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개봉을 앞둔 영화 '솔로몬 케인'의 원작 소설로 악과 맞서는 선의 대변인 정의의 검객, 솔로몬 케인의 모험담을 그린 9편의 단편집을 모아 하나로 엮었다. 코난 시리즈로 우리에게 알려진 로버트 하워드의 작품으로 그는 판타지매니아가 아니라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보다 더 먼저 판타지장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몇차례 영화화되기도 했으며 판타지와 호러, 탐정과 역사를 넘나들며 폭넓은 분야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때는 16세기,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와의 통치하에 있고 해상에선 해적이 출몰하고 흑마법과 주술이 유행하고 신에 맞서는 세력은 모두 악의 세력이며 그들을 신의 이름으로 처단하던 시기이다. 마녀사냥이 버젓이 자행되고 인류가 출현하기전의 공포와 마법이 판치고 지하 미로와 같은 비밀스런 장소와 고성들이 움침함을 더한다.
영국 청교도인 솔로몬 케인은 냉정하고 강인하며 표범과도 같은 날렵한 전사로 이교도와 악의 세력을 응징하는 신의 도구임을 자처한다. 시종일관 어두움과 원시적 공포, 악의 세계를 대변하는 검정색과 핏빛 선홍색 딱 두가지 색으로 이 책의 분위기를 대변할 수 있다.
아프리카 오지를 떠돌며 기이하고도 경악을 금치 못하는 악의 세력들과 대결하는 피비린내나고 선혈이 낭자한 목숨건 한판 승부, 치열한 싸움 이야기다. 나니아 연대기처럼 절대악과의 대결구조는 결코 아니다. 상대방 역시 인간이기에 사악함을 저주하지만 일만의 죄책감도 없지 않다. 그의 고뇌와 고민이 곳곳에 드러나고 적에대한 연민도 묻어난다. 그가 결코 신이 아니기에.
솔로몬 케인은 성경을 바탕으로하는 나니아 연대기처럼 절대악과 선의 싸움도 아니며 해리포터와 같은 마법사들 이야기도 아니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처럼 초능력을 사용하는 슈퍼 히어로의 이야기도 아니다. 지금까지 읽어 왔던 판타지를 넘어선 한 인간의 이야기일 뿐이다. 피비린내나는 살육과 기묘한 분위기의 원시밀림, 그속에서 마지막 고대인들의 후손도 만나게 되고 하늘을 나는 조인족들과 식인족, 원시부족, 죽은 영혼을 불러 올 수 있는 주술사도 만나게 된다. 잉카문명이나 마야문명처럼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은 거대한 석제 도시를 배경으로 선과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 사나이의 집념과 모험이 있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매력적인것은 마치 그의 싸움 현장을 보는듯한 살육장면의 묘사와 섬뜩한 공포,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에 있다 하겠다.
단편임에도 서로 맞물려 있는 9편의 이야기는 작가의 뛰어난 재능을 충분히 알수 있으며 미완의 작품의 결말이 못내 궁금하다.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이가 없기에 그가 좀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물며 집필 활동을 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경이 중세일 뿐, 웨스턴영화나 홍콩 영화처럼 무수한 총격신에서도 죽지 않는 불사신 외로운 반항아, 정의의 심판자 솔로몬 케인을 만나 보자. 총 과 칼 그리고 액션을 좋아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