도 했었고, 비위가 약해서 털공, 감자, 맛동산들을 치우는 것도 힘들었고, 특히 초초초 공감했던 건 고양이와 함께 시도때도 없이 잠드는 일! ㅋㅋㅋ 남편도 나를 재울 때 고양이와 나를 침대에 밀어넣으면 1분 컷이라고 하는데, 게임하러 가는 엔딩까지 우리집이랑 똑같아서 증맬루 빵터짐❤︎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만화+글 순서로 엮여있었는데 만화에서 조금 부족했던 설명들이 뒤에 나오는 식이었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글의 대부분이 만화와 중복되는 내용이라 조금 지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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