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길 - 상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짐승의길>이라는 제목에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듯이, 비상식과 비뚤어진 욕망으로 가득 찬 인간군상을 그려냈다. 1964년 작이라 현재의 리얼리티와 거리감이 있어 재미면에서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 전개의 속도와 흡입력이 대단하다. 책을 손에 쥐고 쭈욱 고속도로를 달리고 싶은데 운전자인 나는 주변 상황때문에 막혀 있는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지난 목금 이틀만에 1권을 다 읽고, 주말에는 바빠 월요일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이 책의 마지막을 읽느냐고 저녁도 늦게 해서 먹을 정도 였다. 아들애가 배 고파 죽겠다고, 밥 달라고 쌩 난리를 쳐서 조금만 더 읽으면 되는데, 금방 계란 후라이드도 2개나 해 먹었으면서 하지만 엄마의 도리는 해야지라고, 속으로 쫑알거리며 할 수 없이 책 털고 읽어나 대충 삼겹살 구워서 밥 해주고 애아빠한테도 상 위에 된장찌개 끓여주고(정말 밥상위에 밥 하고 된장찌개 하나 놔 주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마무리 했다. 애아빠 성격이 좋으니깐 암말 하지 않았지, 지랄 같은 성격의 남편 만났으면 난리 났을 것이다. 책 읽느냐고 밥상에 된장 찌개 하나가 말이 되냐고.

 

세이초가 평소 소설은 재미있어야한다는 신념이, 이 장편에도 살아있어 시간의 큰 간격 차이(근 반세기의 작품)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한 명의 캐릭터를 중심(나는 말단 경찰 하사쓰네의 역활을 상당히 기대했는데)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 아니고 몇 명의 인물들을 내세워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데, 이야기의 전환이 약간 부자연스러운 것도 없진 않지만, 일본 우익의 지는 권력과 떠오르는 권력의 교차로같은 소설이며, 일본우익에 대한 추악함이 그대로 드러나 세이초의 일본 우익에 대한 혐오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의 사항: 이 책은 줄거리를 미리 알면 국도 타는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되니, 그냥 줄거리는 모른 채 읽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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