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었던 '새피의 천사'를 읽어 보았다면 바나나하우스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으리라. '인디고의 별'로 바나나 하우스 식구들과는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되었다. 힐러리 매케이의 이야기 풀어가는 솜씨를 알기에 왕따와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다하여도 감동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리라 기대하며 책을 펼쳐 들었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극지 탐험가를 꿈꾸지만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인디고, 하지만 이층 창턱에 걸터앉아 있는 훈련을 통해 그런 그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한다.‘인디고의 머릿속 보물상자’라는 목록을 만들어 그 목록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하고만 교류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자신민의 여행을 해 왔던 인디고는 이제 열두 살, 중학생이 되었다. 새로 들어간 학교에서 만난 반 친구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던 인디고를 괴롭히고. 사춘기 소년에게 새로운 세계는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자신을 괴롭히는 같은반 패거리에 맞선 인디고는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된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톰이라는 이상한 소년이 인디고네 반으로 전학 오게 되고, 인디고를 향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의 대상이 톰에게로 옮겨가게 된다. 학교 패거리의 폭력에 맞서는 둘 사이에 묘한 유대감이 싹트게 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조심스레 우정을 키워가는 인디고와 톰, 그러면서 둘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입양과 왕따문제 뿐만 아니라 부모의 이혼과 이복형제 등 최근 우리사회에서도 만연한 문제들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것도 무겁지 않게. 왕따는 피하면 피할수록 더욱 더 끈질기게 괴롭히고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군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인디고와 톰을 통해 집단 따돌림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비록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 취급을 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인디고지만 톰이 패거리의 먹잇감이 되기를 거부하고, 언제나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를 깨닫는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해결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미래와 희망을 본다. 저마다 톡톡튀는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은 바나나 하우스에 모이면 편안해 지는 이유는 무얼까. 자신들이 할수 있는 일들을 시키지 않아도 마치 카슨씨 가족의 일원인양 하게 된다. 그 곳에선 저마다 쓸모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되고 소속감이나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곱씹어 생각해 본다. 다양한 인물과 좌충우돌 정신 없는 이야기속으로 숨 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들의 일원이 되고 그들에게 동화되 버리고 만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해결점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고, 때로는 감동적이고, 때로는 유쾌하게 한바탕 웃다보면 어느새 모든 문제가 부질없이 느껴지곤 한다. 그것이 바로 바나나 하우스의 매력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