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 하늘과 맞닿은 황금빛으로 물든 아프리카 초원이 펼쳐진다.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내 핏속에도 맨 처음 수렵할동을 하며 광활한 초원을 맘껏 누비던 인류의 유전자가 분명 있었구나란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우리의 세포가 긴 시간 동안누적된 조상들의 유전적 기억을 가지고 있다던 어느 학술지의 발표가, 인류의 최초 조상의 유골이 아프리카 사막 어느곳에서 발견되었다던 보도 내용이 나와는 무관하게만 들렸던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가 친숙하게 다가온다. 나의 조상도 이런 곳에서 생활했겠구나란 생각에 가슴 벅찰 뿐이다. 아프리카에서 10년간 의 매력에 흠벅 빠진 나머지 중독되었다는 작가는 세렝게티 초원을 두고 어느 곳에서 살 수없었던 그는 급기야 온가족들을 데려다 아프리카에 살고 있으니 아프리카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졌음이 분명하다. 그의 사진속 아프리카는 푸근하다. 약육강식의 치열한 삶의 현장인 그곳에선 죽거나 죽이는 것만이 존재하리라 여겼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 속에는 평화로움이 있고 느긋함이 묻어 있다. 그래서인가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모두 느긋하기만 하다. 무슨 일이든 급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단다. 그저 '하쿠나 마타타(문제 없다)'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낸 저자는 아프리카에선 시간 마져도 느리게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저 웃으며 기다릴줄 알게 되었다고. 그를 통해 아프리카를 바라보면 사랑스러움과 애잔함을 동시에 보게 된다. 그의 사진에서는 수많은 세렝게티 초원 위의 동물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개발과 외부 문명으로 인해 원주민내부에서 겪고 있는 갈등과 오늘날의 아프리카가 처한 정치적, 사회적인 상황과 무분별한 개발로인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환, 그리고 그곳 에서 태어나고 질병과 가난속에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민이 느껴진다. 작가의 시성을 따라가며 사진 한 컷 한 컷에 담긴 아프리카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백수의 왕 사자도 새끼들의 재롱 앞에선 속수무책인가 보다. 새끼 사자는 미래에 자신이 초원을 호령 할 제왕임을 알기나 할까. 지금은 그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어미이 품에서 마냥 행복 할 뿐이다. 새끼들과 나른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사진속 주인공이 험상 굳은 하이에나든, 커다란 몸집의 코끼리든지 상관없이 미소가 절로 번져온다. 2층집 높이만큼 큰 키의 기린의 자식사랑,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의 곰살 맞은 지식사랑도 아프리카에서는 상대할 동물이 없다는 코뿔소의 목숨건 무모한 사랑도 아름답기만하다. 하지만 아프리카초원에 절대 강자에게도 평화만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오직 살아남는 자만이 강한 존재이다. 나이가 들어 힘이 떨어져 경쟁애게 밀려난 사자나동물의 왕 사자도 수십마리씩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하이에나에겐 당할 재간이 없다. 광활한 대초원을 배경으로 수만 마리의 누 떼가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육식 동물의 먹이가 될지언정 새끼를 낳고 대를 이어가는 동물들이 안스럽지만 어찌보면 그게 자연의 이치가 아닌가. 쓰러져 죽은 나무 옆에서 썩은 나무로 부터 양분을 얻어 어린 나무들이 자라 새로운 세대를 이어가듯 그렇게 모두가 묵묵히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야생의 식구둘을 보며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낙원이 이곳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신이 주신 선물인 자연의 보물을 함께 지켜내고 가꾸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게다. 그가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진 이유를 이젠 알것 같다. 그가 사랑한 아프리카를 다음세대에 고스란히 남겨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