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칼데콧 수상작인 수잔 마리 스왓슨과 베스 크롬스의 <The House in the Night>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조용한 밤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그림책이다. 수잔 마리 스왓슨이 전래동요를 약간 변형시켜 지은 시에다 베스 크롬슨은 흑백의 촘촘한 옷을 입혔다. 아이들 잠자리에서 잠 잘 때 읽어주기 위한 그림책이라 편안하고 푸근한 둥근 라인의 그림은 자칫 단조로울 것 같은 흑백 그림책을 밤하늘의 별을 수 놓은 것처럼 화려하고, 한편 한편의 이미지들은 상상의 꿈나라로 안내해 줄 것 같다. 이 책의 라임은 읊기 쉬울 정도로 쉽고 운이 맞아 떨어져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할 만한 전래 동요 스타일이다.(우리 아들하고 같이 읽었는데, 요 놈이 상당히 좋아하더라구요^^) 

  






흑백톤으로 이렇게 별이 빛나는 밤처럼 묘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알프레드 노이어의 시에 찰스 키핑이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부정적이었던 찰스 키핑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졌다. 다른 말 다 필요 없다. 진짜 그림 좋.다. 전체적으로 사이키델릭한 이미지들과 신경질적인 라인은 찰스 키핑이 이 시에서 얻은 이미지들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하이웨이맨과 영주딸과의 신분을 뛰어넘은 순수한 사랑과 그 사랑을 꼽지 않는 시선으로 훼방놓는 자, 그리고 그들이 저지른 영주딸의 잔인한 살해와 하이웨이맨의 피 튀기는 복수에 관한 시이다. 모든 장면은 흑백 인화지를 연상시키는데, 그의 섬세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라인이 잔인한 복수의 이야기를 어떻게 완성시키는지, 한편의 시가 그림책 작가에 의해 어떻게 완벽하게 이미지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더할나위없이 본보기로 삼아도 좋은 책이다. 위의 베스 크롬스의 둥근라인과 이 찰스 키핑의 라인을 비교해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존 코이가 글을 쓰고 피터 매카시가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야간 운전을 하며 캠핑을 가는 길 위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인데, 바로 저 장면에 한마디로 뽕가서 주저하지 않고 구입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난 라인이 뚜렷하고 명확한 것을 좋아한다. 라인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피터 매카시의 대부분의 작품이 라인 대신 면을 중요시 한다. 색도 강렬한 색보다는 파스텔톤이 나는 듯한 뿌연 느낌이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이건 전적으로 취향문제죠!) 이 그림은 그의 작품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이 책은 좀 더 노출의 이미지가 강렬한 작품이었다. 흑백이라서 더 그 노출 이미지가 강했던 거 같은데, 기존의 그림책과 다른 접근법이었고 그 이미지가 밤의 서정적을 한 몫 거든 느낌이의 그림책이다. 








 

이브 번팅이 글을 썼고 데이빗 위즈너가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책은 기존의 그의 컬러 그림책과는 무척이나 다른데, 한마디로 기괴하다. 개인적으로 그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된 작품은 아니다. 라인, 울퉁불퉁한 느낌의 흑백의 색감, 기발함이 부족한 상상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구입한 것은 그의 초기작에 대한 그의 작품을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리라.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그림책 작가들은 글을 쓸 때 과연 발화를 염두해두고 글을 쓸까?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여자인 내가 읽어주기에는 능력부족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 책을 읽어주면서 내 목소리로는 능력밖의 작품이구나라고 드는 작품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고딕풍의 저음의 남자가 읽어주면 휠씬 더 이 작품은 감칠 맛 날 것 같았다(그래서 이 그림책에 어울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악몽의 나레이터정도).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을 때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는 작품은 <호랑이 왕자>였는데, 그 때 처음으로 읽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정말 그 작품은 읽어주면서 감정에 겨워 눈물까지 흘린 작품이었다. 일본 그림책이 대부분 엄마들이 읽어주기에 알맞게 글이 써져 있기에 별로 어떤 그림책이든간에 읽어준다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진짜 엄마가 읽어 주기에 영 아니올시다였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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