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세이초의 총 판매부수가 1억부라는 알라딘의 광고를 보는 동시에,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씨가 판매부수 천만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글을 떠올리며, 와우! 1억부라니, 그렇게 잘 팔린다는 공지영씨도 천만부가 아직이라는데, 일억부면 우리 나라 인구 두배잖아~라며 세이초의 소설이 많이 팔리긴 팔리는구나, 라며 감탄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마트에 장보다가 우유가 싸길래 덥석 집어 온 매일 우유의 스티커보면서 책판매 일억부가 정말 많은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십년도 안 되는 기간동안, 저 큼직한 우유가 오억개가 팔렸단다. 오억개~ 먹는 것과 책 판매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책 안 읽고도 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유 없이도 살 수 있지 않나. 지난 이십년동안 우유보다 책을 많이 산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물론 나는 책을 꼭 읽어야한다는 생각하진 않는다. 까 놓고 말하지만 책 안 읽어도, 기본적인 에티켓만 지키고 살면 세상 살이는 어렵지 않다. 세상을 무식하게 살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어차피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고 모든 지식을 다 습득할 수는 없다. 오히려 거짓된 프레임과 오류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책일 수 있다.

 

고전이나 인문학을 많이 읽어야 주장하면서도 과학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어떤 한 분야의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 자체가 지식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할 수 없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래나 저래나 지식의 전체가 아니고 부분일 뿐이다. 우리는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지식 전체를 얻는 것이라고 거들먹 거리지만, 사실 지식의 일부분만 얻는 것이다. 그것도 지극히 일부분만. 지극히 일부분의 지식의 얻고 살아가는 것이나 아예 없이 살아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또한 그 차이가 얼마나 되겠냔 말이다. 오십보 백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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