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다이나믹스에서 유투브에 올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이족보행로봇 아틀라스의 동영상을 보니, 인간의 멸망은 과학자들이 강조하는 핵무기에 의한 것이 아니고,  결국 인간 진화의 끝자락에는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지고, 로봇 종족만이 살아 남아 이 푸른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흔히 인간의 노동력 대체가 로봇일 것이라고 예견하는데, 로봇의 노동력 대체와 A.I. 로봇의 서비스 대체는 자본에 의해 살아가는 인간의 생산과  소비를 더욱더 위축시키고, 결국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필요없는 종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그리고  필요없는 종이란 각인을 우리의 유전자가 빨리 흡수해 다음 세대에 더욱 더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함을써 인구 절벽에 다다르는 것은 아닌지. 지금 세대들도 애 낳아봤자 가진 자들의 노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독신이나 하나로 만족하는데, 로봇이 노동력과 서비스를 대체하면 인간종을 이어가는 것은 무의미한 거 아닌가. 이 지독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움직이고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내가 읽은 A.I의 최고작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프라이데이이다. 이 책 읽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로봇은 상상의 세계에서나 존재하던 것이었는데, 이제 상상의 세계가 아니고 현실이 되기 시작하였다.

 

로버트 하인라인은 남성 A.I가 아닌 여성 A.I를 만들어냈고(남성이 아니고 여성이 주인공이라니, 이 발상만 해도 이 작품이 걸작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중 하나고 로빈스 크로소의 프라이데이와 전혀 다른 종속이 아닌 독립된 주체로 비유함으로써 작가의 미래적 비젼이 드러났다), 프라이데이의 활약상은 액션영화의 남자주인공 버금 간다. (이 작품이 하인라인 말년 작품인 1982년작인데, 영화 에이리언 II 의 시고니 웨버만큼이나 전투적이다)

 

이 책은 마초 같이 생긴 하인라인(외모는 남성우월주의로 가득 차게 생기지 않았음?)의 진보적인, 21세기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진보성이 두드러진 작품인데, 그의 진보적인 상상력이 현실이 될 줄이야. 이번에 보스톤 다이나믹스에서 선보인 아틀라스가 저렇게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하인라인의 소설속 인공지능 로봇인 프라이데이가 탄생하는 건 시간이 걸릴 뿐 곧 다가올 미래의 우리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SF작가들의 일개 공상이라고 치부하며, 그들의 미래 상상적인 비젼을 책으로 읽을때만해도 즐거웠는데, 막상 인공 로봇이 우리 시대에 현실화될 수 있다니, 아무래도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마지막 사피엔스로 사라지거나 혹은 하인라인의 또 다른 SF 소설인 우주의 개척자들처럼 다른 행성을 찾아 거기 행성땅을 개척하고 밭매고 살아야 할지도.

 

한편으로, 아틀라스 로봇 동영상 보며 암울한 미래가 그려지다가도, 22조를 강바닥에 쳐 박는 것보다 암울한 미래가 올 수 도 있지만, 저런 로봇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에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것에 실패를 하더라도,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황금알을 낳을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3월 9일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있다. 혹자는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은 무리라 이세돌의 승리를 예언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인간의 편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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