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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텔레비전 궁금한 방송국 - 세계의 텔레비전과 생생한 방송 역사 ㅣ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1
소피 바흐만 외 지음, 김미겸 옮김, 토니두란 그림 / 상수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인 내가 텔레비젼을 잘 안봐서 그런지 우리 애들은 얼마전만 해도 <스타킹>이나 <패밀리가 떳다>같은 예능프로나 드라마의 존재를 잘 몰랐다. 우리 애들이 저런 예능프로가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명절에 할머니와 삼촌들과 함께 예능프로의 재미를 접해본 이후의 일이었다. 그 때 가족들이 거실에 빙 둘러 앉아 예능프로를 보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TV 프로가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에게 예능 프로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난 예나 지금이나 예능이든 드라마든 별로, 애들방에 들어가 나 혼자 책 읽는다).
아이들이 텔레비젼의 프로에 관심을 가지면서, 연예인이나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거나와 작은 TV에서 어떻게 화면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관심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대강 내가 알고 있는 얕삭한 과학적 지식을 통해 예능 프로나 드라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주었는데 내 짧은 과학적 지식으론 아이들은 이해를 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알 게 된 책이 바로 이 <보고 싶은 텔레비젼 궁금한 방송국>인데,
이 책은 텔레비젼이라는 말의 어원과 역사 그리고 방송을 만드는 일, 방송의 역활이나 다양성과 텔레비젼의 미래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다. 텔레비젼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멀리"를 뜻하고 비젼은 라틴어로 "보다"라는 말을 합성해서 만들어졌으며(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어요. 아이들 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책을 읽은 즐거움은 살면서 몰랐던 그리고 성인책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바로 이런 아주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좋답니다) 텔레비젼이 발명되기까지 많은 과학자들과 기술자 그리고 발명가들이 공동의 힘을 보태서 정확하게 어떤 과학자나 발명가가 텔레비젼을 만들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실용적인 텔레비젼을 만든 사람은 영국의 베어드라는 사람이었다. 초기의 텔레비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대중들에게 상품화 되기까지의 과정과 인공위성을 통한 최초의 위성중계까지의 과정이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설명되었다. 게다가 이 책은 특이하게도 프랑스인이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텔레비젼의 역사도 포함하고 있다. 작가가 한국 아이들을 겨냥해 낸 책인지 아니면 삼성의 후원으로 책을 낸 것인지 알쏭달쏭하지만 여하튼 우리의 텔레비젼 역사와 곳곳에 우리의 텔레비젼의 현황이 나와있는데 최장수 드라마로 우리의 <전원일기>도 소개 되어있다는.
아이들에게 TV에대한 짦막한 지식에서부터 역활과 기능까지도 잘 소개되어 있는 책이다.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숙지할 수 있을 만한 책이다. 어른인 나도 텔레비젼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가 재미있었으니깐. 이 책 읽고 나서 갑자기 리처드 파인만의 짦막한 일화가 생각 났다. 난 어린 시절(그러니깐 초등학교 고학년일때도)에 TV를 보면서 TV안에 사람들이 있다고 믿었다. 전파를 통해 수신기로 우리가 수신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 작은 사람들이 그 안에 살고 있어서 뉴스도 보내고 드라마도 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TV의 뒤도 살펴보고 그랬는데, 파인만은 12살 무렵에 동네 망가진 라디오를 다 고쳤다는 일화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12살에 전파의 기능과 라디오 내부에 설치된 기계들의 기능을 알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난 20살이 넘어 무역 회사에 다니면서 라디오나 텔레비젼에 설치된 PCB판을 처음으로 보았고 PCB 기능을 알았는데 말이다. 아마 지금 라디오나 텔레비젼은 PCB판을 사용하지 않겠지만, 어린 나이에 전자 제품의 내부 기능을 알았는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어린 나이일 수록 기계의 내부기능이 하는 역활 그리고 전자제품이나 기계들이 하는 역활들을 빨리 알아챌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아이들에게 기계적인 호기심은 그 아이가 가질 수 있는 과학적인 재능을 빨리 알아챌 수 있는 기회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