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음 뉴스 흝어보다가 문래동에 사는 김모씨가 무한동력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기사가 났는데,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0623105714172  결론적으로 말하면,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려고 김모씨와 기자가 작당한 사기기사다. 중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무한생산한다는데 정확한 이론적 근거도 없고 무엇보다 열역학 제 1법칙에서 어긋난다는 말에 피식,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속아넘겨 돈만 챙기려는 사기구나 싶었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얻어진 것이 절대 아니다. 수백년동안 눈에 보이는 자연현상의 물리적 이론과 수학적 증명을 통해 점점 미시적으로 진행되어 얻은 결과물이 현대의 테크놀로지이다. 수백년 전 호기심이 강한 과학자들이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고 그 현상에서 왜, 무엇을이란 의문을 가졌고 그 의문의 해답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심지어 이론과 자신의 상상력과 결합해 수학적 증명을 통해 만든 결과물이 오늘날의 테크놀로지인 것이다.

 

저 기사처럼 김모씨가 만든 영구기관이 물리학의 제 1법칙을 깨트렸다고 자신있게 호언장담할 정도면 그 이론적 근거와 수학적 증명이 발명품과 함께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하는 게 맞다.  중력을 이용했다니... 중력을 이용했다는 것은 우리 지구의 중력장을 이용했다는 말인데, 결국 이 말은 지구란 질량의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말 아닌가. 아닌가. 열역학 제 1 법칙에 위배된다는 말은 걸국 지구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은 채,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었다는 말인가.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열역학 제 1 법칙에서 파생된 가장 위대한 방정식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E =mc ² 이다. 이 말은 모든 질량은 에너지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우리가 읽고 있는 한권의 책의 질량으로 에너지화할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하나의 원자핵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너무 작은 양이어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레오 실라르드가 하나의 원자핵이 붕괴되면서 인근의 다른 원자핵을 순차적으로 붕괴시키는 연쇄반응을 이용하면 우라늄같은 물질의 원자핵 하나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수조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므로써,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 이론적 바탕이 되어 나온 결과물이 비극적이지만 바로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소....).

 

그런데 김발명가는 열역학법칙과 상관없이 에너지를 중력에서 얻었다라고 주장하는데, 그럼 인공중력장이라도 만들었다는 말인가. 며칠 전에 테드창의 <이해>란 단편을 읽었는데, 호르몬k를 주입해서 인간 이상의 초월적인 지능을 가진 주인공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인공 중력장을 만들수 있다고 하더만,  그럼 영구기관과 동시에 인공중력장 또한 발명했다는 말 아닌가 싶다. 인공중력장을 만들었다는 말은  하인리히의 소설 <우주의 개척자>처럼 먼 목성의 위성까진 아니더라도 지구에 가까운 달에 기지를 만들 수 있는 엄청한 발명이다.

 

하지만 세상을 뒤엎을 발명치곤, 그의 발명을 대한 이론과학자들이나 수학자들의 검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우습다. 심지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그의 발명이 넌센스가 가깝다는 걸 증명해준다.

 

인공중력장을 발명하지 않는 한, 그는 영구기관을 만들 수 없고, 열역학 제 1 법칙에 기반한 중력을 이용해 영구기관을 만들었다면, 지구의 핵분열을 가져올 재앙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스위스에 설치된 LHC의 활동으로 지구가 블랙홀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는 마당에, 중력을 이용한 영구기관이라니. 차라리 테슬라처럼 진공에서 에너지를 얻어 영구기관을 만들었다고 속이지.

 

미치오 가쿠는 자신의 저서 <불가능은 없다>에서 영구기관에 대해 언급했다. 과학의 무한도전에 긍정적인 그조차 영구기관에 대해 회의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시작 아이모프의 고전소설 <신들 자신>에 서기 2070에 한 무명의 한 화학자가 우연한 기회에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을 개발한다. 소위 전자 펌프라는 불리는 이 장치는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 이로써 그는 인류 문명을 에너지 위기로부처 구원한 역대최고의 과학자로 추대된다. 아시모프는 이를 두고 "전 세계에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산타클로스나 알라딘의 요술팸프"라 표현했다.그 화학자가 설립한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으로 등극하고, 석유나 가스 , 석탄, 핵원료등 기존의 에너지원을 공급하던 기업들은 모두 파산한다...........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성취를 축하하고 있는데, 한 물리학자만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자문한다. "이 공짜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결국 그는 비밀을 알아낸다..

 

에너지 손실없이 영원히 작동하는 영구기관은 유사 이래 모든 발명가와 과학자, 그리고 온갖 사기꾼들의 영원한 성배였다 (p 393~394)

 

 

그러나 이 모든것은 더욱 심오한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애 열역학법칙들은 다른 법칙보다 우선하는가? 이 지룸은 열역학법 제 1 법칙이 발견된 후로 과학자들의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열역학법칙을 피해 가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여파는 세상을 뒤흔들고 남을 것이다.

 

나는 대학원 학생시절에 에너지 보존 법칙의 근원을 깨닫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리gkr의 기본 원리중에 뇌더의 정리Noether's theorem라는 것이 있는데, 그 내용인즉 물리계가 어떤 대칭성을 갖고 있으면 거기 해당하는 보존량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었다(이 정리는 1918년에 수학자 에미 뇌더가 증명했다). 우주를 다스리는 법칙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법칙이다(또한 어떤 방향으로 이동해도 물리하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운동량보존의법칙이 얻어지며 공간을 회전시켜도 물리법칙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각 운동량보존법칙이 얻어진다).

 

 이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내가 받았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때 문득 내 머릿속에는 수십 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빛의 스펙트럼이 지구에서 발생한 빛의 스펙트럼과 완전히 똑같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태양이나 지구가 존재하지 않던 수십억년 전에 우주의 끝에서 방출된 빛이 오늘 날 지구에 있는 수소, 헬륨, 탄소, 네온등에서 방출되는 빛과 동일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물리학의 기본법칙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p408~409)

 

미치오 가쿠의 말에 의하면, 지난 수백년동안 영구기관을 끈질기게 연구한 끝에 열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완성할 수 있었고, 영구기관은 절대 실현될 수 없지만, 그 덕에 증기기관의 기본 원리를 터득하고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의 기계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언젠가 열역학 법칙이 깨질 수 있다. 가쿠도 회의적이긴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모든 물리학 법칙이 그렇듯,그 단단한 이론을 깨드리려면 이론적 근거와 수학적 증명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하며 그 법칙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한사람의 돈키호테식 도전이 아닌 많은 이론적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협력하에 작업해야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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