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체 (반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64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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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난장이 아버지와 그의 가족이야기인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일명 <난쏘공>은 한 세대가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단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매일매일 셀 수도 없이 많은 공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난장이 아버지와 일란성 쌍둥이 합과 체의 이야기가 <난쏘>을 떠올리게 하지만 우울하고 무거운 사회문제를 전혀 다른시각에서 풀어 쓴 성장소설이다.

 

아버지는 늘 공을 가지고 놀면서 왜 합과 체에게 아버지의 그 알록달록한 공을 만지짇못하게 하는지 둘은 불만이다. 그런 그들에게 아바진 "아버지가 가지고 노는 공 말고 너희들의 공, 너희만의 진짜 공을 찾"으라고 말한다. 한참 후에야 아버지가 난쟁이였음을 알게된 이들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더는 자라지 못할 것이라는 성장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오합과 오체는 반에서 키순으로 1,2번을 다투는 일란성 쌍둥이지만 성격은 정반대다. 형인 합은 전교 우등생인 반면 체육엔 영 소질이 없다. 로봇이 합체하듯 둘의 키를 합쳐 한 사람이라는 뜻을 담아 자신들을 '합체'라고 부르며 놀리는 친구들과 둘을 세트로 깔아뭉개는 체육 선생,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키가 작다는 이유로 떳떳하게 고백 조차 할 수 없는 합. 자신을 "난쏘공"이라고 놀리는 구병진에게 늘 당하기만 하는 체. "세상을 뒤집어 버리는 혁명을 이룬 남자, 죽어서까지 예수처럼 떠받들어지는 남자" 체(CHE)와 이름이 같다며 체 게바라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체형으로 모시는 동생 체의 행동을 그져 웃어 넘길 수 만은 없음이다.  체에게 "혁명"이란 "키 작은 놈은 커지고, 키 큰 놈은 작아지고, 못생긴 놈은 잘생겨지고, 잘생긴 놈은 못생겨질 수도있는, 그야말로 위의 상식을 뒤엎는 일일게다.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가득 찬 체는 어느 날,  동네 약수터에서 뱀에 물린 백발의 노인(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자칭 '계도사')에게 응급처치를 해준 인연으로, 키 크는 '비기'를 전수받고, 마침 여름방학의 시작이라 형제는 용감히 계룡산으로 수련을 떠난다. 33일 동안 '형제동굴'에서 수련을 쌓으며 합과 체는 원하던 것을 얻게 될까. 꿈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맺게 될지 궁금하여 책장으 넘기는 손길이 빨라진다.

 

 개학 후 첫 농구 시합에서 확연히 달라진 합과 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시합 중 체는 아버지가 말한 '좋은 공의 조건'을 문득 깨닫는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성형 수술은 이미 대중화가 되었다. 하지만  키라는 것은 아무리 과학과 의학이 발달했어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한참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 아버지가 난장이인 작은 키의 합과 체에게는 키는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이고 커다란 벽이며 고민일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절망하기엔 그들은 아직 젊다. 신체적인 컴플렉스를 극복한 위인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들에게 그 것은 아주 작은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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