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트의 별 - 우주 크기의 실마리를 푼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리비트의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
조지 존슨 지음, 김희준 옮김, 이명균 감수 / 궁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읽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정말 이 책은 구체적으로 뭘 말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리비트에 대한 평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주에 관한, 분량이 얼마 안되는 작품치고는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 만만치 않다. 차라리 이 책을 읽을 봐엔 사이먼 싱의 <빅뱅>중에서 3장 대논쟁편을 찾아 그 챕터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과 사이먼 싱의 <빅뱅>의 대논쟁의 글이 일치하니깐. 게다가 쉽고 재밌기까지 하다.

 

저자는 리비트가 무명의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여성과학자라고 말하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공.정.하.게.도 우주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천문학사에서 애니 점프 캐넌과 함께 리비트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과학사가는 없다고 단언한다.

 

대체로 과학사가들은 리비트의 소논문 <소마젤란성운의 25개 변광성의 주기>라는 변광성의 표준척도 덕에 변관성과 변관성의 거리 측정이나 지구와의 별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대기가 공기가 아닌 에테르가 감싸고 있다고 믿었던 19세기 후반의 과학 지식과 기술로는 변광성의 밝기와 주기를 관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의 싸움이며 엉덩이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망원경을 통해 사진기으로 밤하늘의 별들을 촬영한 사진이 오면 리비트나 리비트와 같은 일을 하는 여성들(19세기 후반 하버드 천문대장 피커링이 사진을 분석하는 일이 남자보다는 여성이 더 적합할 것 같아 여성팀을 만들어 분석하게 하였다) 이 그 사진들의 별의 밝기와 위치를 체크를 한다. 

 

어디에서나 달인은 나오기 마련. 피커링의 여성분석팀 중에서 리비트는 두각을 나타낸다. 그녀는 다른 지역에서 촬영되어 몇 개월에 걸쳐 배달되어 온 별사진 건판을 통해 변광성 전체의 절반인 2,400개를 혼자 찾아낼 정도로 변광성의 달인(프린스턴의 찰스영 교수가 그녀를 지칭할 정도로) 되었다. 그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 우리가 보는 별의 밝기는 겉만 보는 것이다. 그 별이 우리가 보는 것만큼 실제로 밝은지 우리는 그 별 근처에 가까이 가지 않는 이상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별을 걸어서 갈 수 없는 법. 겉보기에 밝은 별과 실제 밝은 별 사이의 밝기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그녀는 별의 밝기와 주기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측정했다. 그래서 얻어 낸 결론이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 사이에는 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을. 하늘에서 두 케페이드형 변광성을 비교하면 지구에서의 상대적 거리를 알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거리 측정은 그 때 논쟁적으로 불붓던 안드로메다의 성운이 과연 은하냐 성운이냐하는 논쟁을 간단히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이 일은 허블이 한 것이지만 리비트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 논쟁은 이론전쟁으로 끝났을 것이다.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은 은하라는 결론을, 우리 지구와 그 은하와의 거리는 약 90만광년이라고 결론을 내었다. 대논쟁을 끝내기 위해 리비트의 관찰은 큰 역활을 한 셈인 것이다.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공식을 설명하는 책도 아닌데 이 책은 참 어렵게도 설명해 놨다. 이런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이야기를 푸는 역량을 알 수 있다. 거의 비슷한 주제의 글을 쓴 사이먼 싱의 <빅뱅>을 다시 떠올려 보면, 싱이 얼마나 글을 낮은 관점에서 정확하게 썼는지 비교할 수 있다. 물론 나의 이해력이 딸리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좀 더 쉽게 좀 더 재밌게 설명했더라면, 이 책의 분량도 그렇고 좋은 책이 될 뻔했는데, 저자의 설명하는 방식이 좀 아쉬운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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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 2015-10-04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확한 지적입니다. 정말 이해하기가 까다롭더군요. 사이먼 싱이 정말 글을 재미있고 쉽게 잘 쓰죠 저도 빅뱅 읽으며 감탄했습니다

기억의집 2015-10-05 09:56   좋아요 1 | URL
쓴지 꽤 되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렵게 읽었던 것 같아요. 그 때 사이먼 싱의 빅뱅을 읽었던 때라 더 비교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 생각하면, 다시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같은 이야기를 쉽게 쓰는 사람이 있고 어렵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긴 하죠.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도 재주긴 해요~

moss9207 2024-01-2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깊이를 모르는 리뷰 ~,,, 천문학 관련 교양 서적을 몇 권 읽은 자로서 쓸 수 있는 리뷰 ~,,, 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한 리뷰 ~ 각성이 필요한 리~ 뷰 ~

기억의집 2024-01-28 22: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지금은 반성 많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 때와 달리 많이 읽고 유튭도 많이 보면서 이 때의 이글이 얼마나 지적 허세로 쓴 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울까 하다가 과학책 읽으면서 한때 저의 오류의 역사이기에 남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