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욱 씨의 글은 취향을 탈지언정 일단 기호에 맞으면 도저히 읽기를 관둘 수 없게 만든다. 이야기도 흥미롭고, 이야기하는 방식도 흥미롭고, 이야기를 짓는 문장마저도 흥미롭다. 내 딴에는 그렇다. 여기 실린 단편들의 첫 문장만 떼어 보아도 얼추 감이 잡힌다.
경험이란 무엇일까? 입는 것일까? 먹는 것일까? 바삭바삭한가? 물렁물렁한가? 경험이 모여 추억이라는 게 되는 것일까?
(「행자가 사라졌다!」)
저는 복화술사입니다. 여러 가지 목소리를 가졌어요. 진짜 내 목소리가 뭔지 헷갈릴 때도 나는 여러 개로 흩어진 나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의심스러우신가요? 의심스럽다고요? 야 이 새끼야,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복화술사」)
우리는 누구나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 공무원이 드러머가 되고 싶고, 은행원이 이종격투기 선수가 되고 싶고, 모범생이 일진처럼 존나 욕을 해대고 싶은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그러니까 취향을 탈지언정 누군가는 이런 문장 다음에 이어질 다음 문장을 기다리며 읽는다는 소리다. 당신이 느끼기에 어떠한가? 나와 같다면, 당신도 이장욱을 좋아할 확률이 절반 이상은 되었다고 본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