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의 아내 1
이미강 지음 / 가하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호기심, 아마도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 아닌가 한다. 그리스 신화속 판도라는 제우스가 절대로 열지 말라며 거낸 조그만 상자안에 뭣이 들어 있는지 호기심을 견디지 못하여 그 상자를 살짝 열어본다. 뚜껑을 여는 순간, 그때까지는 없었던 온갖 재앙과 질병이 쏟아져 나와 사방팔방으로 흩어졌고 깜짝 놀란 판도가 재빨리 상자 뚜껑을 닫았지만 이미 상자 속에 들어있던 것은 다 날아가고 단 하나 '희망'만이 남게 되었다.는 이야긴 인간에게 내린 제앙의 시작이 호기심으로부터 왔음을 말하고 있으며 그것을 경계하는 많은 이야기가 있으며 작품의 소재로 인용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열어서는 안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 마음, 호기심은 누구나의 본성인 것이다. 심지어는 지나친 병적 호기심이 관음증이란 정신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판도라의 상자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열기가 두려워, 열고난 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두려워 책임을 회피하고자 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도우, 서른 셋의 그는 부산의 한 회사에 다니지고 있지만 기업의 외아들이자 후계자로 사업상의 이유로 임시 발령을 받아 서울서 내려왔을 뿐이다. 준수한 외모에 늘 같은 시간에 규칙적인 운동을 한탓에 탄탄한 몸에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그가 우연히 회사의 빌딩 청소부이면서 밤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정순영을 알게 되었고, 비밀이 많은 그녖만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미노, 그녀는 왜 이름까지 숨기며 낮에는 빌딩 청소부로 밤에는 편의점 직원인

정순영으로 살아가는 걸까. 그녀를 만날수록 쌓여만 가는 의혹들.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남의 시선을 피해 숨어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지 몰라도 미노에겐 남다른 매력이 있다. 도드라진 외모와 청소부임에도 박식함과 풍부한 독서량, 게다가 야무진 일솜씨며 음식솜씨까지 두루 갖춘 그녀를 돕게되고 그녀가 남편과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됬음에도 도우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녀 또한 그를 사랑하게 되지만 애써 부인한다. 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에...

 

“난 당신한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아까부터 그 말뿐이군요. 정말로 내게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다면, 제발 그 꽁꽁 닫힌 마음을 열고 날 있는 그대로 봐줘요.”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그게 바로 당신을 상처입히는 거라고요.”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당신은 오로지 내 걱정만 하는군요. 한 번도 당신 자신이 어떻다는 말은 한 적이 없어요. 그렇다면 그 말은…….”
순간 깨달았다. 그가 이미 부서진 성벽 저 안쪽에 꽁꽁 숨겨두었던, 그래서 그녀 자신도 거기에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감정을 들춰보았다는 것을.


미노와 도우는 서로 사랑하고 있음믈 깨닫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함께 살게 된다.  그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안고 사는 행복, 궁금하지만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알려고도 안기로 약속한 시한부행복. 

 

 '푸른 수염'이라는 별명의 영주가 살고 있었는데, 그가 맞이하는 아내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하나씩 차례대로 모두 죽었다. 푸른 수염은 다시 새 아내를 얻었고, 여행을 떠나기 전 한 다발의 열쇠뭉치를 부인에게 건네면서 어떤 방문이든 열어도 좋지만 마지막 작은 방은 절대 들어가선 안되며, 들어가게 되면 분명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남편이 출입을 금한 방을 열업게 되늗데....

 

과연 도우는 미노와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그가 미노와 그의 행복을 위해 약속을 지켜 주길 바랬다. 푸른수염의 신부가 되지 않기를. 로맨스와 추리가 묘하게 어우러진 이야기는 두 권으로 나눠져 그리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지루할 새 없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재미있게 즐기며 읽었다. 끝부분이 다소 미흡하단 생각이 듦에도 새로운 분야의 특별한 이야기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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