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그림 에세이
김수현 글.그림 / 마음의숲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80도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공감 에세이-))

 

 

 

어느 순간,

우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뉘어졌다.

삶이 불안하거나

삶에 지쳤거나

혹은 둘 다이거나.

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는 종종 한 줄의 문장에 빠져들게 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뭔지 모르게 재미있는 일을 찾는 나를 볼 때,

이 정도면 무난한 삶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다가

이 정도라서 너무 밋밋한 삶인가 싶어 염증을 느끼기도 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몸이 먼저 반응할때,

무덤덤하게 지나간다 싶어도 봄은 봄이다 싶을 때,

나는 에세이를 손에 들게 된다.

 

 

180도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공감 에세이

괜찮지 않은 세대의 괜찮은 이야기

없는 게 메리트인 당신, 지금껏 열심히 달려온

오늘도 수고한 당신에게 보내는 일상낭만재활 프로젝트!

책을 펼쳐들면 프롤로그, 작가의 말을 먼저 보게 된다.

남들처럼 사는게 더 어려울까.

나답게 사는게 더 어려울까. 란 글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를 보면서

핑크빛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인 책인 것 같아 기대되는 마음을 조심히 눌러보았다.

남들 시선으로 바라본 3인칭 삶에서

내 시선으로 바라본 1인칭 삶으로.

누구도 나와 당신을 재단할 수 없도록.

우리 각자의 삶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일러스트레이터 겸 글쟁이인 작가 답게

책 속에 번뜩이는 작가만의 개성이 제대로 묻어난다.

조용히 손가락 하나를 펴고 나머지는 접은 채 책에 대 본다.

일상이라는 글자에 살포시 'ㄹ'을 숨겨놓으면

'이상'이 된다.

일상과 이상. 그리 먼 관계가 아닌가보다.

이상은 언제나 일상 속에 숨어있다는 글처럼 정말 그런 것 같다.

일상 속에서 이상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이상'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엘리지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빨간머리 앤> 중에서-

 

 


문장과 인생의 좋은 비유.

내 인생의 주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 그녀, 타인이 아니고 반드시 내가 주어가 되어 스스로

행복을 찾고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는 것,

쉽게 들리지만 사실은 참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몇줄의 문장이 가볍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페이지63.

탓 혹은 몫

산다는 것이

언제 들려올지 모르는 종료 휘슬을 기다리며

끝나지 않는 달리기를 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결혼을 하고, 작은 집을 구해서 가정을 이루는

당연했던 인생의 과업이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닌 게 됐고,

사람들은 불안정한 삶으로 사랑할 자신마저 잃었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뽑아주는 일자리가 없고

빠듯한 생활비를 빼고 나면, 노후대비는 꿈꾸지 못하게 됐으며

더 이상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어졌다.

안다.

사는 게 때론 꼐란 노른자 마냥 퍽퍽하다는 것을.

때론 삶의 중력에 짓눌려 버릴 것 같다는 것을.

그러나 이런 퍽퍽함 속에서도

누구의 '탓'인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은 나의 '몫'을 해나가는 것이다.

.

.

.

.

삶의 용기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몫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번듯한 일자리는 없지만 자신의 몫을 해나가고 있는 20대 아가씨를 알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스펙이 좋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가 정말 뭐가 되고 싶은지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 되어 오춘기를 겪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

스스로의 몫에서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누군가의 잣대에 맞춰 살지 않는

그녀가 나는 부럽다.

여전히 그녀는 불안하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몫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삶의 가치를 누리고 있다고 말해줘야 겠다.

이 책의 매력은 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 같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다.

내이야기 같고, 내가 알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수없이 만나는 20대 대학생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고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 권해주고 싶어지기도 한다.

 

 

 

당신의 마음은 언제나 당신의 편이여야 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면,

그냥 가만히 귀 기울여주라고 했다.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어떤 해결책이라던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된다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듣고나 있었는지.

내 마음조차 타인들의 눈을 의식해 스스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180도

봄바람같이 한 권의 책이 내게 전해져왔다.

뉴스에서 연신 들려오던 추위 소식을 뒤로하고

또 다시 봄이 찾아왔다.

그것처럼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일상이라도 지내고 보면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저만치 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이대로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약간의 조바심도 나고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즐거울 수 있는 일들이 가득한 보잘 것 없는 내 일상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됐다.

물론 조금 힘든 부분도 있다.

행복하다 말하면서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기쁘다 말하면서 정작 내 마음은 아니었던 적은 없었는지도 돌이켜보고

변화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도 스스로 만들어야만 된다는

바뀌지 않는 공식도 또 다시 바로 보게 됐다.

180도,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변화하면서 다가오는 봄을 맞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먹는 여우 두 번째 이야기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을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는 책을 다 읽고 나면 후추와 소금을 뿌려 책을 먹어 치운다.

여우 아저씨는 열심히 글을 써 책을 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책이 가장 맛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탐정 소설 <잭키 마론>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아저씨를 더 유명한 작가로 만든다.

유명한 작가로 살아가지만 자신의 책이 제일 맛있기 때문에 변함없이 글을 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로 더할 나위 없는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자신의 지하 창고에 가득 쌓아둔 소중한 보물들이 사라진다.

이웃 빛나리씨와 함께 지하실 책꽂이 바닥 아래에서 제법 큰 구멍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훔쳐간 도둑을 찾아 나선다.

여우 아저씨의 이야기를 훔쳐간 사람은 생쥐 몽털 씨였다. 자신도 책을 좋아해서 여우 아저씨처럼 멋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여우 아저씨의 책꽂이에 있는 여러가지 물건을 밤새 날랐던 것.

책꽂이에는 빨간 수첩 56개, 낡은 우산, 지팡이, 유리병, 부러진 볼펜 등이 있었다. 몽털 씨는 도둑을 찾으러 온 여우 아저씨에게 자신이 가져 온 물건들이 어떻게 글쓰는데 도움이 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여우 아저씨는 안타깝게 눈물을 흘리는 몽털 씨를 진정시키고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을 가르쳐 주기로 한다. 하지만 몽털 씨는 글을 잘 쓰지 못했고 도서관에서 일을 하면서 책을 분류하고 번호를 붙이고 사람들에게 책을 빌려 주고 기록하는 일을 잘 하게 된다. 여우 아저씨는 몽털 씨에게 소설 쓰는 법을 그만 가르치고 다시 책을 쓰기 시작, <잭키 마론과 빨간 끈>이란 새 소설을 출간한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다.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건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책 속에서 여우 아저씨가 지하 창고 책꽂이에 가득 모아둔 것들은 모두 글을 쓰기 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소재가 되는 소중한 것들이었다. 자신이 모은 것이 아니기에 생쥐 몽털 씨에게는 그저 쓸모없는 물건들에 지나지 않았던 것.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지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여우 아저씨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어제 우주에 다녀왔는데 말이야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3
수잔네 괴리히 글.그림, 김현희 옮김 / 책속물고기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어제 우주에 다녀왔는데 말이야/수잔네 괴리히 글 그림, 김현희 옮김/책속물고기

 

 

우주의 광활한 느낌을 자아내는 검푸른 느낌의 표지에는 귀여운 꼬마와 강아지가 우주선에 탄 채 어디로 향하고 있다.

우주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궁금한 게 많은 여섯 살 꼬마숙녀와 함께 읽어보았다.

 

 


책의 처음, 발명가 '유리'가 드디어 로켓을 완성한다.

로켓의 이름은 '우주토그'다.

근사한 로켓을 만들고 나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유리'의 모습은 어른인 내가 봐도 참 멋지다.

 

 


그물 침대에서 쿨쿨 자고 있던 강이지 '라이카'를 깨워 로켓을 타고 우주로 향한다.

우주선에서 본 마을의 모습은 장난감 같이 느껴질 만큼 작다.

비행기를 탄 경험이 있는 아이도 하늘에서 바라 본 땅위 모습이 기억에 남는지 재잘댄다.

 

 

 

로켓 안에서 안전벨트를 풀자 유리와 라키아가 풍선처럼 두둥실 떠올랐다.

과학동화책을 보고 우주선 안에서는 모든 것이 둥둥 떠다닌 다는 것을 알고 있는 딸아이도 재미있게 바라본다.

 

 

 

우주토크가 도착한 곳은 우주 쓰레기장 같이 어수선하고 각종 고철이 가득한 곳이다.

잔뜩 부서진 로켓을 고치기 위해 두리번 거리다 우주 괴물 '그롤'을 만난다.

그롤은 변기 솔로 이를 닦고, 빨간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어느덧 해가 지고 캄캄한 밤이 찾아온 우주, 유리는 땅바닥에서 노란빛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빛나는 조약돌이 땅바닥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다.

​유리는 반짝이는 조약돌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고 수북히 쌓인 고철 더미 속에서 얼굴이 비치는 강철판도 주었다.

 

 


​그런 다음 그롤이 있는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그롤을 깨웠다.

그롤이 갖고 있는 자석이 우주 회오리를 일으키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빼앗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잠에서 깬 그롤은 강철판에서 나오는 빛이 너무 눈부셔 눈을 가리려고 허우적대다 자석을 바닥으로 놓치고 말았다.

 

 


유리와 라이카는 얼른 우주토크를 타고 집으로 출발한다.

 

 

집으로 돌아온 유리는 우주에서 가져온 빛나는 조약돌을 유리병에 넣어 조심스레 장식장에 올려 둔다.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책 <내가 어제 우주에 다녀왔는데 말이야>는 우주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주 회오리에 휘말린 로켓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우주에는 누가 사는지, 왜 우주선을 타면 몸이 둥둥 떠다니는지에 관한 과학적인 이야기도 쉽게 나눌 수 있어 좋았다.

<한우리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가 처음 유치원에 간 날 꿈공작소 23
르네 구이슈 글, 악셀 판호프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 유치원 가기 싫어."

-"유치원이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데 왜 안가?"

매일 아침이면 당연한 일상 인 것 처럼 유치원에 갈 채비를 한다.

하지만 아이는 종종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말을 한다.

유치원에 가기 시작하고 두달 즈음까지 매일 울던 아이...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내 아이와 함께 읽고 싶었다.

<모모가 처음 유치원에 간 날/르네 구이슈/아름다운 사람들>​

<모모가 처음 유치원에 간 날> ​

​처음 이 책의 제목과 마주했을 때, 엄마의 품을 떠나 낯선 유치원에 가야 할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생각했다.

유치원에 가기 위해 새로운 가방을 건네 받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담긴 표지에서도 그런 느낌이 났다.


책 속 주인공은 모모는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향한다.

유치원에는 아빠와 함께 온 친구도 있었고 모모처럼 엄마와 함께 온 친구들도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온 부모님들은 유치원 안에 마련되어 있는 다양한 장난감이며 교구들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선생님은 부모님들께 이제 돌아가실 시간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모모는 커다란 소방차를 밀면서 놀기 시작하는데 엄마가 소방차를 세운다.

그리고는 엄마가 먼저 보여준다고 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부모님들의 차지가 된다.

놀이를 하는 방법도 아이들의 방식이 아닌 부모님들의 마음대로 정해진다.


아이들은 곧 재미가 없어진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유치원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참다못한 모모는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선생님은 호루라기를 찾아서 모모에게 건네주신다.

그리고 모모는 호루라기는 힘껏 세게 분다.


호루라기 소리에 놀란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눈빛으로.

아이들이 다 함께 외친다.

"엄마, 아빠 안녕히 가세요."

유치원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인데 모모와 친구들의 부모님 모두 유치원이 좋아졌나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아이는 모모처럼 시무룩해졌다가 마지막에는 밝게 웃었다.

책을 덮으면서 아이는 유치원에서는 친구들과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면서 울지않고 씩씩하게 지내는 거라고, 부모님들은 집에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치원은 어른들도 마음을 빼앗겨버릴 만큼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게 된 엄마도 유치원에 가게 된 아이도,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아이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었다.

**한우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한구석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온 마음으로 차려낸 따뜻한 밥상을 드립니다.

 

-글속에서-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천양희/

 

 

 

 

스무살 빛나던 시절에 교수님이 지나가듯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각난다.

 

우리가 살아가는 건 결국 밥을 먹기 위한 것이다.

 

사람은 밥을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밥을 먹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노라 하셨다.

 

 

밥은 정말 그런 것 같다. 뭔가 먹지 않으면 삶을 지속 할 수 없기 때문에 밥벌이를 하기 위해 일터에 나가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식당사장 장만호>책은 밥벌이를 위해 누군가에게 밥을 내놓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길모퉁이의 작고 허름한 식당에서 투박한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책 속 주인공의 일상이 궁금했기에 책장을 쉽게 쉽게 넘겼다. 하지만 책은 유쾌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던 남자의 삶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궁지로 몰리면서 가족과의 이별도 감행해야 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한다고 했다. 건물들도 모습이 바뀌고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서서히 변해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자전거방 아저씨의 모습이 그랬다. TV속에서 다큐를 보는 것같은 느낌이 전해지는 책이었다.

 

 

 

 

"맛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 매운맛, 떫은맛, 비린 맛, 아릿한 맛, 구수한 맛, 청량한 맛, 미끄러운 맛, 얼큰한 맛, 달콤새콤한 맛, 달콤씁쓸한 맛, 톡 쏘는 맛, 그 종류를 헤아릴 수도 없는 맛들이 있겠지. 그게 바로 사바세계, 인생의 맛인지도 모른다. 네가 음식을 판다는 것은 세상의 맛, 인생의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야. 소태같이 쓴맛을 보았다고 했지? 소태나무는 그 쓴맛이 비교할 데가 없지만 좋은 약으로도 쓰인다. 무릇 음식을 판다면 소태같이 쓴맛을 볼 필요가 있어. 충분히 더 상처를 받고, 더 많이 쓰러져야만,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거야." -책속에서-

 

 

 

나는 절망 뒤에 희망이 온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극복하기 힘든 슬픔 자체가 두렵기 때문에 감히 그런 말을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평범하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 주는 힘을 보았다. 그리고 절망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따뜻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유지된다면 그것이 희망이 아닐까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손으로 차려내는 밥이 먹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아프게 하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온도가 변하지 않게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는 밥을 차려내겠노라 결심하는 책 속 주인공의 모습이 대단하고 대단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모퉁이의 작은 식당 사장님으로 사는 삶, 배신당한 사람과 자신의 처지를 견주지 않고 꼿꼿하게 따뜻한 밥한끼 내어놓는게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그의 인생이 빛나보였다.

 

 

밥이 가진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냥 대충 한끼 떼우고 말자 식으로 지내왔었다. 하지만 한끼의 밥이 주는 의미를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나를 위해 정성으로 밥한끼를 내어준 엄마의 따뜻한 밥상이 문득 그리워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한끼 대접하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식당사장 장만호> 이 한권의 책이 따뜻한 밥 한끼의 온기를 그립게 만든다.

 

 

 

 

**한우리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