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위에서 평론가 백지은 씨가 말한 '서사를 이어가는 방식의 독특함'과 '그 방식의 뚜렷함'은 무얼 뜻하는가. 이에 관해 나도 나름의 답을 해보자면: ① 위수정 씨의 소설은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을 밟는다. 보통 소설가들은 이야기에 '반전'을 주려는 목적으로 중반에 과거 회상을 끼워 넣거나 초반부터 미래 시점을 제시하는 식으로 시간을 꼬는 데 반해 위수정 씨의 소설은 대체로 시간 순서를 '그대로' 보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② 등장인물들도 독자들도 앞날을 모른다. 같은 시간 선상을 밟으므로 등장인물과 독자는 다가올 앞날을 함께 겪고 서로 동화된다. 그(등장인물)가 겪는 일이 나(독자)도 겪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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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소설은 독자가 등장인물에 이입되도록 설계된다. 그러나 위수정 씨의 소설은 (어쩌면 이게 가장 특별한 점일 텐데) ③ '사건'을 쫓는 요즘 서사들과 달리 '감정'을 탐구하는 데 집중한다. 단순히 등장인물과 독자가 같은 사건을 목격하고 놀라워하는, 그 정도의 감상에 그치지 않고 그 장면을 '같은 눈'에서 바라보고 느낄 수 있도록. 예컨대 사건의 관점에서 보면 초반의 동물원 장면(내가 쓴 6번 글 뭉치)은 이후 전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독자는 함께 겪는다. 넘어진 아이와 남자의 욕지거리를 듣고, 공룡 풍선을 훔쳐 달아난다. 그 불안함, 거북함, 통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