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의 특별한
여행
이웃님의 서평을 보면서 울컥했던 [할머니의 특별한 여행]책을
만나보게 되었어요.
열기구를 타고 환하게 웃으며 어디론가 떠나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장식된 표지가
유쾌하게 느껴지는 듯 했어요. 하지만 내용은 그렇게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책 속 주인공인 '샛별'이는 할머니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샛별이가 "할머니~~~"라고 부르면 언제나 "왜야?" 하면서 거실
쇼파에 누워 계시곤 했거든요.

샛별이는 할머니가 만든 호박죽도 맛있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자장가도
듣기 좋고
할머니랑 토비 목욕시키는 것도 즐거워요.
엄마 아빠도 할머니를 많이 좋아한답니다.
언제나 같은 대답, "왜요?"하고 대답하시는 모습도요.

그런데 할머니가 이상해졌어요.
자꾸만 사라지고 무당벌레처럼 누워만 계세요.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어느날, 할머니가 진짜로 사라졌어요.
무당벌레가 어디론가 훌쩍 날아가버린 것 처럼.
할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샛별이는 할머니가 없는 텅 빈 집이
어색하고
눈물이 나려고 해요.

하지만 샛별이는 걱정하지 않아요. 슬퍼하는 가족들을
안아주면서 백일만 지나면
다시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거라
믿는답니다.

할머니는 새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이야기 속에서 백일 동안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을 기억한
샛별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열심히 기도를 해요.

샛별이가 기도를 하면서 백일을 기다리는 동안 꿈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요.
할머니는 동물들과 달리기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요.
아픈 다리도 다 나아서 이제 세상 끝까지 달릴 수 있다는 말도
듣지요.
마음껏 고향에도 다녀온답니다.
샛별이가 꿈 속에서 본 할머니의 모습은 참 행복해보여요.

할머니가 돌아올 날이 다가오자 샛별이는 종이를 자르고 붙이고 온종일
분주해요.
종이를 잘라 날개도 만들어 붙여주었어요.

할머니가 출발하는 꿈을 꾼 샛별, 할머니는 정말 돌아오시는
걸까요?
할머니는 높을 산을 지나고 하늘을 내려오고 바다를 지나고
비행기에서 내려 기차를 타고 버스도 타고 타박타박 샛별이에게 오고
있어요.

백일기도가 기적을 일으킨 날,
샛별이는 할머니의 품에서 눈물을 쏟아내요.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전해져서 일까요.
샛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참 짠해지더라구요.

샛별은 벽에 붙어있는 종이 날개를 떼어 할머니에게 선물로
드려요.
할머니와 언제나 함께 하고 싶지만 할머니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드리기로 한답니다.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꼭 돌아오기로. 기다리기로.

샛별이와 할머니는 서로에게 인사를 전해요.
'안녕'이라는 말 안에 많은 것들이 포함된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련해지더라구요.
저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이 없지만 저희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르고
좋아하니...언젠가 이렇게 인사를 해야 할 날이 오면
어떨지...

책의 마지막이에요.
가족들이 할머니의 진짜 생신을 위해 차린 맛있는 음식, 그리고
가족들을 사랑으로 안아주는 듯한
할머니의 모습으로요.
샛별은 가족들에게 백일 기도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하지요.
책장을 덮으면서 샛별이가 다시 할머니와 만나는 날을 간절히
기도해보았어요.
이별은 정말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넘어 고통인 것 같아요.
생각이 자란 성인들 조차 감내하기 힘든 슬픔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전해햐 하는지
늘 고민할 때가 많았는데요.
[할머니의 특별한 여행] 책을 보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별을
준비하는
샛별이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답니다.
매일 밤 무릎을 꿇고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는
샛별이,
할머니가 하던 그대로 토비의 목욕을 도와주고 정원의 꽃들에게 물을
주고
할머니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워가는 모습이 아련하면서도
기특했어요.
슬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책인 것 같았어요.
보는 내내 어른을 위한 동화같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마음이 헛헛해질 때 아이와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 포스팅은 노루궁뎅이와 함께
합니다**
들꽃향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