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읽는 생명의 역사 - 137억 년간의 생성과 소멸 그 순환의 기록
하랄트 레슈.하랄트 차운 지음, 김하락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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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만에 생명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제목에 혹해서 게다가 그리 많지않은 분량(?)에 선듯 펼쳐 본 이 책은 '하루만에 읽는생명의 역사'란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깊이 있고 내용도 만만치않다. 생명체는 도대체 어디서 생겨났으며, 우주는 왜 생성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다만 그 의문에 속시원한 답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궁금할지라도 묻어 놓을 수밖에 별 도리가 없지 않겠는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식의 질문에 해답과 생명탄생의 베일을 벗기고자 우주선을 타고 안전하고 빠른 속도로 시간을 여행하면서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은하, 별, 행성의 생성과 생명체의 탄생과 발달, 그리고 인간 의식의 형성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천체물리학자이자 자연철학자인 하랄트 레슈 박사와  역사학 박사이자 우주론, 천체생물학, 고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프리랜서 과학 저널리스트 하랄트 차운 박사의 안내로 빅뱅에서 현생인류에 이르기까지 생명체의 발달 과정을 추적해 연대순으로 특별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이 여행의 출발점은 당연히 빅뱅에서 시작한다. 무에서 물질이 생성되고, 최초의 생명체가 생성된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를 어떻게 정확히 알수 있을까. 지구의 나이는 지구의 암석을 방사선을 측정하여 예측할 수 있다고 배웠지만 지구가 탄생하기도 전의 우주를 어떤 방식으로 예측하고 분석하는지 궁금했었다. 

과학자들은“우주에서 관찰할 수 있는 빛나는 물질, 곧 별이나 성간가스 또는 먼지에 존재하는 물질의 현재 중간 밀도는 빅뱅 시나리오를 강력히 뒷받침해준다”면서 “무엇보다도 운석의 방사선 붕괴를 분석하거나 구상성단의 발달 시기 또는 백색왜성의 냉각을 분석하여 우주의 나이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빅뱅 후 137억 년 만에 이루어진 관찰 결과 우주가 137억 년 전 어느 날 태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스상태의 이산화탄소와 뜨거운 상태에 거의 4만 년간 계속 비가 퍼부었니. 제곱미터 당 매일 3,000리터의 비가 내린 양이니 가히 퍼부었다는 표현이 이해가 된다. 그런 상태에서 노아의 방주를 만들 틈도 없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속적인 강우로 인해 원시 지구 대기에 많았던 이산화탄소는 씻겨가고 온도 또한 내려간다. 비로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을 것이라 말한다. 원시 스프에세 진핵세포와 원핵세포, DNA에서 인간의 조상으로 진화하기까지의 긴 시간을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인류의 조상과 맞딱뜨리게 된다.

수백만 년 후 미국의 지구화학자 폴 아벨은 오늘날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래톨리에서 초기 인류 세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이 세 사람을 오늘날 살아 있는 인류의 최초인‘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 간주한다. 이 원숭이같이 생긴 인류의 조상이 화산재를 헤치고 걸어가며 남긴 발자국이 언젠가 세계사에 중대한 의의를 지닌 화석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리라.

오늘날 우리의 관심은 세계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면서 외계인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힘을얻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빅뱅 후 우주의 어느 행성에서 다른 지적 생명체가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정당하다”면서 “생명체에 널리 받아들여지는 원리가 우주에 있다고 하면 ‘강한’ 인류 지향 원리는 이제 ‘인간-외계인-우주의 원리’라고 이름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외계 생명’이란 개념이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 훨씬 폭 넓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했느냐에 관해 우리에게 설명하고자한다. 정보의 홍수와 많은 이론들 사이에서 이렇듯 명쾌하게 이해하기 쉽게 빅뱅으로부터 시작하여 기나 긴 우주의 역사를 풀어 쓴 책을 만나보지 못했다. 물론 짧은 독서량과 얄팍한 지식 탓도 있겠지만 큰맘 먹고 읽어본 책들은 별들의 생성과 죽음 그리고 지구와 달의 탄생에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기에 다소 지루하고 어렵단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이 책으로 하여 생명의 탄생 과정을 이해하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 지금도 지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지만 “우주가 살아가야 할 무한히 긴 시간에 비추어보면 생성과 소멸의 역사는 방금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저자의 말대로 우주의 어딘가에선 다른 생명체에의해 그들의 역사가 쓰여질지도 모르겠다. 비록 하루만에 읽지는 못했지만 두터운 전문서적을 통해서도 못 이룬 생명 탄생의 비밀을 접할 기회를 얻었음에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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