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김의담 글, 남수진.조서연 그림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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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맛을 느낄수 있는 독특한 책을 만났어요.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그림 그리는걸 너무나 도 좋아하는 두여자가 그림을 그렸답니다. 어찌나 비슷하던지 마치 한사람이 그린줄 착각했더랬죠. 그러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림속의 여인들도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제게 하네요. 다양한 표정의 얼굴, 얼굴들.... 하지만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조근조근 풀어 놓는 그녀들의 소소한 일상을 듣고 있노라면 고개를 주억 거리기도하고, 때론 그녀의 넋두리에 공감하며 그녀 또한 나와 다를바 없음에 위로를 받게 되네요. 그녀의 이야기에는 우리 모두의 삶이 녹아있고 친구의 이야기이며 과거를 더듬어가 미래의 꿈과 목표까지 담겨 있네요.
 
 
낯섬은 새로운 것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문득 들여다 본 거울 속의 내 얼굴에도
무심히 흘려보내는 일상 속에도 존재한다

거울 한 번 변변히 못 보고 바쁘게만 살던 어느날, 오랜만에 외출할 기회가 있어 화장대 앞에 앉았답니다. 그런데 거울속에 낯선 얼굴이 무심히 날 바라보고 있네요. 자꾸만 다시 봐도 친숙함보단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던 거울속 주인공. 누구나 경험이 있지요. 비단 거울속의 얼굴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가족들에게서 조차 언뜻 스치는 낯설음에 깜짝 놀랄때도 있답니다. 어머, 정말 내 남편 맞나. 동안인 남편은 세월도 비껴갈 것만 같았는데 삐죽이 나온 흰머리에 가슴이 쿵 내려 앉습니다. 엄마의 흰머리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그녀는 젊은날의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었다면 한 남자의 아내, 아이의 엄마가된 지금은 사랑은 많이 사랑하는 것이 아닌 길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네요. 맞아요. 청춘의 불같은 사랑도 달콤한 낭만적인 사랑도 좋지만 누가 뭐래도 은근하고 변함없이 지속적인 사랑이 최고임을 저역시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에야 알것 같더군요.
 
엄마란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나고 목이 메이는데 같은 여자여서 일까요. 엄마의 삶을 지켜보며 엄마처럼 퍼주기만하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자신을 몽땅 내주고도 더 줄것이 없어 애닳아 하시는 엄마에게 난 스스로 알아서 잘 하니까 정작 엄마, 본인이나 돌보라고 가슴에 못박는 소릴 했더랬는데...이이도 나처럼 후회를 하네요. 흔히 나이를 들어야 부모 맘을 안다고 엄마의 단단한성 같던 뒷모습이 늘 한결같으리라 여겼는데 부러질듯 위태로운 뒷모습의 노모를 바라보며 엄마모습이 우리네 여인들의 삶의 거울임을 가슴시리게 깨닫고 있네요. 나처럼 그녀도.
 
바람이 풍성한 봄날 어느하루의 일상을,그녀의 비망록을, 어린시절 기다림의 설렘과 청춘의 이성적 설렘, 통찰적 설렘을 이야기하며 그녀는 그녀 자신이기에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비록 불행할 때나 슬플때 조차도 그뒤에 숨어있는 희망을 바라볼 줄 아는 그녀, 후회로 누덕누덕 기운 마음에게도 "그래, 그동안 난 최선을 다했어. 그래, 난 잘 살아온 거야. 수고했다."라고 스스로 말을 넌즈시 건네는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웁니다. 용기와 지혜를 삶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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