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의 기술
하타무라 요타로 지음, 황소연 옮김 / 가디언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초근 각종 자격증에 어학연수는 기본이고 다양한 스펙 쌓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늘구멍같은 취업 문을 통과했다고 결코 끝이 아니다. 남들보다 앞서지 못함은 뒤쳐지는 것이기에 취업 후에도 여전히 자기개발에 시간과 돈을 투자며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렇게 노력해서 얻은 지식들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아무리 고스펙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실전에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갈고 닦은 지식은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공학자인 하타무라는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필요한 순간에 써먹지 못한다면 죽은 지식'이라고 말한다.

 

왜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이며, 안다는 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내가 안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은 과거 경험으로 이미 뇌에 입력된 모델과 비슷한 사실이나 현상을 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두뇌 템플릿들을 잘 구축한 사람은 전혀 새로운 문제 상황에 맞닥뜨려도 스스로 새로운 템플릿으로 가공해 해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뇌가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 메커니즘만 알면 한 가지를 알아도 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지식은 양이 아니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능력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안다는 것의 기술’은 하타무라 교수 자신이 30년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실생활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며 그는 이책에서 두뇌 템플릿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지식의 두뇌 인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장에 걸쳐 지식의 메커니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두뇌가 어떻게 지식을 인식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단순 암기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마지막 3장에서는 이미 아는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법과 제대로 지식을 습득하는 법을 제시하며 앎을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지식을 스스로 조절, 변형시켜서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 메커니즘’을 소개함으로써 단순한 얕은 지식이 아니라 활용가능한 수준의 깊이있는 지식 습득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실험결과를 통해 일본의 일류대인 도쿄대 학생들 중에서도 입시 학습에 길들여진 암기형 수재들은 창의성이 요구되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우리의 입시제도가 안고있는 문제점과도 일맥상통하며 교육과정의 오류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이며 일류대를 나온 수재들이 기업에 취업하여 막상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무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기도 하다. 주어진 정리나 공식만 달달 외운 학생들은 실제 사회생활을 할 때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함은 당연한 결과일게다. 단순히 암기를 잘하는 것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현대사회는 암기형 수재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스스로 찾고, 알기 위해 고민하는 ‘능동적 사고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저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업무 과정 자체가 매뉴얼화돼 있어 능률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며  이것이 바로 단축 사고 또는 직관이라고 말한다. 그는 직관이 발달된 사람들은 창의적이며, 업무 효율이 높은 능동적 인재라고 말한다. 하나의 지식을 더디더라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며 옳바로 알고 있는 하나의 지식은 열 가지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고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런 훈련은 학원을 다니거나 특별 과외를 통해 얻을 수도 없으며 일상의 습관처럼 몸에 베게 되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직관’이 생기게 되고 단축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앎의 기술은 거창한 것이 결코 아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는 있지만 몸에 벨 정도로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 자 대신 팔이나 다리를 이용해 거리, 공간을 측정하는 정량화 연습,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미리 가설을 세우고 복잡한 문제는 입체적으로 머릿속에 문제 그려보기, 문자나 그림 등을 적극 활용하여 입체적으로 말기, 듣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평가하기. 발로 뛰어 오감으로 정보 수집하기, 늘 메모하는 습관, 거꾸로 생각하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이런 습관들을 통해 이미 아는 지식들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몸에 익힐 수 있단다. 간단하고도 실용적인 ‘안다는 것의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실시간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빠른시간 내에 얻고 음악과 영화를 다운로드하며 첨단장비의 급증으로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현대사회에서 도태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좀더 알기 쉽고 빠르게를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점점 기계에 의존하게 되고 경험이 무시되는 경향이 발생하게 되었지만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두뇌 템플릿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게 구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순간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직관이야 말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사람만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진정 아는 것인지 '앎'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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