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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바쁜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사치품이 아닌 생활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생활의 편리함을 담보로한 자동차 사용은 치러야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탄소배출로인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고 공해문제가 그렇고 밤낮없이 발생하는 교통사고 또한 어쩔수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목숨을 담보로한 고개운전이나 졸음운전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자동차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아찔한 공포를 떠울리게 하고 인간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추돌사고, 불법주차, 쓰레기 투척, 교통법규 위반 등 교통사고의 원인과 피해 규명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교통경찰의 이야기를 담은 이책은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교통경찰들의 힘든 모습도 엿볼수 있으며 잘못된 습관을 반성해 본다.
일본 미스터리 대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이기에‘교통경찰’이라는 주제 아래 여섯 편의 누구나 겪을 수 있기에 공포와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담을수 있지 않았을까. 그의 초기작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짜여진 구성과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들어맞는 이야기의 결말, 그의 작품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천사의 귀」는 한밤에 발생한 외제차와 경차의 충돌사고로 인해 경차운자가 사망하고 동승한 여동생은 앞을 볼수 없는 장애인이기에 결백을 주장해도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가 지닌 신비한 청각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지만 섬득한 여운이 느껴짐은 왜일까?
교통법규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걸까?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지만 두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있을까? 과연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 사람보다 우선시 될수 있지를 물은 「분리대」, 초보운전 마크가 부착된 앞차의 느린 속도로인해 짜증이난 운전자. 자신의 진로를 방해한다고 여겨 장난삼아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단순히 심심풀이 삼아한 시작한 행동이지만 정작 초보운전자에겐 죽음의 공포를 갖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공감 할수 있는건 초보운전 시절이 있었기에 같은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이리라.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에 경각심을 갖게한「위험한 초보운전」초보운전석에 앉아 진땀 흘리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일을 망각하고 초보운전자를 만나면 짜증부터 내고 경적을 울리는 부끄러운 내자신을 만난다.
우리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불법주차로 인해 누군가의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행여 생각이나 해봤을까, 흔히 자행되는 일들로 인해 다른사람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섬득한 기분을 갖게 해준 「불법주차」, 길거리에 함부로 버린 쓰레기조차 누군가에게는 큰 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상황을 그린 「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거울 속으로」에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충돌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사는 목숨을 잃게 되고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장본인은 다름아닌 유명한 대기업의 육상부 코치라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는 운전자.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게되는데..... 몸에 익은 운전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뀔수는 없음이니.
늘상 자동차를 이용하므로 자동차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은 역시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머리가 곤두서는 공포를 느낄수 밖에 없다. 무서운 얼굴의 살인자도 살인의 뜨렷한 동기도 없다. 장소 또한 특별한 곳이 아닌, 바로 집주위나 매일 출퇴근하는 도로변이다. 다만 그 흉기가 다름아닌 자동차임을 상기시키며 히가시노 게이고는 말한다. 교통사고를 통해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