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고깔모자 - 월드 원더북스 7
오리하라 케이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11월
품절


여기는 뉴~욕! 이 사진그림책 작가에 의하면 엠파이어 빌딩에서 내려다 본 광경이라고 하는군요. 빽빽하군요. 저게 빌딩이 아니고 나무였다면 정글이 따로 없겠어요.

뉴욕에서 일하는 친구의 회사를 찾아간 작가는 친구 사무실에서 밖을 내다봅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요. 아마 저라도 제일 먼저 밖을 내다 봤을 거예요. 그때 작가는 정면에 보이는 고깔처럼 보이는 작은 건축물에 흥미를 보입니다. 저게 뭐지?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작가의 방에서도 볼 수 있는 저 고깔의 정체는? 네네! 맞습니다. 바로 바로 물탱크랍니다.

작가는 친구의 고층 사무실에 본 물탱크가 인상적이었는지, 자신의 방에서도 확인하고 아파트 옥상까지 올라가 밑을 내려다 봤지요. 그리곤, 순간 물탱크에 흥미가 생겼겠죠. 우리가 늘상 보아온 물탱크가 그에게 신선한 호기심과 사진으로 찍어볼 만한 피사체로 말입니다.

길을 걸어가면서 그는 자신의 사진기에 물탱크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하고 어느 물탱크가 가장 맘에 드는지 골라보는, 서비스도 잊지 않았네요.

작가는 자신의 흥미를 끄는 물탱크에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왜 물탱크를 금속이 아닌 나무로 만들었는지, 원뿔 모양을 하고 있는지 ? 왜일까요? 이것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확인해주세요. 호호호^^

지난 번에 만화MD오덕후님이 쓰신 휴가 대신 간 전시회라는 글을 읽으면서, 아차 싶었지요. 신선한 충격이었고요. 저도 아이들하고 오덕후님이 가신 일러스트레이션 거장전 보고 왔는데, 사실 거기에 전시된 작품들 사진 찍으냐고 정신 없었지, 위에서 그 전시회의 장면을 한번 찍어보자는 시도조차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전시회뿐만 아니라 어떠한 사물을 보는 새로운 접근법이었고 새로운 시도라서 그 포스트 너무나 신선했었답니다. 그리고 주섬주섬 이 작품을 생각해냈지요.

이 작가의 이 사진그림책이 보여주는 것은, 어떤 사물(그게 책이든 전시회든 어째든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접근할 때, 구태의연한 방법이 아닌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사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실제적인 삶은 얼마나 다른지... 왜 그런 기발한 생각을 못 했던 것인지.

전 일본작가들의 역량을 상당히 높게 치는 게 바로 이런 소재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때문입니다. 빌딩의 물탱크를 흉물이라고 생각하지 누가 저걸 건축물의 당당한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나요. 오리하라 케이는 친구 사무실에서 물탱크를 본 순간, 번뜩였을 것입니다. 자신의 흥미를 작품화할 수 있겠구나하고 말입니다. 물탱크를 다른 방식으로 새로게 접근한 작가의 이러한 시도가 이 책을 본 독자에게 분명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만해도 이 작가의 자신의 소임을 다 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분명한 것은 작가가 자신의 피사체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이 이 작품을 보면 느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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