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만만한 그리고 한번도 노우~라는 거절싸인을 보내주시지 않는 희망으로님 꼬셔서 6월 19일에 광화문 흥국빌딩 생명 3층에서 열린 일본그림책 발자취 전시회를 보고 왔다. 그리고 그 전시회 나만 보기 아까워(?) 다음날 둘째 데리고 다시 한번 고고~~씽. 사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시회 마지막 날인 다음 날 20일 날에 구질구질 비가 와 나가 놀지 못하는 두 녀석들이 마주치기만 하면 싸워, 싸우는 꼴 보기 싫어 둘째만 데리고 밖에 나갔다가 기왕 나온 김에 어제 갔던 그림책 전시회나 보러가자고 다시 찾아간 것. 큰 애는 깁스로 어디 데리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  

전날 희망으로님하고 갈때는 언제나 그렇듯이 심한 건망증으로 카메라 챙겨오지 않았다.  딸애랑 같이 가서 찍은 흥국 생명 앞 망치 두들기는 조각상. 딸애 너무 신기해 요리 보고 저리 보고. 




흥국생명 빌딩 내부의 작품들 

 일본그림책 발자취 전시회 안








12세기 전후의 일본그림책들, 전시된 두루마기 그림은 복제품이긴 하지만 수 백년전에 이런 그림책이 존재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색과 라인도 뚜렷하고 그림도 사실적이다. 



  

에도 시대의 작품들, 일본 역사를 잘 몰라 에도 시기가 어느 세기인지 잘 모르겠으나 그림이 매우 세밀하고 정확하다.   







 

20세기 초중반의 그림책들. 20세기 초반의 작품들이지만 현대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단순미가 돋보이는 작품들. 



아무리봐도 치히로의 작품은 이쁘고 따스하다. 자신의 수채화 기법도 확립하고......그런데 왜 난 그녀의 그림에 별 매력을 못 느끼지....모르겠다. 취향탓으로 돌려! 



치히로의 작품이 대여섯점 전시되어 있는 공간과 한쪽 켠에는 일본그림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주 작은 전시회였다. 전시회 내부를 휘 둘러보는 시간이 한 30여분 남짓 정도. 홍보가 잘 안되서 관람하는 사람들이 적었지만 전시회는 짜임새 있게 잘 해 놨다. 작은 전시회라서 둘러보느냐고 피곤했던 것이 아니었고 그림책을 전시한 곳에 앉아 쉬면서 그림책을 볼 수 있어서 한껏 여유러운 전시회였다는. 솔직히 이렇게 작은 전시회일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처음 체험한 작은 전시회여서 처음엔 벙벙했지만, 이런 작은 전시회는 여유로워서 좋구나,하는 생각이 떠 올랐다. 둘째는 이 날 책 장옆에 실컷 죽치고 앉아 책을 읽어도, 떠들어도 관계자분들 누구 한분 찡그리시지 않았다. 사진도 찍해도 뭐라 안 하시고.... 편안했던 아주 작은 전시회.

 

 

 

 

 

  

 

책장에는 일본그림책이 가득했고 그 중에서 발견한 다에코의 그림책들, 오시마 다에코가 우리 나라에 이렇게 많이 소개되었는지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사이토 에미가 쓰고 타에코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린 <따로 또 같이>라는 작품. 간혹 일본그림책 작가들 검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ㄷ 하고 ㅌ 의 일본어 발음이 비슷한지 이 철자 한자 때문에 같은 작가임에도 검색 안 되는 작가들 수두룩하다. 위의 작품들 같은 경우는 나온 지 꽤 되었지만, 리뷰어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 그날 보고와 곧바로 주문했는데, 아이들 특히나 여자애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와 아기자기한 내용이라 그림책은 괜찮았다.  

그날 희망으로님하고도 서평 도서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지만, 공짜책 뿌리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닌 듯. 책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노출이 많이 되야 사람들에게 시선을 끌고 시선 가는 책에 돈 주고 구입한다는 것. 물론 공짜책 받은 맘에 미안스러워 어떤 경우는 시덥지 않는 책에 별 다섯개주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노출(광고든 리뷰어들의 리뷰든간에)은 책이 베스트셀러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시행되는 저작권법이 어떤 유두리를 가지고 움직일지 모르겠지만, 그거 정부가 생각한 대로 맘대로 되지는 않을 걸. 과연 출판계가 리뷰어들이 책 소개할 때 밑줄긋고 사진 찍고 온갖 모양 되어 리뷰 올린 것에 대해 저작권법 명목으로 백만원 넘는 벌금 물게 하면서까지 리뷰어들의 주둥이를 막을 수 있을지 몰라. 뭐 어쨌든, 결과를 지켜보자고 일년 후에. 

그리고 마지막 뒷풀이로 희망으로님과 추어탕집가서 막걸리(희망님이 막걸이는 서울탁주가 제격이라 해서) 두 잔씩 하고 헤어졌다. 담엔 파전에 동동주 한 잔, 어떨까요? 남자들이 퇴근 후에 동료들하고 소주 한잔 기울이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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