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무척이나 맛깔나게 썼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강의를 직접 듣는 것처럼 가볍고 친근한 투로 진행을 했다. 영화 <중력>을 보고 중력이란 무엇인지? 중력이 우리 혹은 사물에게 어떤 작용을 하고 중력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지금 중력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 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유용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몇 개의 오류가 눈에 띈다. 예전에 읽었던 월터 르윈의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을 읽지 않았더라면 작가의 실수나 혹은 편집의 실수를 모르고 지나칠 뻔 했는데 르윈의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과 비슷한 진행을 해서 오류가 확연하게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실험의 결과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1971년 아폴로 1호의 스코트 선장은 달의 표면에서 같은 실험을 행했다. 공기 저항이 없는 달표면에서 쇠망치와 새의 깃털을 동시에 떨어뜨렸더니 정말로 똑같은 속력으로 낙하하였다. p33
데이빗 스코트 선장이 탄 아폴로우주선은 1호가 아니고 15호였다. 이건 편집자의 오탈자 같은데, 아폴로 1호는 발사전 지상에서 화재가 나 그 안에 있던 우주인 3명 모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던 비운을 겪었던 우주선이었다. 나사가 제공한 영상에서도 알다시피 무거운 물체나 가벼운 물체를 동시에 떨어뜨렸을 때 공기의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는 똑같이 떨어진다. 영상 보면 알겠지만 무게가 다른 두 물체가 동시에 땅에 떨어지는 순간 진짜 신기함.
학교에서 `질량과 무게는 다르다`고 배웠을 것이다. 질량은 움직이기 어려운 정도를 나타내고 무게는 중력의 크기를 나타낸다고 배웠다......... 이에 대한 정밀한 실험이 행해져서 질량과 무게가 10조분의 1의 정밀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질량`과 `무게`는 현실적으로는 같으며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p36
음 ....... 이 대목은 혹 월터 르윈의 이 책을 가지고 있다면 무게와 질량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한 66~75p를 읽어봤으면 한다. 작가 오구리 히로시의 딱 떨어지는 단언처럼 무게와 질량을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르윈 교수의 말을 잠시 빌려 요약하면 무게는 중력의 가하는 힘에 따라 변할 수있다. 예를 들어 질량 55kg인 사람이 집에서 몸무게를 잴 때 55kg이라고 저울이 눈금을 가리켰다고 치자, 그럼 이 사람의 질량과 무게는 55kg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가속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몸무게를 재면 뉴턴의 제 3법칙에 의해 66kg이 된다는 것이다(르윈 교수의 69~75페이지의 글을 요약하면 이렇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뉴턴 방정식, 중력의 가하는 힘과 질량을 길게 설명한 것을 두 줄로 줄인 것이다).
어떤 물체의 질량은 우주의 어디에서나 똑같다. 우리 몸의 질량은 달에서나 소행성의 표면에서나 우주 공간 어디에서나 똑.같.다. 변하는 것은 무게다. 무게는 중력이 작용한 결과이다. 다시 말해 무게는 힘인데 여기서 말하는 힘의 원천은 중력이므로 지구에서의 경우 무게는 질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것, 곧 F=mg이다.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 p66>
르윈 교수는 우리의 몸무게를 말할 때 일상적으로 질량 단위보다 무게 단위가 익숙한 것뿐이라 말하고 있다. 너의 몸무게가 얼마야?라고 말하지 질량이 얼마야?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 오구라 히로시의 글이 사실 너무 간략해서(그는 총 분량 270p안에서 뉴턴이론 맥스월이론 아인슈타인 이론 그리고 초끈이론까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오해하는부분이 있을 수가 있겠지만, 혹 이 두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은 참고 했으면 한다.
갈릴레오가 죽은 해에 태어난 뉴턴이 갈릴레오가 시작한 역학을 완성해 낸 것 처럼, 맥스월이 죽은 해애 태어난 아인슈타이는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의 의를 끝까지 밝혀냈다. 61p
이 대목은 진짜 어이가 없었는데, 과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필수적인 구글 검색을 제껴두고 누군가 착각한 실수를 되풀이 하다니... 왜 이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이건 구글 검색만 잠깐 해도 사실을 알 수 있었을텐데. 뉴턴은 1643년 1월4에 태어났고 갈릴레오는 1642년 1월 8일에 죽었다. 갈릴레오가 죽은 해에 뉴턴이 태어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갈릴레오가 죽은 해에 뉴턴이 태어났다는 것으로 아는 블로거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 단지 나는 르윈 교수가 쓴 책에 갈릴레오가 죽은 다음해에 태어난 뉴턴이란 대목을 기억해서 저 대목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긴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