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애완동물 앵그리 키다리 그림책 42
상기타 바드라 글, 마리온 아보나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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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곧잘 하게 되면서 본의아니게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감정이 상할 때가 있고

나도 모르게 유치한 말장난을 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어느 책에서 본 것과 같은 말을 한다.

"엄마 지금 내 마음에 불이 나려고 그래."

집에서 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화가 날 때도 있을텐데

그럴때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

아이는 그냥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치거나

가만히 있는다고 한다.

'화'를 내는 것에도 적정한 선이 필요하고 올바르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주고 싶던 찰나, [심술쟁이 애완동물 앵그리]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잔뜩 화가난 아이의 모습이 ​제목과 같이 '화가 났음'을

짐작할 수 있는 책의 표지.

 

어느날, 놀이터에서 시소도 미끄럼틀도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다보니 잔뜩 화가 난

책 속 주인공 샘.

화가 나고, 점점 더, 더 많이 화가 나는 순간

무엇인가를 만나게 된다.

 


샘은 그 무엇인가에게

'앵그리' 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샘은 앵그리와 함께 집에 오지만,

앵그리는 집안에서도 문을 쾅쾅 닫고, 식탁에서 음식을 엎지른다.

앵그리가 한 행동 때문에 샘은 부모님께 야단을 맞는다.

 

샘과 함께 학교에 간 앵그리는 말썽을 피우게 되고

교장 선생님이 샘의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샘을 학교에서 데리고 가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샘은 엄마에게 모든 일은 앵그리가 한 잘못이라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엄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화는 문제를 일으키지. 그것이 화가 하는 일이야.

화가 날 때 네가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알아야 해.

샘, 네가 스스로 너의 화를 다룰 수 없으면,

아무도 그것을 대신 다루어 줄 수 없단다."



 

샘은 엄마의 말을 듣고 화가 날 때 열까지 세어보기도 하고​

알파벳을 거꾸로 말하기도 하고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기도 한다.

그러면서 앵그리에게 말한다.

"이 심숭쟁이 애완동물아, 모르겠니? 내가 너보다 세다는 것을."

샘은 그렇게 앵그리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화가 날때는 어떻게 해야 해?

소리지르고 짜증부려야 해?

'아니. 숨을 크게 쉬어야해. 그리고 열까지 세어보기도 하고

생각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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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일기장
현진 지음 / 담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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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버님을 따라 절에 갔을 때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아이를 키울때는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엄마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고 부지런하게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라는 방향이 달라진다고 하셨다.

말씀도 얼마나 똑부러지게 하시는지, 무엇보다도 나의 내면 상태를 훤히 들여다보고 계시는 듯한 느낌이라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특별한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부터, 절이며 스님은 어렵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집가까이에 절이 있어서 그런지 자주 가던 곳, 자주 보던 사람들로 여겨지곤 했었다.

자라면서 스님은 오랜 시간 수양을 해 온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는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출가 30년 글쓰기 20년

현진 스님의 짧은 문장들이 모여 출간하게 된 [스님의 일기장]

스님의 일기장에는 어떤 글들이 담겨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오랜 수양을 거쳐 스님이 된 분들의 삶과 생각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보게 된 책이다.

사실은 무한 긍정이었다가도 쉽게 포기하고 상처받기 일쑤인 나의 하루를 스님의 글들로 인해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더랬다.

처음 스님의 글을 접한 건 혜민 스님의 책이었는데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짧은 결심을 하게 된 동기부여가 되었기에 이번에 읽는 책도 나름의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따져보면 세상살이는 주어진 고통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고통이 더 많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고통

생각은 꼬리를 물어서 나쁜 생각들은 한 없이 이어진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식의 논리도 걱정 앞에서는 앞뒤가 척척 맞아 떨어질때가 있다.

좋지 못한 상태, 불안정한 상태, 아니다고 결론을 정해놓고 좋은 결과를 바래본 적은 없는지 곰곰 생각해보니 원인과 결과가 역시 '나빴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듯 싶었다.

조금은 생각을 달리해봐야지.

조금은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야겠다 싶었다.

우리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연을 돌아보는 일이다. 사람들은 지금 여기에서 찾아야 할 행복과 진실을 지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겠다고 헤맨다. 언제나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잊고 지내기 일쑤다. 그래서 남이 가진 것은 크고 화려하게 보이고, 내가 지닌 것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지닌 조건이나 배경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상일 수 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현재의 삶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안에서 찾지 못하고 밖에서 구하게 되는 불만족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자의 삶은 절대 비교다.

맞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것!

종종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을 만났고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슬프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 가득 생겼더랬다.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조금 더 마음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야겠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해본다.

가끔 나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할 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좀 밑지는 기분으로 인생을 살면 됩니다."

여기서 밑진다는 것은 좀 손해 보고 살라는 뜻. 누구나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니까 서로 아옹다옹 다투고 속이며 경쟁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고, 더 잘나고 싶으니까 손해 보기 싫어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손해 보고 산다고 생각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익 볼 때가 있으면 손해 볼 때가 있고, 바꾸어 손해 본다 생각하면 오히려 이익 볼 때가 있는 것이 세상사라서 그렇다.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스무살과 동시에 부모님의 곁을 떠나왔을 때도 그랬고 길지 않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때는 내 이익만 챙긴다는 생각보다는 열심히 해서 내 밥그릇 정도는 내가 챙기자는 일종의 책임감 같은 생각이 짙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적어도 손해는 보지 말아야겠다는 식의 생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읽은 혜민 스님의 글에서 사람들은 내가 해 준 것만 기억하고 받은 것은 쉽게 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손해 본다 생각해도 막상 따지고 보면 손해 보는 것은 아니라고 했었다. 그런데 깊게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조금 손해 봤다고 속상해하는 마음도 내려놓고 이익을 봤다고 불편해하던 마음도 살짝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님의 일기장]

어릴 때 친구 일기장 훔쳐보던 생각보다 탈무드 같은 양서를 꺼내보는 느낌이다.

좋은 생각, 좋은 사람, 좋은 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고, 무엇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되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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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마술사 데굴데굴 창작동화 시리즈 2
키소 히데오 글.그림, 노민효 옮김 / 꼬네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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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손 그림자가 유난히 크고 검게 느껴지는 표지!

'손가락 마술사'라는 책제목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색다른 것 같기도 한 도서.

아이들 도서는 워낙 소재가 무궁무진하고 이색적인 것들이 많아서

새로운 도서를 볼때마다 어른인 나도 상당히 기대가 된다!


코코와 푸푸 앞에 손가락 여우가 나타났다-

책 속 귀여운 돼지 친구들은 손가락이 무서운건지 덜덜 떨면서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책 표지에 커다란 손 그림자는 바로 손가락 여우의 모습이었다.

 


손가락 마술사가 돼지 친구들을 들어올리더니 '손가락 마술사'라며 공룡들을 소개시켜 주겠노라 한다.


 

손가락 마술사?

어떤 마술을 보여줄까 궁금했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공룡들의 한 부분들이 동그랗게 뚫려있다.

아이들이 손가락을 넣어 직접 '손가락 마술사'가 되어 공룡들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재현 할 수 있다.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함께 책 속 그림에 참여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공룡들의 종류도 많고 표현해야 하는 부위도 다른데

책 속 맨 뒷장에 보면 어떤 손가락을 넣어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에 대한 예도 나온다.

 

머리에 세 개의 뿔을 가진 트리케라톱스도 동그란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멋지게 표현해본다.

뿔이 세 개나 있는 공룡이지만 자그마한 아이의 손가락을 넣어보니

왠지 몽땅한 것이 귀엽게 느껴진다.


날카로운 어금니를 갖고 있다는 틸로사우루스.

커다랗고 날카로운 이를 표현하고자

길쭉한 손가락 두개 넣어서 열심히 놀이에 참여도 해보고.


먹을 것을 찾으며 두 발로 걷는 이구아노돈.

손에 날카로운 손톱이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이구아노돈.

두 발을 표현해보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무시무시한 공룡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된 책 속 주인공들이

다시 손가락 마술사의 도움으로 커다란 새에 안겨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직접 손가락도 넣어보고 공룡이 되어 대화도 해보고, 나아가 연필이나 자 같은 도구를 이용해 보기도 하면서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공룡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더 호기심 가득하게 책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커다란 손 그림자가 손가락 여우도 되고 공룡의 다리도 되었다가 이도 되었다 하는 모습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도 자라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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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Is! (Hardcover)
마르쿠스 피스터 / North South Books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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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로 유명한 저자 마르쿠스 피스터의 새로운 책, 행복!

[무지개 물고기]란 책을 인상깊게 읽었기에 작가의 새로운 책도 참 궁금했다. 제목또한 [행복]이라고 하니, 아이도 함께 읽는 나도 왠지 모르게 행복에 더 가까워질 것만 같았다.

꾸밈 없고 억지스럽지 않은 [행복]

하늘 높이 날아가는 연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 쥐와 그 옆에서 즐거워하는 친구의 모습이 담긴

책 표지에는 '행복이란 이런거야...' 하고 나즈막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같다.


 

행복이 뭔지 알아?

행복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거야.

조와 친구 레오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건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지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나도 조와 친구가 행복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해졌다.

 

 

​조가 말한다.

"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송이를 먹어 보는 게 행복이야."

나즈막하게 들려주는 조의 이야기는, 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이 만들어주는

고마운 마음들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을 찾는 것 또한 행복이고,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은 내 눈에만 보이는 행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장 아름답다'는 관점의 기준은 바로 '나'이니까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은 각자 찾을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나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질 수 있는 것,

무지개 물고기에서 예쁘고 반짝이는 비늘을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을 때 비로소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 무지개 물고기 처럼.


 허공에 떠다니는 보드라운 깃털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이고,

무조건 많이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가르침 같았다!

 


주머니 깊숙이 숨어 있던 치즈 조각을 발견하는 것도 행복이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소중한 사람들 만나거나 무심코 읽게 된 책 속에서 만난 한 줄의 귀한 문장, 스치듯 듣게 된 노랫말 모두 숨어있는 행복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들판에 핀 민들레 홀씨를 날려 보는 것도 행복이야.


 커다란 웅덩이에 뛰어드는 것도 행복이고!

 두려워 하지 말고 순간을 즐기는 것, 있는 그대로 몸을 던져보는 것.

모두 행복이구나.

겁이 나서 용기가 없어서 해보지 못한 순간순간들이 사실은 행복이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선뜻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지.


낙엽이 두껍게 깔린 길을 걷는 것도 행복이야.

지난 가을, 집 뒤 공원에 아빠랑 자전거 타러 간 꼬맹이가 깔깔 대면서 낙엽을 밟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도 그 순간은 참 행복했겠구나.

 

행복이란, 아주 가까이에서 양귀비꽃을 들여다보는 거야.​

예쁘고 좋은 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소소한 기회들도 사실은 행복이라고.​

 

단짝 친구와 함께 연을 날리는 것도 행복이야.


 

책장을 덮으며 아이에게 마음속 행복을 말해 보라고 하니, 스티커 놀이를 하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행복이야? 하고 말한다.

책을 봐도 그렇고 머릿 속에서도 그렇고 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안다.

하지만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서 또 어렵다.

[행복]이란 책은 아이를 위한 그림동화책이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도 정화된 느낌이다.

아이와 책을 읽고 난 후, 행복에 대해 짧은 대화를 해보았다. 아이는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참 다행이다 싶은 마음과 함께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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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겁이 많다 - 손씨의 지방시, 상처받지 않으려 애써 본심을 감추는
손씨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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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으려 애써 본심을 감추는

어른은 겁이 많다 / 손씨(손동현)

아이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다.

붕붕 벌이 날아다니기도 하고 날파리 같은 작은 생물체가 모습을 드러내면

아이는 아연질색이다.

"엄마 저런 것(?) 좀 나한테 못하게 해."

순간 당황한 나는, 엄마도 벌레 무섭노라 말해주었다. 물론 날아다니는 벌레를 내가 무슨 수로

오지 못하게 하겠냐만은.​

내 대답을 들은 아이는 엄마는 어른인데 왜 무섭냐고 한다​

​벌레 이야기에서 시작된 '엄마도 무섭다'는 이야기는

어른들 중에서도 주사맞기 무섭고 두려운 사람들이 있으며

낯선 사람들과 마주할 때 약간의 울렁증 같은게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겁이 참 많다.

아직도 주사맞는 건 싫고, 지독스레 외롭기도 했다가 깔깔 웃기도 잘 한다.

정확하게 단정 짓는 어른의 나이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서도 나는 여전히 겁이 많은 아줌마 사람이다.

<어른은 겁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카카오스토리 채널 '좋은로봇'에 올린 글들이 65만 독자에게 공감을 얻어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한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자고 나면 나이 한 살 더 먹고 키도 한 뼘 더 크고

돈도 많이 벌고 여행도 다니고 예쁜 옷도 많이 사입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와 몸과 그런 경계선을 지나면서

어른으로 살기에는 몹시 피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생각했던 왠만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화려하고 멋스런 옷 보다는 무릎 나온 바지와 목 늘어난 티셔츠의 편안함을 알아버렸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며

인간 관계에도 적정한 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 처럼, 어른이 되니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그것도 한 두가지가 아니라 무수히, 아주 많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꼭 어른이라서 라기 보다, 어떻게 당신이 내게 그럴 수 있냐는 식의

말이 많아지고 있다.

나는 마음을 주고 정을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상대방은 나의 그런 점들이 불편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만다.

사람들 속에서 상처 받고

또 혼자가 편해졌다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기운을 얻게 되는,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보다

차라리 진심이라고 믿고 뒤늦은 후회를 반복하게 되는 일상도

어른들의 몫인가 보다.

아이나, 어른이나 친구는 소중한 사람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친구와 수다로 풀다보면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히 잊혀지기도 하더라.

<어른은 겁이 많다>

어른이라서 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니까 겁이 없는 척 하는 것이다.

이 비슷한 말을 중학생인가 고등학생이 된 딸에게 우리 엄마가 들려주셨더랬다.

하루는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엄마에게 어찌 그렇게 능숙하게 잘하냐고 물었던 것 같다.

엄마는, 나도 내가 이런 걸 잘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그저 아이 낳고 먹고 살다보니 어부인 남편 덕에 생선 손질은 일도 아닌게 됐노라고 하셨다.

어른도 누군가의 아이였고

그 누군가의 아이는 또 누군가의 어른이 된다.

나는 지금도 완벽한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지내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멋진 어른은 되지 못할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겁이 많고 할 줄 아는게 적겠지.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살아온 날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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