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에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비켜보는 것일 게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죽기 마련 일지라도 막상 눈앞에 닥치게 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누구에게나 닥치게 되는 예견된 일이라 해도 죽음을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기에 죽음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을 우린 성인이라 하지않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 본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조차 없으며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나 크다. 죽음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 열세살 알리스는 말한다. 죽음이란 너무나 거대한 것’이라고. 작가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평범함 속에 녹여내 간결하고도 진솔하게 우리에게 들려준다. 죽음과 삶의 의미를. 비록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는 볼 수도, 목소리 조차 들을 수도 없게 된다 할지라도 삶이란 계속되는 것이라고 조용히 속삭인다. 알리스는 엄마의 죽음을 지켜보며 천천히 깨달아 간다. 돌이킬수 없다는건 결코 되돌아갈 수 없다는 뜻임을. 그녀에게만 관심을 쏟고 그녀의 이야기를 자상하게 들어줄 엄마가 없다는 사실은 되돌릴 수 없는 일임을. 엄마는 죽음을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을 평화롭고 품위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딸을 위해서라도... 죽음을 목전에 두고 엄마의 마자막 말은 "오렌지를 사 오는 것 잊지마!" 그말은 알라스에게 살아라, 내딸아, 살아야한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심지어 죽음이 눈앞에 와 있다 할지라도 오렌지 사오는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삶은 계속되니까. 엄마의 그 말이 알리스를 계속 살게하는 힘이 되었다. 엄마의 죽음 후 여러사람의 사랑과 우정으로 서서히 정상적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빠에게도 비르지니라는 여자친구가 생겼다. 엄마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란 생각과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사이의 고민과 갈등을 겪고난 뒤 아빠와 알리사는 다른 세상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날과의 작별을 고하고 혀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비르지니는 천천히 부녀의 삶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엄마를 일찍 여읜 것은 그녀의 삶이고 운명임을 받아 들이는 알리사. 그녀가 정말 씩씩하게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니 코끝이 찡하다.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그에 감사한다. 그리고 사랑의 기억들은 부술수도 지울 수도 없으며 마음속 보물상자 속에서 언제라도 꺼내 볼 수 있는 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