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ght Before Christmas (Paperback, Special)
Moore, Clement Clarke / Little Brown & Co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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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꿈꾸긴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탸사 튜더의 삶에 공감하지 않는다(풋, 21세기에 19세기 삶이라니!). 게다가 그녀의 그림책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라는 주제의 그림책을 모으지 않았더라면, 돈들여가며 굳이 그녀의 그림책을 사서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그림엔 임팩트도 없고 놀라울 정도의 재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녀에게는, 말 그대로 글을 보조하는 단순 기능인 일러스트 재능만 타고 났다. 그녀의 일러스트는 글을 압도하지 못한다. 그녀의 그림은 글을 뛰어넘거나 반항할 수 있는 똥고집보다는 타고난 순종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그녀가 다른 일러스트보다도 더 많은 삶을 살았음에도 그림책의 대가가 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틀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던 19세기주의적인 순종주의에 있다. 그림책은 단순히 글과 그림이 그려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라는 정의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사람은 모리스 센닥이었다. 아마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튜더와 같은 수준의 그림책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그녀를 뛰어난 작가라기보다는 평범한 작가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녀의 자연주의 홈메이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녀를 기억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며, 자신의 일러스트도 그 책들의 부록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녀의 살림 방식 그대로 묻어난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게 느끼거나 고지식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뛰어난 그림책 대가가 될 수 없었던 이유가 그래서 19세기 삶을 고집했던 그녀의 일러스트는 젊었을 때 보여준 일러스트와 거의 다를 바가 없다.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그녀의 삶은 경탄을 자아낼지언정 그녀의 일러스트 삶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녀의 삶은 존경받을 수 있는 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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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09-12-1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샤의 이전 책보다 이 책은 나은 것 같은데요~ 시원스럽고 솔직한 글, 그래서 제가 기억의 집님 좋아하잖아요.

기억의집 2009-12-18 20:17   좋아요 0 | URL
좀 낫긴 해요. 완전 웃긴건 전 산타가 무슨 산적처럼 묘사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어요. 대체로 좋은 그림책 작가는 어느 부분에선 클로즈업을 할지, 롱숏을 할지, 미디엄 숏을 할지 잘 알거든요. 튜더는 진짜 그런 면에선 꽝이에요. 클로즈업으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잘 그리는 작가도 있는데, 튜더는 그런 면에선 좀 아닌 거 같아요.// 아, 오늘 첫 매직날이어서 그런지 허리가 유난히 아프네요. 흑흑 전 오늘도 냉이 된장국! 연속 나흘째라우^^ 울 남편의 반응이 기대되요!

푸른서재 2019-01-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구입하러 들어왔다 리뷰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쓰신글에 많은 부분공감하며 읽었습니다1962년 처음 출간되고 1975년 1999년 다시 그려져 출간된 이책은 타샤가 84살이 되던해 나온책이죠.타샤 스스로도 그림은 밥벌이 수단이였다고 말할 만큼 그림에 대한 애정은 그녀의 정원에 대한 열정에 한참 못미쳤던 것 같습니다.. 혹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코기빌의 크리스마스라는 타샤의 마지막 작품속 섭화는 들여다 보기 안타까울만큼 허술하답니다. 연필로 그린 그림 속 간판에 글자도 물감으로 맞추어 쓰지 못해 두겹으로 보이고 잘못써서 덧 쓴 글자도 그대로 인쇄 됐지요.

푸른서재 2019-01-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의 모습이 그런 것은 지금처럼 빨간옷을 입은 인상 좋은 할아버지 산타는 1931년 코카콜라에서 만든 상업적인 이미지 라는것...원래 산타의 전설은 4세기 터기 에 살던 키가 큰 성직자 성니콜라우스로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나쁜아이에게는 벌을 주던 사람으로 그려졌기 때문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1915년 태어난 타샤가 어린시절 생각 했던 산타는 저런 모습이였겠지요. 제가 가진 타샤의 삽화책 세라 이야기는 초판 30쇄 발행일 2012년 11월 15일입니다. 1쇄 최소 2000부 라면... 지금도 팔리고 있군요. 지난달에는 타샤의 계절이라는 책이 다시 나오기도 했죠. 이건 타샤가 태어난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삽화가 또는 동화 작가 타샤의 현황이겠지요. .

기억의집 2019-01-06 11:25   좋아요 0 | URL
민트야님 반갑습니다. 제가 일 다니다보니 거의 여기 서재를 방치하고 있는데, 거의 안 들어오고 있거든요. 근데 이렇게 관심 가져 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니 감사하네요. 님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제 글 읽었는데... 낯설어요. 제가 쓴 글이지만... 이 글 읽으면서 내가 이렇게 글을 못되게 썼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가 드니 책을 대하는 태도, 책을 읽는 시선도 변하네요. 왜 이렇게 야박하게 썼는지.... 아마 타샤의 시절에는 저럴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저는 애들이 다 커서 이제는 그림책을 예전만큼 들여다보진 않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설레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푸른서재 2019-01-0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한 일러스트의 삶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며... 알라딘에 조차 올라 오지 않은 사진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2019-01-06 11:28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아주 오랜만에 댓글이 달리니 신기하고 반가웠어요~ 이제 일년에 한번 그림책 살까말까할 정도로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민트야님덕에 다시 그림책 들춰봐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억의집 2019-01-06 11:36   좋아요 0 | URL
성공한 일러스트... 꽤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는 인스타에서 여전히 어린이그림책 도전하는 분들의 그림이 올라오는 인스타 팔로우에서 받아보는데, 최근에 jane newland 라는 분의 그림을 발견하고 정말 기분이 좋았거든요. 뭐랄까, 이 분은 최상의 그림은 아니지만 누구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구나 싶어요. 성공도 여러 단계가 나눠져서 에릭 칼 같은 그림이나 이야기가 최상의 작가가 있는 반면에 방금 언급한 제인 뉴랜드처럼 보편적인 이쁨의 그림정도의 일러스트레이터만 돼도 성공 아닐까 싶어요. 저는 무엇보다 자기만의 색채가 있는 작가가 제일 멋있더라구요~ 말이 길어졌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