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거실 중앙을 차지한 큼직한 구식 TV의 채널에는
딱 두개의 채널이 있습니다. XSPORT와 MBC ESPN,
제가 tv의 드라마나 오락프로를 별로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심지어 무한도전이니하는 오락프로조차 단 한번도
시청한 적이 없었다는...

여하튼 제가 거의 TV 안 틀고 사는데에 비하면,
애아빠가 일 마치고 들어와 밥 먹으면서
(늦게 들어와도 밖에서 밥 안 먹고 집에서 꼭 밥 먹어요)
제일 먼저 하는 게
스포츠뉴스와 야구경기 체크하는 것입니다.
주말에는 말할 것도 없이 하루 종일 야구 봅니다.
언젠가 제가 자기야, 이거 완죤히 가족고문이야. 안 지겨워!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애아빠, 대답하길
야구가 제일 재밌다,고 하더이다. 

연애시절엔 애아빠가 야구 좋아하는지 잘 몰랐다가
결혼하고 한 10년 야구 경기 눈팅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야구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생기네요.
 
어제 아메리카리그 보스턴 대 탬파베이전에서
결국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 진출한다는 뉴스에
저도 모르게 탬파베이에 감격과 응원을 보냈습니다. 

흠흠흠, 제가 알고 있는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 나갈
실력이 아니거든요.
비록 10년 동안의 짧은 야구 시청경험이긴 하지만
야구광 남편을 둔 덕으로
왠만한 유명한 야구경기는 그런대로 섭렵한 편인데
탬파베이는 메이저 리그에 남길 만한
좋은 경기를 한 적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특히나 서재응이 탬파베이에 있던 시절
탬파베이 경기 모습 지켜보면
인상적인 경기커녕
만년 꼴찌의 모습만 보여주더라구요.
(경기 끝나면서 그럼 그렇지!
역시 오늘도 약골의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구나하는...) 

그런 꼴찌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입니다.
아메리칸리그 보면서(잠깐잠깐씩)
전 당연히 보스턴이 이길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잠깐 보스턴이 연승해서
더욱더 따논 당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세상사 언젠가 볕들 날이 있다고 하는 말이
맞긴 맞나봐요.

세상살이 힘들고 더럽다고 생각한 찰나에
역전의 주자들의 예기치 않은
파란을 보니,
갑자기 어깨에 힘들어갑니다. 

돈 많는 구단주에
날고 기는 선수들이 들썩거리는
최고 강팀이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창피했을 거예요. 자기들은 템파베이 선수들의 연봉 몇배나 받으면서)

생각지 않는 팀이 이번에 시리즈 진출해서,
여하튼 이번 월드시리즈 재미있을 것 같아요^^
탬파베이가 기적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꼴찌에게 박수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