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매점 - 그가 떠난 빈 자리가 허기질 때
이박사 지음, 남달리 그림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연애매점

51BOOKS

한 권의 동화같은 책, 연애매점.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 답게

떠나간 사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속 마음을 담은 것만 같은

글귀와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다.




 

우리가 갈림길에서 망설였다가 놓친 수많은 선택이

그들 나름대로의 세상을 이루며 산다는 것.

그런 수많은 선택이 비단 '연애' 뿐이겠는가 생각해본다.

친구도 그렇고 이웃도 그렇고

지나치다 우연히 만난 수많은 인연들이 그랬을 것이고

어떠한 결정을 해야할 때 포기해야했던 스쳐야했던 또 다른 선택이 그랬을 것이다.


 

한 남자에게 두 번 반하는 일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맞다.

이제 '연애'를 넘어서 '결혼'을 했지만

그때의 좋았던 마음이 내려지기도 하고

울컥해졌다가 또 무뎌지고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

덜 짜증내고 덜 싸우고

우리 제발 사랑을 아껴 쓰자.

끝이 없는 건 없다고 했다.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끝을 향해 달려가게 되기도 하고

무뎌지기도 하고

어떠한 노력에 의해 팽팽하게 줄을 당겨 위태롭게 서 있기도 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했다면 노력해야 하는 것.


 

당연한 거야.

내가 좋아하는 어떤 작가의 글을 보면,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해보고 울어도 보라는 이야기.

20대 때는 그 말의 의미를 도통 모르겠던데

결혼하고 살아보니

무엇이든 축적된 경험들이 어려운 상황에 맞닥들였을 때

중심을 잃지 않게 잡아주는 무언가로 자리할 수 있음을 조심스레 알게 되는 것 같다.




 

나이는 사랑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지만,

이별하지 않고는 어른이 될 수 없다.

이 글귀를 보다가 먹먹해지는건 왜일까.

가만가만 살아도 나이를 먹더라.

그런데 꼭 사랑하는 남녀의 관계를 떠나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 등등과의 몇몇 헤어짐을 경험해 보면서

다들 이렇게 조금씩 자라게 되는구나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참는 거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괜찮아 보일 뿐이지

괜찮지는 않아.

책 [연애매점]을 집어든 순간,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곰곰 생각했었다.

나는 새로운 사랑을 기다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거니와

풋풋한 연애감정이 퐁퐁 솟는 20대를 살고 있지도 않았지만

왠지 읽어보고 싶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하는 것이

꼭 남녀 사이의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기 보다도

마음에 담았던 수많은 사람이라는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금새 읽을 수 있는 짧막한 글귀였지만

스물 둘 사랑을 막 시작했을 때의 설레임도 담겨져있는 것만 같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것도 같았다.

결말이 슬픈 동화같았지만

짧은 생각들에 잠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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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릴 이야기 : 우리 집에 놀러 올래?
줄리아 코퍼스 글, 서은영 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해리와 릴 이야기

우리집에 놀러올래?/미운오리새끼/글 줄리아 코퍼스/그림 서은영/옮김 최용환

 

귀여운 생쥐와 돼지가 사이좋은 모습을 자아내고 있는 표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종종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곤했는데

이 책을 함께 보고 싶었다.


 

책은 안개 낀 3월, 생쥐 릴이 언덕 너머에 살고 있는 멋쟁이 돼지 해리를 집으로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릴은 친구 해라기 좋아하는 간식들을 열심히 만든다.

식탁 위에는 튀긴 도마뱀과 집게벌레 사탕, 따개비 진흙수프 등등의

요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약속 한 오후 3시가 훌쩍 지났는데도

해리가 오지 않자, 릴은 줄무늬 모자를 뒤집어쓰고 비옷을 차려입고

해리를 찾으러 간다.

숲엔 안개가 자욱해진다.


 

먼저, 양을 만나게 된다.

​해리를 못 봤냐는 질문에 덤불을 보았다고 하는 양은

안개 속에서 친구를 찾는 릴을 도와주기 위해 따라나선다.


 

그 다음으로는 사슴을 만난다.

사슴 역시 해리를 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박쥐의 날개를 본 것 같다고 말한다.

안개 속에서 친구를 찾는 릴을 따라 나서는 사슴.


 

마지막으로 까마귀를 만나는 릴.

까마귀는 통나무를 감고 깊이 잠든 뱀 한 마리를 보았다면서

안개 속 친구 찾기 여정에 동참한다.


 

안개는 점점 더 짙어지고 모퉁이를 막 돌려는데

축축한 진흙탕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양, 사슴, 까마귀, 릴이 힘을 합쳐

힘껏 잡아당기고 밀자, 진흙탕에 절반쯤 파묻혀 있던 무언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덤불, 박쥐 날개, 뱀도 아닌 멋쟁이 돼지 해리!


안개 속에서 해리를 찾아 나선 릴의 친구가 되어 준

양, 사슴, 까마귀는 모두 함께 릴의 집에서 파티를 시작한다.

릴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해리를 찾으러 가는 길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친구들은 안개 속에서 해리를 찾는 릴을 도와주고

함께 해리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릴의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아이와 책을 읽고 나서, 친구를 대하는 방법, 친구를 도와주는 방법,

친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 등등을

나누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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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 엘사의 행복한 이야기 디즈니 겨울왕국
디즈니 스토리 북 아트 팀 글.그림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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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겨울왕국의 새로운 책, 안나와 엘사의 행복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공주하면 딱 떠오르던 이미지가

'엘사'로 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과언이 아닌 '겨울왕국'

새로운 책이 나오면 늘 궁금하지만

특별히 우리집 따님이 좋아하는 엘사와 안나의 새로운 이야기는 정말 궁금했었다.

 

 

안나와 엘사의 행복한 이야기

겨울왕국 덕분에 친숙한 안나와 엘사.

표지를 보면 어린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고 우측에는 '안나와 엘사의 어린시절', '최고의 소풍'이라고

소제목이 소개되어 있다.



 

 

 

먼저, 첫번째 이야기인 '안나와 엘사의 어린시절'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봄날 아렌델 왕국으로 이웃 나라에서 손님들이 찾아온다.

왕과 왕비는 이웃들을 정중하게 맞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손님 중 한명인 남작부인은 아렌델 왕국에 대해 호감이 덜하지만

엘사의 마법으로 만들어놓은 눈 언덕 위에

안나와 엘사가 만들어 놓은 눈 자국을 보면서 아렌델 왕국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다.




 

아렌델 왕국을 찾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엘사의 마법.

그리고 안나와 엘사의 즐거운 시간들.

안나와 엘사가 만드는 행복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섯 살 된 딸아이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기분을 만끽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최고의 소풍'이다.




 

 

 

안나, 엘사, 크리스토프, 스벤, 올라프까지

함께 소풍을 나선다.


 

 

 


 

하트모양 나뭇잎도 찾아보고

사랑하는 연인인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나뭇가지로

하트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안나는 평평한 곳에 담요를 깔고 갖고 온 음식들을 꺼내놓으려 하지만

음식이 든 바구니를 잊고 말았다.

간식으로 먹을 초콜렛은 다 녹았고 비까지 내려 우울해진 안나에게

엘사가 얼음궁전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얼음으로 된 하트 모양 틀로 먹음직스러운 하트 초콜렛을 만들어준다.


 

즐거운 표정의 겨울왕국 주인공들.

책을 읽는 내내

안나와 엘사의 서로를 위한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려보라고 하니,

크리스토프, 안나, 엘사, 올라프가 소풍을 떠난 모습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 그림으로도 남겨보았다.

아직 글자를 모르지만

'안나와 엘사의 어린시절'과 '겨울왕국'을 적어보고

좋아한다.


몇번이고 더 읽어달라고 하더니

한 작품 더 그렸다고 보여준다.

귀여운 올라프...는 노란색으로 변신했고

사이좋게 맞잡은 손이 인상적인 크리스토프와 안나 그리고 엘사의 모습도 보인다.

괴롭히고 싸우는 모습이 담기지 않고

즐겁고 신나는 모습들만 가득 담긴 책이라 그런지

더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던 듯 싶다.

 

 

 

다독다독 대교공식북카페

http://cafe.naver.com/sobic

해당 도서를 대교공식북카페 다독다독 카페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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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애완동물 앵그리 키다리 그림책 42
상기타 바드라 글, 마리온 아보나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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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곧잘 하게 되면서 본의아니게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감정이 상할 때가 있고

나도 모르게 유치한 말장난을 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어느 책에서 본 것과 같은 말을 한다.

"엄마 지금 내 마음에 불이 나려고 그래."

집에서 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화가 날 때도 있을텐데

그럴때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

아이는 그냥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치거나

가만히 있는다고 한다.

'화'를 내는 것에도 적정한 선이 필요하고 올바르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주고 싶던 찰나, [심술쟁이 애완동물 앵그리]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잔뜩 화가난 아이의 모습이 ​제목과 같이 '화가 났음'을

짐작할 수 있는 책의 표지.

 

어느날, 놀이터에서 시소도 미끄럼틀도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다보니 잔뜩 화가 난

책 속 주인공 샘.

화가 나고, 점점 더, 더 많이 화가 나는 순간

무엇인가를 만나게 된다.

 


샘은 그 무엇인가에게

'앵그리' 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샘은 앵그리와 함께 집에 오지만,

앵그리는 집안에서도 문을 쾅쾅 닫고, 식탁에서 음식을 엎지른다.

앵그리가 한 행동 때문에 샘은 부모님께 야단을 맞는다.

 

샘과 함께 학교에 간 앵그리는 말썽을 피우게 되고

교장 선생님이 샘의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샘을 학교에서 데리고 가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샘은 엄마에게 모든 일은 앵그리가 한 잘못이라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엄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화는 문제를 일으키지. 그것이 화가 하는 일이야.

화가 날 때 네가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알아야 해.

샘, 네가 스스로 너의 화를 다룰 수 없으면,

아무도 그것을 대신 다루어 줄 수 없단다."



 

샘은 엄마의 말을 듣고 화가 날 때 열까지 세어보기도 하고​

알파벳을 거꾸로 말하기도 하고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기도 한다.

그러면서 앵그리에게 말한다.

"이 심숭쟁이 애완동물아, 모르겠니? 내가 너보다 세다는 것을."

샘은 그렇게 앵그리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화가 날때는 어떻게 해야 해?

소리지르고 짜증부려야 해?

'아니. 숨을 크게 쉬어야해. 그리고 열까지 세어보기도 하고

생각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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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일기장
현진 지음 / 담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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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버님을 따라 절에 갔을 때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아이를 키울때는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엄마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고 부지런하게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라는 방향이 달라진다고 하셨다.

말씀도 얼마나 똑부러지게 하시는지, 무엇보다도 나의 내면 상태를 훤히 들여다보고 계시는 듯한 느낌이라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특별한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부터, 절이며 스님은 어렵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집가까이에 절이 있어서 그런지 자주 가던 곳, 자주 보던 사람들로 여겨지곤 했었다.

자라면서 스님은 오랜 시간 수양을 해 온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는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출가 30년 글쓰기 20년

현진 스님의 짧은 문장들이 모여 출간하게 된 [스님의 일기장]

스님의 일기장에는 어떤 글들이 담겨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오랜 수양을 거쳐 스님이 된 분들의 삶과 생각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보게 된 책이다.

사실은 무한 긍정이었다가도 쉽게 포기하고 상처받기 일쑤인 나의 하루를 스님의 글들로 인해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더랬다.

처음 스님의 글을 접한 건 혜민 스님의 책이었는데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짧은 결심을 하게 된 동기부여가 되었기에 이번에 읽는 책도 나름의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따져보면 세상살이는 주어진 고통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고통이 더 많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스스로 만든 고통

생각은 꼬리를 물어서 나쁜 생각들은 한 없이 이어진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식의 논리도 걱정 앞에서는 앞뒤가 척척 맞아 떨어질때가 있다.

좋지 못한 상태, 불안정한 상태, 아니다고 결론을 정해놓고 좋은 결과를 바래본 적은 없는지 곰곰 생각해보니 원인과 결과가 역시 '나빴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듯 싶었다.

조금은 생각을 달리해봐야지.

조금은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야겠다 싶었다.

우리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연을 돌아보는 일이다. 사람들은 지금 여기에서 찾아야 할 행복과 진실을 지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겠다고 헤맨다. 언제나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잊고 지내기 일쑤다. 그래서 남이 가진 것은 크고 화려하게 보이고, 내가 지닌 것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지닌 조건이나 배경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상일 수 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현재의 삶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안에서 찾지 못하고 밖에서 구하게 되는 불만족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자의 삶은 절대 비교다.

맞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것!

종종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을 만났고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슬프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 가득 생겼더랬다.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조금 더 마음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야겠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해본다.

가끔 나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할 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좀 밑지는 기분으로 인생을 살면 됩니다."

여기서 밑진다는 것은 좀 손해 보고 살라는 뜻. 누구나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니까 서로 아옹다옹 다투고 속이며 경쟁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고, 더 잘나고 싶으니까 손해 보기 싫어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손해 보고 산다고 생각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익 볼 때가 있으면 손해 볼 때가 있고, 바꾸어 손해 본다 생각하면 오히려 이익 볼 때가 있는 것이 세상사라서 그렇다.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스무살과 동시에 부모님의 곁을 떠나왔을 때도 그랬고 길지 않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때는 내 이익만 챙긴다는 생각보다는 열심히 해서 내 밥그릇 정도는 내가 챙기자는 일종의 책임감 같은 생각이 짙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적어도 손해는 보지 말아야겠다는 식의 생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읽은 혜민 스님의 글에서 사람들은 내가 해 준 것만 기억하고 받은 것은 쉽게 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손해 본다 생각해도 막상 따지고 보면 손해 보는 것은 아니라고 했었다. 그런데 깊게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조금 손해 봤다고 속상해하는 마음도 내려놓고 이익을 봤다고 불편해하던 마음도 살짝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님의 일기장]

어릴 때 친구 일기장 훔쳐보던 생각보다 탈무드 같은 양서를 꺼내보는 느낌이다.

좋은 생각, 좋은 사람, 좋은 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고, 무엇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되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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