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만나본 이름 석자'임꺽정' 80년대 금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폭넓은 독자들의 인기를 누리던  이 책을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에 의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 해석하여 '길위에서 펼펴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이라는 제목을 달아 출판하였다.한때 임꺽정과 장길산을 비교하며 토론하고 밤새우던 객기어린때가 내게도 있었음을 떠올리며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비정규직과 취업을 못한 배수나 명퇴한 사람들을 일컬어 우리 시대의 마이너라 칭한다면 분명 청석골 칠두령을 비롯한 그의 졸개들은 조선시대 마이너임에 틀림 없다. 비주류임에도 그들의 배짱과 의리, 갖바치의 지성과 미래를 보는 탁월한 안목을 한수 배우게 되길 바라며 그들의 향연에 동참해 보자.
 
특별한 직업도 없는 백수들이 먹고 사느네 어려움을 겪기는 커녕 남들다하는 사랑도 하고 끈끈한 유대감으로 얽킨 우정도 공유하고, 온갖 놀이에도 동참 할수 있엇는지 의하하기만 하다. 우리 시대의 백수들은 직업 없이는 돈 없고 돈 없이는 사랑과 우정은 고사하고 변변한 놀거리 조차 없는게 뼈아픈 현실이다. 무엇이 이들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할수 있게 만드느지 그 차이가 대체 뭘까?  
 
우선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이세상의 차별과 모순에 울분을 터트리기는 하지만 . 직업이나 인종,차별, 자격 등  온갖 주류적 가치에서 자유로울수 있었기에 낡은 의례와 습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창조 할수 있었다
 
그들도 배움의 길을 가긴 했다. 가다가 옆길로 새 놀이로 들어서도 배움이곧 놀이고 배움과 놀이가 따로 없는 이상적인 교육 형태로 각자 잘할수 있는 것을 배워 달인의 경지에 오랐다. '축지법과 장기의 달인' 천왕둥이, '돌팔매의 달인' 배돌석이, '표창의달인'박유복이, '활의 달인' 이봉학이 음양오행의 이치와 술수를 터득한 양주팔과 타고남 장사에 검술과 말타기의 달인 임꺽정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배우기를 주져하지 않고 스승에 거머리처럼 붙에 배움에 올인하는 그들에게 이시대의 백수들이여 힌수 배우길 바란다.
 
칠두령들은 제각기 다른 출생의 비극과 가난과 질병, 멸시와 천대. 원한과 복수로 점철된 인생들이기에 허물이나 자신의 인생역경을 있는 그대로 까발려 터놓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될수 있었기에 목숨까지 걸수 있는 쫀득한 우정을 지닐수 있었다.
자격지심과 비밀,거짓으로 포장된 현대의 백수들이여 이들의 우정과 인생관을 부러워 말고 나부터 친구에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봄은 어떨런지...
 
임꺽정이 여전히 사랑 받는 이유는 리얼리즘에 있다. 그가 의협심에 불타 세상를 바꾸고자 의적이 된건 아니다. 그는 다만 생계형 도적일 뿐이다. 이점은 홍길동이나 장길산과 비교되는 대복이다. 이들은 단지 먹고 살길이 어려워져 길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청석골을 만들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특별한 능력의 달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능력을 돈 버는데 쓰지 않고 백수의 자존심을 지킨다. 능력이 어디 화폐가치로 측정 되겠는가. 오늘의 백수들이여 온갖 자격증, 해외 연수등 스펙 만들기에 공들이며 그대들 자신을 화폐적 가치척도에 종속 시키려 하는가. 시간의 노예로 살지 말고 시간을 부리며 살길, 그 자유 시간들을 아낌 없이 신체적 능력을 확장하는데 쓰고 불안해 하거나 두려워 말고 행운과 마주 할때 배짱과 호기로 당당히 기회를 잡기 바란다. 참고로 이책을 읽기전에 필히 임꺽정을 읽고 본다면 좋을듯 싶다. 그래야 제대로된 마이너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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