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대부분의 연구를 혼자의 힘으로 플어나가야 했지만, 자신의 천재성으로 스쳐지나가는 빛의 파동이 의미하는 바를 밝혀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해낼 자신도 있었다. 아우라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은 그에게 더할 나위없이 소중했다. 거기서 그는 언제라도 권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법을 배웠다. 그가 학생이었던 1890년경에 맥스웰의 공식은 공인된 진리였다. 하지만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교수는 물리학에 별 관심이 없었고 학부학생에게는 아예 맥스웰에 대해 가르치지도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을 그렇게 취급하는 교수에게 화가 나서 그를 베버 교수님이 아니라 베버씨라고 불렀다.베버는 그에 대한 앙갚음으로 아이슈타인에게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다.이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몇 년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특허국 사무실을 지켜면서 학계에서 고립되었다).  p76 

  

 

캐번디시 연구소 초대소장을 지내고, 수학에 약한 마이클 페더웨이의 전기증명을 완벽하게 수학적으로 증명함과 동시에 전기와 자기의 신비를 풀어냄으로써, 아인슈타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제임스 맥스웰이었다. 제임스 맥스웰에 대한  전기는 나같이 머리에 물리학 자료가 전무후무 입력되어 있지 않는 일반인이 읽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실 그의 비범했던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 결혼생활등은 무리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지만 전기와 자기 그리고 통계학에 대한 맥스웰의 연구를 소개한 글은 적어도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대목은 슬쩍슬쩍 거의 다 스킵했다. 맥스웰이란 이름도 재혁님의 리뷰 아니었으면 생전 구경하기도 힘들 책이었는데..... 끝까지 물로 늘어질 수 있었던 것은 지식책에 대한 로망 때문이었다. 소설만 읽어내는 편식성 독서에서 벗어나고픈, 이제 나이가 들면서, 아이가 커가면서 소설만큼이나 다른 지식과학책이나 인문서적도 읽어보고 싶은 갈망이 컸다. 하지만 머리속에 과학적 데이타가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읽는 다는 것은 바위에 계란깨기나 다름 없었다. 내 머리만 아플뿐이었다는 말이다 .   

이 때 구원 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바로 프레시안에 고전물리학이야기란 제목으로 연재한 최무영교수였다. 최무영 교수의 필력은 솔직히 보더니스 입담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처음 물리학을 접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의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물리학 역사와 이론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진보적이고 좌파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물리학자는 정해진 연재 날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 때도 없이 프레시안에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물리학에 대한, 학문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매일매일 프레시안에 들어가 최무영교수의 글이 떳나 확인해볼 정도로. 그의 글은 진지하면서도 이해하기도 쉬운, 폭 넑은(심지어 미술까지도) 그의 학문적 소양을 어김 없이 보여주었다. 연재가 종료된 후에도, 아쉬워도 틈틈히 읽곤 했는데, 어느 날 최무영교수의 물리학이야기 컬럼 박스가 사라져 적잖이 후회스러웠다. 미리미리 인쇄하거나 스크랩해놓을 것을 하고 말이다. 후회와 아쉬움으로 괜찮은 물리학 입문서 없나 하고 수소문하고 있던 차에 바로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최무영교수의 그 물리학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아쉬움은 기쁨으로 바뀌고....결론적으로 이번 달에 이 책 구입할 것이지만 애 있는 집에는장담하건데, 이 책 필수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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