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가진 부모라면 사춘기 딸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닐 것이다. 통 속마음을 알수가 없기에 답답하기만 하고 어르고 달래고 때론 야단도 치며 한바탕 전쟁을 치르곤 하지만 의젓한 어른으로 성장하기위한 성장통이라면 자기 몫을 감당하고 세상과 당당하게 마주하길 바랄 뿐이다. 사춘기 고등학생 룰라와 그녀의 일기장을 통해 문제의 해법에 이르는 길을 생각해 본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와 떨어져 엄마와 두 동생들과 사는 룰라는 엄마와 모든 것을 공유하며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던 사이였다. 하지만 사춘기기에 들어서면서 모든게 변하기 시작했다. 가족이나 부모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자신만의 세계을 갖고자 하고 오롯이 자신의 의지대로 그녀의 삶을 결정하고자 한다. 엄마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생기기 시작하고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가득찬 세상 밖으로 한걸음 내딛으며 그렇게 세상을 알아가는 중이다. 롤라의 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심상치 않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정신 없는 생활의 연속이다. 잘친들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끼고, 남자 친구와는 사이가 멀어지고, 엄마의 간섭이 귀찮으면서도 막상 엄마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은 견딜 수 없어 한다. 왜 엄마와 나는 서로의 몸을 자신의 것처럼 생각하는 걸까? 누구보다 가까웠던 우리인데 왜 점차 멀어지는 걸까? 어디서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는지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룰라는 그런 그녀의 고민과 속마음을 비밀일기장에게 고백한다. 사춘기 소녀 룰라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며, 그 속에 녹아 있는 롤라의 고민과 갈등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하고 한바탕 웃기도하고 도대체 딸들이란 이해 할수 없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하며 푹 빠져 든다. 때로는 친한 친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조차 하지못한 고백을 일기장에 털어 놓기도 한다. 우리가 익히 해 왔던, 또는 하고 있는 고민을 우리의 딸들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끊임없는 질문들로 채워진 일기장. 이 질문들은 몸은 다 큰 성인이지만 아직은 미흡한 청소년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우연히 딸의 비밀일기장을 보게된 엄마는 서로 대화의 부족으로 인한 오해 였음을. 가까운 사이 이기에 말로 일일히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모두 이해하리란 생각은 착각임을 깨닫고 딸에게 편지를 쓴다. 엄마가 되는 것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배우는 일이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학습 과정은 딸이나 엄마 모두에게 똑같이 힘든 일임을 딸에게 이야기 한다. 자신을 희생하며 언제나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이땅의 엄마들과 프랑스의 엄마는 분명 많은 것들이 다르리라.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며 가장 힘든 순간, 제일 먼저 달려올 사람은 엄마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