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투 더 문 -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우주과학 에세이
마이클 콜린스 지음, 최상구 옮김 / 뜨인돌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과학적 토막 상식 가운데 하나인 지구 밖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것은 중국의 만리장성이라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작가도 출처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고 한, 이런 오류가 어떻게 상식으로 굳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사실 진실은 이렇다.  

1960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궤도로 발사하는데 성공하자, 미국은 이에 충격을 받고 부랴부랴 나사를 설립하고 우주선에 사람을 태워 우주로 내보내는 머큐리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 치열한 미소간의 우주전쟁은 소련이 유리 가가린을 우주에 쏘아보내 그가 "하늘은 어두웠지만 지구는 푸른 빛이었다"라는 소감을 인류에 전하면서 짐짓, 미소간의 우주전쟁 초기에는 소련이 패권을 쥐는 듯 보였다. 게다가 가가린의 우주비행의 성공보다 23일 뒤진 1961년 5월에 미국도 앨런 세퍼드를 미국 최초 우주인으로 쏘아올렸지만, 지상 160킬로미터 상공에서 탄도곡선을 그리며 지구를 돌아 바다로 다시 떨어지는 고공비행일뿐이었다. 여러차례의 우주 비행이 시도됬고 어느 정도의 머큐리 계획은 최종 목표를 완수했다. 하지만, 미국이 인류역사에 커다란 성공의 발자국을 찍은 것은 1969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가 달착륙의 위협을 달성하면였고, 60년대 미소간의 우주전쟁 최종 승리는 미국임이 판명되었다. 

1969년 7월 20일,  우주인이 되기 위해 닐 암스토롱,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는 수 년간의 훈련을 쌓은 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을 향해 날아갔다. 마이클 콜린즈의 경우, 비행기 조정사였다가 우주인 채용공고에 지원해 합격함으로써, 고된 훈련(예를 들어 무중력 상태에서 견딜 수 있는 훈련이라든가 별자리 연구, 우주선 시뮬레이션 조정같은) 과정을 거쳐 아폴로 11호에 탑승하게 되었다. 이 트리오가 지구를 떠난 첫날, 콜린스는 암흑의 우주 공간에서 본 지구에 대해 " 아주 밝은 색을 띄었다. 녹빛이 나는 사막은 희미하게나마 보였지만 녹색의 정글 지역은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바다는 맑은 다이아몬드와 같이 반짝거리면 밝게 빛난다(p186-187)"라는 아름다운 푸른 빛의 구의 지구만 보인다고 할 뿐, 중국의 만리장성같은 건축물이 육안으로 보인다고 기록은 쓰여있지 않는다.

하지만 오류는 지구밖에서 중국의 만리장성이 보인다라는 것뿐만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우주과학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플라이 투 더 문>이라는 이 책에도 오류는 있다. 이 책은 얼핏보면 저자인 마이클 콜린스 또한 닐과 버즈와 함께 인류 최초로 달착륙의 위업을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이클 콜린스는 닐과 함께 달에 발을 디디지 않았다. 그는 달의 궤도에 남아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사령탑을 지키고 있었다. 아폴로 11호가 달의 궤도에 무사히 진입한 후, 닐과 버즈는 아폴로 11호에 부착된 거미모양의 비행물체 이글호를 타고 달의 표면으로 하강한 후, 인류 최초로 달표면을 밟은 것이다. 우주선에 혼자 남겨진 마이클은 "우주선에 혼자 남겨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나느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이며 내가 없다면 닐과 버즈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닐과 버즈의 귀환을 기다리며 달궤도를 비행 중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외로움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만큼 강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달이라는 산에 도전할 수 하는 두명의 등반가는 컬럼비아라는 베이스켐프가 있기에 안심하고 등정할 수 있는 것이다(p200)" 라고 적고 있는데, 비록 달의 땅을 밟을 수는 없지만 사령탑에 남아 자신의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 각오와 동시에 씁쓸함을 읽을 수 있었다.   

닐과 함께 달을 밟을 수 없었던 탓에 그의 업적은 사실 거의 묻힌 것이나 다름 없다. 그 누구도 닐과 버즈의 달을 밟고 성조기를 꽂는 모습은 기억해도 아폴로11호에 남아 닐과 버즈의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마이클이 노고는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우주선 사령탑을 지키지 않았더라면, 어쩜 닐과 버즈는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라는 노랫말처럼 무한 우주를 떠돌아 다니는 우주미아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 죽을 때까지 우주를 떠돌아 다닌다고 상상해보라.  깜깜한 우주속에서 떠돌아 다니며 죽음을 홀로 맞이한다면, 인류 최최로 달을 밟았다는 것이 뭐 그리 커다란 업적으로 남았겠는가. 마이클 콜린스가 주어진 업무를 소홀히 하고, 만약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겨 닐과 버즈를 구조하지 못하고 혼자 지구로 귀환했다고 한다면, 지금과같이 인류 최초의 달의 착륙이라는 수식어는 역사의 오점으로 빛이 바랬을 것이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약 38만킬로미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킬로미터이므로, 만약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달세계를 여행한다고 가정한다면, 1,2초안에 도착 가능하다는 이론은 성립이 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가 말한 대로 우리는 빛의 속도를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던 달에 가기 위하여 수 많은 기술이론과 연구, 실수와 착오를 거듭해가며 인공 위성을 쏘아올리고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선을 진수할 수 있는 로켓을 만들었다. 마이클 콜린스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이론들을, 우주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나사의 역사와 무엇을, 어떻게 그들이 진행했었는지에 대해 에세이 형식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탐사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미국은 무인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고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이론은 지금의 물질 문명을 가능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구 밖 우주의 확장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어떤 별은 공룡이 탄생하기 시작되기 휠씬 전에, 출발한 빛을 이제 보고 있을 정도로 먼 거리에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얼마나 신비한 것인지. 지금 돌이켜보면, 1969년에 달표면의 도착은, 드 넓은 우주 공간 속에서 우리는 우주의 신비의  매듭을 풀기 위하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시작이었던 셈이었던 것이다.  

70년대 중반에 출간된 책이 지금에서야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달을 향해 가기 위한 과정과 과학적 지식이 충분히 담겨져 있다. 닐과 버즈와 함께 마이클 콜린스라는 이름을 기억해야하는 이유가 여기 담겨져 있고 닐과 버즈가 달표면을 밟은 것만큼이나 가치있는 책임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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