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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2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에서 오하쓰 시리즈(우리나라에 나온 작품중에서 흔들리는 바위, 미인)를 가장 재미없게 읽은 나는 이 작품도 역시 그렇겠지 하면서, 순전히 북스피어 출판사에 대한 애정으로 구입했는데, 오홋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의 오하쓰에 관련된 단편은 두 편이며, 이 두편의 단편에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에서조차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둘째 오빠 나오지가 나온다. 근데 이 오빠의 등장과 활약이 신선하다고 하기엔 뭣하지만 은근 소설을 재밌게 꾸며주고 있다. 인물 하나가 이렇게 작품을 살릴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이 단편집이 미야베 미유키의 데뷔초기작이라는데, 나중에 나온 오하쓰 시리즈보다 이야기에 힘이 있고 탄탄하며 상징적이다. 그러고 보면 나이가 들수록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젊었을 때의 무모하고 열정적인 힘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활을 하지 않나 싶다. 나이가 들수록 세계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고(좁아질 수 있다고 해야하나) 무기력 해 질 수 있으니깐. 이 작품을 통해 그녀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쓴 활기 찬, 내부에 쏟아져 나오는 신기어린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도 그 시절의 그녀를 보는 것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