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드레스님의 <나의 로맨틱가이드>라는 영화리뷰 읽고 <전 로맨틱 쟝르하곤 거리가 멀어요. 왜케 저 남자주인공 느끼하죠! 라는 덧글을 단 적이 있다>. 그땐 정말 내가 로맨틱 쟝르는 소설이건 영화건간에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 <어글리 투루스>라는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아니다, 나도 한때 로맨틱영화에 열광한 적이 있었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큭, 뭐 이 건조한 성격에 열광까지라는 말은 좀 과장이고, 영화보기를 한창 즐겼던 시절, 그러니깐 20대 시절 골디혼과 맥 라이언이 나오는 영화(혹은 비디오라도)라면 묻지마, 아무 것도 묻지마! 스탈로 무조건 영화관으로 냅다 달려가거나 빌려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홋, 나의 골디 혼 

처음 골디 혼 영화를 접했던 것은 바로 요,요--------->영화, 멜 깁슨과 함께 나왔던 로맨스 짬뽕 액션 영화 <전선 위의 참새>, 죽은 줄 알았던 옛 애인인 멜 깁슨과 우연히 만나 한바탕 대 소동을 치룬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마피아인가 뭔가 하여튼 죄질이 나쁜 범죄자에 대한 증언을 하고 그 보복이 두려워 신분위장을 하면 피해사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멜 깁슨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그녀가 보여 준 연기, 파란 동그란 두 눈을 뜨며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멜 깁슨이 진짜 자신의 전 애인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 특유의 슬랩스틱한 연기. 어찌나 그 과정스러운 표정연기가 압권인지, 영화 내용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녀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만큼 골디 혼의 매력이 듬뿍 들어있는 영화도 없을 것이다. 금발의 맹하면서도 못된(좋은 말로 도도한) 부잣집 마님인 골디 혼이 저 커트 러셀과 처음 대면했을 때 오죽 커트 러셀을 기분 상하게 했으면 골디 혼이 기억 상실증에 걸려 그의 집에 왔을 때 그녀의 집을 찾아줄 생각을 하지 않고 부려먹을 생각을 했을까. 그녀와 그가 한 집에 동거하며 그의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동안 그녀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고 아이들에게는 모성애를 보여주며 결국에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영화. 이 영화에서 그녀는 맹하면서 순진한, 그녀의 낙천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었다. 보는 내내 그녀의 건방은 불쾌함보다 순간적인 유쾌함을 유발하고 그녀의 텅빈 듯한 맹함은 가슴이 따스해지는 그 무엇이 있다. 한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칙릿 소설같으면서도 골디 혼이 아니면 절대로 이 정도의 품격이 나오질 않는 영화. 게리 마샬의 <귀여운 여인>을 언급할 때 나에게 귀여운 여인은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고 골디 혼!  

아, 이 영화도  생각난다, 생각나! 환상의 커플 보고 골디 혼 영화라면 무조건 오키! 하던 때에 나왔던 시간 떼우기용 영화. 밀고 당기며 헐리웃 공식 해피 앤딩 그대로 따라한 영화지만 이 영화도 또한 골디혼의 무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 사실 골디 혼의 영화는 이야기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녀 보는 맛에 본다. 그녀의 생뚱 맞은 둥그런 눈, 그녀의 속살포 같이 빠른 말, 뭔가 생각하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짓는 맹한 표정. 비관과는 거리가 먼 낙천적인 성격. 이런 모습 없으면 골디 혼의 영화는 영화라는 태그가 붙여질 수 없다. 이 영화 내용은 완전히 기억나지 않지만, 세트가 무지 이뻤던 영화! 

   

 

이 영화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둘 다 나온다. 하지만 저메스키가 아무리 뛰어난 감독일지라도 골디 혼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영화라고 밖에..골디 혼은 옵션같은 느낌의 배우였다. 이 영화 보면서 골디 혼은 작은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생각 좀 들었더랬다. 하지만 전선위의 참새는 ? 결국 감독 중에선 배우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감독과 그렇지 못하는 감독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골디 혼의 매력이 전혀 없잖아. 세간에 머리 텅빈 금발배우라는 이미지 박힐까 겁났던 영화였다. 어찌하였든. 브루스도 그렇고 그 걸출난 배우들이 다들 따로 노는 느낌이었던 영화!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끝내 구해보지 못했던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명성이 확고하게 다지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젊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녀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궁금하다.

 

 

 

 

2000년 이후, 그녀가 나온 영화를 챙겨보지 못 했다. 애 키우면서 영화 보는 것이 무서웠던 시절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와일드 클럽>이나 <에브리원세즈아이러브> 같은 영화는 비디오로 빌려 왔지만 잠시도 시간이 나지 않아 보지도 못한 채 갔다 주기도 했다. 어찌하다가 요즘 최근에 그녀의 데뷔작 <선인장꽃>을 토토에서 다운(토토에서 골디 혼이라고 쳐야 나온다. 선인장꽃하면 불건전한 용어라고 검색이 안된다나 뭐라나)  받았다. 그녀의 청초하고 이쁜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저 때도 저랬구나 싶었다. 이쁜 그녀! 지금도 내겐 너무 이쁜 당신인걸!   













 





하하핫, 무섭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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