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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의 사춘기 - 사랑, 일, 결혼, 자신까지 외면하고픈 30대의 마음 심리학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면서 거울 보는 횟수가 점점 줄어 든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젊은 나이엔 수없이 거울을 들여다 보고 가꾸고 치장하였지만 정작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예의상 화장은 필수가 된 삼십을 넘긴 나이엔 거울을 들여다 보기가 겁이 난다. 거울속 모습이 자꾸만 낯설다. 하지만 내가 잊고 살았던 거울의 또다른 용도를 이 글을 통해 깨닫게 된다. 남에게 보여질 내 모습을 미리보기 위함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나의 모습을 비춰보는 거울의 또다른 쓰임새를. 나를 똑바로 들여다 볼수 있고 내안의 나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거울을 들여다 보며 갖게 된다. 그리고 내게 속삭인다. 주문을 외우듯. 누가 뭐라해도 아직도 넌 멋지다고.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를 찾아온 내담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심리 상담,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하고 그들에겐 뭔가 일반인과는 다른 특별한 구석이 있으리란 호기심도 이책을 읽게 만드는데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체 누가 상담을 받으로 가는걸까. 전체 내담자들 중 40%가 삼십대 중반 여성들임에 솔직히 놀랐다. 그리고 그녀들이 털어놓은 이야기가 매일의 우리네 일상임에 또한번 놀란다. 우리가 늘상 하고 있는 고민들이고, 당연시 하며 살아왔던 이야기가 아닌가. 그들의 아픔이 내상처를 헤집어 놓는다.
여자나이 삼십대가 되면 흔히 사람들에의해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 아줌마나 노처녀로.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받으며 일도 연애도 맘만 먹으면 언제든 내 뜻대로 되리라던 자신만만하던 이십대를 뒤로하고 서른을 넘기고부턴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대학졸업과 더불어 시작된 직장생활로 어느 정도 경제적 독립을 이룰 나이이건만 사회생활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또한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경험하며 지금 이대로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야하나 아니면 전환점을 모색해야하는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의 순간을 마딱뜨리고 고민하는 방황의 시기이다.
우리의 삶은 삼십대에 결정되는것이 아니데, 서른이 넘어서도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데,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은면 여자들은 사회에서 자꾸만 도태되고 자연 인생의 주역에서 물러나 조연의 자리에 머물러야만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내 인생의 주인공은 여전히 나라고,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또다른 인생이, 아직도 걸어가야 할 길이 내 앞에 남아 있다고 충고한다. 여전히 인생은 멋지고 살아 볼만 하다고. 용기를 가지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행복을 찿아 나서라고 시간은 충분하니 원하는 것을 하라고 격려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행복을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굳이 손꼽아 기다리지 않았지만 슬쩍 오는 계절처럼, 그때가 언제이건 늘 그것대로 아름답고 즐겁듯이, 지금 이 자리에 중심을 두고서 행복이 언제나 여기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 행복은 그렇게 얻는 것이다. 행복이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얻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