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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인가 - 존엄한 삶의 가능성을 묻다
오종우 지음 / 어크로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가 쓴 예술철학을 재미있게 읽었다(개인적으로 마지막 몇 번의 수업은 좀 힘들었다).
저자가 쓴 다른 책을 찾아보다 제목만 보고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대출신청을 했는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대한 강의내용을 책으로 다듬은 것이었다.
"죄와 벌"
개인적으로 이 책과의 인연은 소중하다.
솔직하게 30대 중후반까지 세계문학 전집중에서 한 권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다.
우연찮게 직장에서 쫓겨나서 시립도서관에 몇 달간 유배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유시민씨의 독서일기를 보았고 그 책에 소개된 책을 따라가다보니 죄와 벌을 만나게 되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고, 어렵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포기할 수없이 끝까지 책을 잡고 있을 수밖에 없어고, 다 읽고 정리되지도 않았지만 묘한 여운이 꽤나 오랫동안 남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라스콜니코프! 이 엄청난 캐릭터가 주는 강한 힘의 영향이랄까!
대체로 어려운 세계문학이나 철학서적으로 덮으면서 결심은 하나 실천은 힘든 "다시 한번 읽어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만든 책이었고, 작년부터인가 북플에서도 종종 등장하였던 터라 올해는 다시 읽어보자고 벼르던 참이었다.
마침 이 책을 만나고 기쁜 마음에 주말동안 단숨에 읽어 나갔다.
"죄와 벌"을 읽은지가 오래되어 당시 내가 뭘 놓쳤는지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로쟈의 독특한 캐릭터에 대해서 좀 더 다각적으로 알 수 있었고, 유명한 범죄론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장 어느 틈엔가 뭍혀있던 민음사판 "죄와 벌"의 먼지를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더더욱 좋았다.
이제 10여년전 나에게 스스로 진 채무인 "죄와 벌"을 조심스럽게 펼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