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택배 아저씨가 다녀 가셨나 보다. 책상 위에 덩그마니 놓여 있는 책 한 권, 허나 누군가 낚서한 듯한 표지를 보고 괜한 아들 녀석만 닥달하곤 자세히 살펴보니 아이들 낚서같은 표지그림, 무슨 주문과도 같은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짐작케하는 또다른 매력임을 알게 되었다. 미안한 마음과 궁금함에 내처 그 자리에서 첵으 읽다 어린 시절이 문뜩 떠올라 키득거리며 웃었더니 아들녀석이 슬그머니 다가와 뭐가 그리도 재미나난다.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이야기, 푸근하고 정감어린 사투리와 걸쭉한 입담으로 작가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이토록 맞깔스럽게 쓸수 있을까. 아마도 그이가 내 나이 또래이기에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음이며 내 어릴적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게다. 같은 경험을 갖고 있기에 공범인양 고개를 주억거리며 추억에 잠겨 본다. 능청스러우리 만치 본인의

개구장이 유년시절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풀어 놓았는지, 챙피고 뭐고, 감추고 싶은 비밀도 이제는 애틋한 추억으로 솔직한 그의 고백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이가 어릴적 옆집 친구쯤 되는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같이 놀던 소꿉친구들은 어디서 어떻게들 살고 있을지 그리움에 코끝이 찡해 온다. 그시절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이는 우리가 이야기가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다. 아이들은 제대로 놀 줄을 모르고 그저 컴퓨터 게임이나 오락에 나홀로 즐기고 땅이라도 밟아볼 시가이 얼마나 될지, 아무 의미없는 우스갯소리만 주고 받는 이들이 늘어만 가고 얼굴마ㅁ주보며 대화하는 대신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며 채팅이나 하고 간펴하고 빠른 트위스터나 휴대폰이 친구를 대신하고 있다. 영화나 텔레비비젼을 통해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소비하고 이야기가 사라진 그자리를 자극적인‘사건’이나 연애인들의 가쉽거리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세상이 삭막해졌으며 재미도 함께 사라졌다. 그이가 종묘공원에서 오갈데 없는 노인분들이 모여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입심좋은 노인의 만담이나 애깃거리가 무궁무지 펼쳐지는 이채로운 풍광에서 속에서 간만에 귀가 뚫린듯 시원함믈 느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라하면 별로 이야깃 거리가 없다한다. 모두가 엇비슷한 삶을 살아 왔기에 특별히 내세울 만한 이야기도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좋은 대학, 번듯한 직장이 성공의 공식인양 살아왔음이니. 이야기할 만한 삶이 없었다는 의미는 살면서 두고두고 떠올릴만한 추억거리나 재미난 이야깃거리 조차 없다는 서글픔이다.


공비가 언제 뒷산에 출몰할지도 모르고 삐라와 땅굴만으로도 빨갱란 오해를 받아야 했던 시대. 유일한 오락거리인 만화영화를 흉내낸답시고 아지트라하여 땅굴을 파고, 개똥도 약에 쓴다던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개똥과 마을 뒷산에서 자란 온갖 야생초를 달여 불로장생약을 만드는 대목에서 배꼽을 쥐게 만든다. 요즘ㅊㄻ 흔한장난감하나 없었어도 그저 자연과 벗하고 햇볕에 그을려 새카맣던 어린시절, 그당시 내 별명은 깜시였다. 성태란 이름이 '망태 성태 부리붕태'가된 사연에선 웃음이 비어져 나오고 개구진 얼굴, 장난기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의 그이의 어린시절 모습이 절로 눈앞에 그려진다. 시종일관 웃다보니 잃어버렸던 이야기들이 하나 둘씩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아! 그동안 세상을 너무 앞만 보며 달려 왔나보다. 이야기를 잃어버릴 만큼이나 바쁘게도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팍팍한 세상을 탓하기보단 옥수수 한 소쿠리 쪄다 놓고 가까운 이들과 아름다운 이야기 한 자락, 즐거운 추억 한 조각이라도 나누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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