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김종삼

 

아침에 라면을 맛있게도 먹었지

엄만 장사를 잘 할 줄 모르는 행상이란다

 

너희들 오늘도 나와있구나 저물어 가는 산 허리에

 

내일은 꼭 하나님의 은혜로

엄마의 지혜로 먹을 거랑 입을거랑 가지고 오마

 

엄만 죽지 않는 계단

 

작년만 해도 색종이로 카네이션꽃을 만들어 아침에 주더니

오늘은 종이꽃마저 주지 않고 갔다.

어제 편지를 썼네 어쩌네 하더니~

아침에 청소기 돌리다 아,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두 놈 다 카네이션꽃도 안 주고 갔다는 생각이

그 때서야 들었다.

난 상관 없지만 출근하는 애아빠에게는 종이카네이션이라도

달아 주어야 기운이 날텐데~

아침에  서로 정신 없이 먹고 씻고 차려 입고

나가는 바람에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것을 까먹었나 보다.

 

김종삼 시인은 엄만 죽지 않는 계단이라고 했는데

아이들에게 난 공포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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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5-08 13:34   좋아요 0 | URL
저희 집 중딩 아들놈은 지 어미한테만 선물하고 저는 '생까고' 가버렸어요. ㅋ

기억의집 2013-05-08 15:52   좋아요 0 | URL
우째요. 서운하셨겠어요. 우리집 중딩놈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후다닥 가버려서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것도 몰랐을 거에요. 작년만 해도 종이카네이션 접어서 가져오더니...초등마인드가 이젠 완전 중딩화 되었나봐요~

저는 이따 두 아이에게 둘이 합해서 저녁 사 달라 할 거에요. 어버이날 선물로~

아영엄마 2013-05-15 14:3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사주는 맛있는 저녁 드셨나요? ^^
저희집은 작은 딸내미가 이 때 수학여행 가고 집에 없어서 문자로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날리더이다. 큰 딸내미는 날도 더운데 먼 곳 까지 걸어가서 조각케이크랑 빵 사서는 손수 접은 종이 카네이션도 붙여가지고 주더라구요. 말 표현은 잘 안해서 무정한 타입이다 싶어도 이런 거 보면 속 깊은 녀석이구나 싶긴 해요. ^^

기억의집 2013-05-16 07:57   좋아요 0 | URL
그 날 애아빠가 회식하고 오느냐고 애들하고 집에서 밥 먹었어요...좀 편할려고 했더니. 어제 이 페이퍼 댓글 보고 달아야지 했는데 약속 있어 나갔다가 밤 11시에 들어왔어요. ㅎㅎ 전 스마트폰으론 죽어도 글 못 쓰겠더라구요.

아영이가 속 깊다니깐요. 그러니깐 아영이 스스로 공부하는 거죠. 철 없으면 왜 나는 학원도 안 보내준다고 공부 안 할거요. 아영이 보면 대견해요. 언니, 그러니깐 방학중에 영수 학원 목돈 들더라도 꼭 보내세요.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