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세계문집 내느냐고 정신이 없다. 이번에 문동도 세계문학전집 기획해냈던데.. 일단 겉표지는 쉬크하다. 검은 정장옷을 입은 자태라고나 할까나. 쉬크한 겉표지가 다른 출판사의 세계전집보다 호감이 가고,  마리오 요사의<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나 필립 로스의 <휴먼스테인> 같은 작품이 나와줘서 두말 할 필요없이 구입할 생각이다. 그럼과 동시에 이왕 다른 출판사와 차별을 두어 요사나 로스 그리고 겐자부로의 작품을 낼 생각이었다면, 죠셉 콘라드의 <서구인의 눈으로>나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이번에 같이 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기론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예전에 그러니깐 한 25년전쯤(?) 중앙일보사의 세계문학전집에 번역 출간된 적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때 같은 목차에 콘라드의 <서구인의 눈으로>나 미사나 유키오 그리고 겐자부로의 작품들도 함께 나온 것으로 안다. 출판사마다 세계문학이랍시고 내는 작품이 그 밥에 그 나물인지라 사실 세계문학이라고 요란하게 선전을 한들, 독자가 원하는 좀 더 색다른 작품이 없다면 눈길이나 주겠는가. 다른 출판사의 세계문학은 할인폭이 30%나 되는데...쩝. 

   

 

 

 

 

 

 

죠셉 콘래드는 이상하리만치 우리나라에서는 저평가된 작가이다. 거의 무명에 가깝다고 해도 될 만큼. 끽해야 <어둠의 속>이나 <로드 짐> 정도가 세계문학전집에 편입되어 대학생들에게 읽히는 정도. 하지만  영국문학사에서 콘래드의 위치는 제인 오스틴급이다. 그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바다에서 보내고 나이가 들어서 영국에 정착했기 때문에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영어로 쓰여진 작가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썼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맞추어 제국주의를 비판하고(그게 그의 의도건 아니건 간에) 물리적인 폭력에 맞선 인간의 나약함을 그보다 더 잘 묘사한 작가는 없다. 게다가 그가 만들어내는 인물유형은 어떻고? 그가 <어둠의 속>에서 제시한 쿠르츠라는 인물은 악랄한 약탈자로서의 패러다임을 창조해냈고 수 십년 간 많은 모방자들은 그런 쿠르츠라는 인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쿠르츠를 재창조해내고 있다.  

이거 언제나 궁금했던 건데, 민음사세계문학에서 왜 이 작품을 내지 않는지 궁금하다. 우리 나라 출판 버젼은 청소년용이고 그나마 괜찮다 싶은 게 범우사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범우사는 예전하고 달리 안 댕긴다는 데 문제가 있다. 표지에 비비안 리를 박아 놓든 문동처럼 새까만 쉬크한 표지를 내든 어째든 간에 제대로 된 새로운 버젼(물론 번역도)으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올려면 멀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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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10-01-05 19:24   좋아요 0 | URL
출판사들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책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책을 발굴하는데 더 열을 올렸음 합니다!! 그밥에 그나물이란 말 나오지 않도록^^

기억의집 2010-01-06 10:38   좋아요 0 | URL
겹치는 책이 많지요. 그 말은 고전이 제법 팔리긴 하나봐요.그래서 우리집 책장을 보고 저의 집에 고전이라고 불릴만한 책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랬어요. 고전은 도서관에서 빌려볼래요. 예전에 책 정리하면서 동네신협에 다 넘겨서... 사서 읽고 또 넘길 거 같아서...// 좀 색다른 작품 만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